NGO와의 이별
권고사직, 그리고 이직
: 나의 이직에 대한 자세히 풀어본 적이 없었다. 과정에서는 불확실함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잘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어딘가에 나누면 주위에서의 걱정에 내가 휘둘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NGO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나의 연봉 2배 삭감되었다. 고민이 되었지만 NGO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던지라, '이때에 가보지 않으면 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협력 업계에서 일하면서 현장은 궁금했던 영역이었기에 젊을 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갔다. 운이 좋게도, 기관의 규모에 비해 내가 일했던 국가의 지부는 내실 있었다. 그럼에도 체계가 부족한 것이 많았다. 나는 유연하게 일하기보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일한 지 6개월쯤 지날 때, 한국 본부의 직원 50%가 바뀌었다. 담당 팀장님만 3번째 바뀌었다. 본부에서 권고사직을 권유하거나,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해외 지부도 재정난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항상 반복되던 프로그램의 예산을 줄이라는 압박이 오기 시작했다. 바로 전 달에 행사 취소, 지부 직원 해고 압박, 지부 차량렌트도 스타렉스에서 소형차량으로 예산을 줄이도록 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지 않아, 해외지부 직원에게도 모두 권고사직을 권유했다. 조직 운영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야기해 주셨다. 그리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위로금과 이사비를 챙겨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행히, 현재 옮긴 직장은 나에게 잘 맞는 체계적인 조직이다. 연봉도 다시 그전처럼 2배 이상 향상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가치를 연봉으로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세상은 순진무구하지 않았다. 한 번 나의 가치를 연봉으로 삭감하고 나니, 봉사정신을 발휘하도록 하는 무리한 상황들이 계속 발생했다. 연봉은 그대로이지만, 지부장 역할을 위임한다던가, 비슷한 시기 파견된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상의 없이 아무 경력자를 채용한다던가. 돈은 속물적인 것이 아니다. 나의 힘을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느꼈다. 한 번 나의 가치를 깎아내리면 그 이후에 무리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