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Theming(일정 테마)은 비슷한 업무들을 카테고리화하고 다른 카테고리의 업무로부터 방해받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의 업무 카테고리를 하루에 모두 모아서 처리(batch)하는 시간 관리 방법입니다.
Day Theming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서는 SpaceX, 테슬라, SolarCity를 동시에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가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일주일에 SpaceX와 테슬라에 이틀씩 사용하고 나머지 하루에 SolarCity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여러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만 Day Theming이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 제품 기능 스펙 정리, 벤치마킹 서비스 리서치, 유저 피드백,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미팅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PM에게도 Day Theming 방법은 생산적으로 일하는 데에 유용합니다.
Time Blocking은 시간 블록 단위에 업무를 배정하여 처리하는 시간 관리 방법입니다. 이 방법으로도 충분히 생산적인 업무 경험을 할 수 있지만 너무 다른 종류의 업무를 번갈아가며 배치한다면 하나의 업무를 끝내지 못한 채 다른 업무로 전환할 때 다시 기존 업무에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더 소요되어 업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연구에 따르면, 중단된 업무에 다시 돌아왔을 때 평균적으로 23분 15초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업무에 몰입되었을 때 관련된 업무들을 몰아서 처리하는 Time Blocking + Day Theming의 조합이야말로 가장 생산적인 업무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상적으로 하루에 하나의 업무 카테고리만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슈, 내 의지와 상관없이 초대받는 많은 회의들. 업무를 하다보면 내가 하루를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본인의 업무 상황을 고려하여 Day Theming 방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4-hours Theming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첫 번째 업무 시간을 보냅니다. 휴식 시간 이후 저녁 8시부터 12시까지 두 번째 업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미팅의 90%는 주로 오후 1시부터 6시 사이에 진행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오후 1시부터 6시 사이에는 주도권이 거의 없습니다. 반면에 제가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8시부터 12시, 오후 8시부터 12시 그리고 주말입니다.
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동안 오전과 저녁 4시간 단위로 주도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에게는 Day Theming보다는 4-hours Theming이 더 맞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팀은 매주 수요일 저녁 9시에 개발 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요일 저녁 4시간 동안 프로덕트 관련 업무만 진행합니다. 미팅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 동안 제품 버그들을 확인하여 Jira에 티켓을 작성하고, 지난 한 주간 업데이트된 부분을 확인하고, 기능에 대해 서로 얼라인을 맞추면서 프로덕트에 관련된 업무만을 집중해서 저의 업무 몰입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평일에 주로 급한 일과 미팅을 진행하다보면 중요도는 높지만 급하지 않은 업무들은 계속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토요일 오전 4시간동안 블로그 글을 한 편씩 작성하는 편입니다. 블로그 글이라는 것이 지금 당장 급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의 자산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업무 시간에는 더 급한 업무들로 인해 계속 밀리기 때문에 다른 업무에 방해받지 않는 토요일 오전 시간을 활용하여 한 편씩 작성하고 있습니다.
4-hours Theming을 한다는 것은 컨트롤할 수 있는 모든 시간대에 테마를 정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PM들을 위한 시간관리 방법, Time Blocking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일정에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시간대에 테마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느슨하게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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