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업팀’으로서, 성장하고자 공부하고 (삽질하고, 실수하고, 실패하고) 경험하며 알게 된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자 1년 전의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들에 대해 정리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현재에도 고민하고 있지만, 입사 준비 할 때에는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했었거든요. 개발과 디자인, 데이터 전문가는 본인의 직무가 클리어 하지만! 도대체 사업팀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일’을 잘 하는 걸까? 라는 생각으로 눈 앞이 안개로 가득 차 있는 상황으로, 아득하게 마구잡이로 손을 뻗어 겨우 길을 찾아온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반경 5미터 정도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아는 정도? 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갈길이 머네요…)
이 글의 본문 이미지에 나온 것처럼 ‘효율적’이라는 말은 빠르게 높은 퀄리티와 저비용으로라는 3가지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소피’라는 리소스를 쓸 때에는 유일한 ‘비용’이 ‘시간’이기 때문에 빠르게 높은 퀄리티로 ‘나’라는 사람의 시간을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해봐도 될 거예요.
1. 빠르게 일하는 것을 도와주는 다양한 기능 알기
몇몇 핵심적인 기능들만 잘 알고 있더라도, 일을 하며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 수도 있어요. 대표적인 ‘엑셀’의 기능을 두 개만 소개해보고 싶습니다. 일반 함수보다 다소 어려운 함수이지만, 한번 쓰면 신세계를 맛보게 되실 거예요.
저는 처음에 이 기능들을 알게 되고 그동안의 삽질한 작업 시간들에 화가 나고 왜 이제야 알았는지를 매우 슬퍼한 기억이 나네요.
피봇팅(Pivoting)
이렇게 원하는 항목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정리해서 볼 수 있습니다. (총합, 평균, 개수 등등)
“1월 비용들의 평균값은 얼마지?”
“각 월별로 내가 쓴 항목들의 총합은 얼마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그래프화’ 할만한 값은 거의 다 정리 가능합니다!!!! (이런 신의 함수…!)
Vlookup
사실 Vlookup 은 엄청 유명한 함수는 아니에요. 하지만 엑셀을 조금 까다롭게 써보면, 불편하게 되는 부분에서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함수입니다.
Vlookup 함수를 한 마디로 설명해보자면, “두 개 이상의 데이터(테이블)가 있을 때, A테이블에 있는 항목이 B테이블에도 있을 경우 그 값들을 A 테이블에 표시해주는 것”입니다. (정말 좋은 건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
예를 들어, 지금 다이어트 중이라서 100주간 매일 몸무게를 재고 있다고 할게요.
나의 몸무게를 월~일요일마다 매일 기록해놓고, 1~100주의 데이터를 100개의 테이블에 따로따로 만들어놓을 거예요.
이때 매주 각 요일마다의 몸무게의 값을 비교해 일주일 단위의 몸무게의 변화를 보고 싶을 경우Vlookup을 이용해 한번에 1주 차 테이블에 2~100주 차 테이블의 값들을 모두 다 가져오도록 세팅할 수 있습니다. (복사+붙여 넣기를 99번 하지 않아도 됩니다.)
위의 데이터들을 Vlookup 할경우 아래의 테이블처럼 세팅됩니다! 칸을 잘라내고 붙일 필요 없이, 데이터를 하나의 기준(요일)에 맞춰서 첫번째 테이블에 나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만의 공부법을 한번 공유해볼게요.
저는 기본서를 한 권사서(빌리는 것도 상관없어요) 목차와 대략적인 기능들만 훑습니다. 대강 어떤 기능이 있는지만 알아보는 거죠. 그리고 일하면서 ‘아, 그때 그 기능 쓰면 편하겠는데?’라는 순간들이 생기면, 그때 그 기능을 구글링 해봅니다. 모든 프로그램(PPT, 포토샵, SQL 등등)들을 이런 식으로 공부했어요. 왜냐면 우리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지, 시험 보기 위해 배우는 것은 아니니까요.
나에게 필요한 기능만 알고 있으면 족합니다.
하지만 그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 나중에 쓸 수 없으니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고요. 이렇게 업무상으로 한두 번만 쓰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익히게 됩니다.
2. 반복 작업하지 않기: 매뉴얼 만들기
매뉴얼이란 “기계 등의 조작방법, 기술적 특성 등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상세하게 설명한 사용안내서”라고 사전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사용하는 방법을 정리한 포맷인 거죠.
매뉴얼을 만들면, 본인이 작업할 때의 반복 작업도 줄 뿐더러 남과 함께 일 할 때의 효율성이 매우 올라갑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저희 팀 인턴이 하고 있는 업무 중 플래폼의 파트너들이 올린 상품을 바로 여행자에게 전달되어도 되는지 세세히 검수하고 게시하는 업무가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정말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서 올려주시는 만큼 모든 상황에서 A 할 때는 a하고, B 할 때는 b 하세요! 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이는 같은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하게 되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제가 만든 상품 검수 메뉴얼을 참고해 인턴분께서 작업을 진행해주고 계십니다. 생각해보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생각이 나네요.
(카페베네에는 엄청나게 규격화된 매뉴얼이 있고, 동네 카페에서는 사장님께 말로 설명을 들었던 기억…)
여러분이 지금 가장 자주 하는 일들은 무엇이 있나요? 오늘 나의 업무 시간을 체크해보세요. 그리고 그중 가장 오랜 시간을 잡아먹는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타 팀의 업무에 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기
사업부의 특성상 타 팀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IT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디자이너, 개발자와 함께 프로덕트의 기능에 관여하기도 해요. 또한 사업부로서 매출을 관리하다 보면 마케팅팀과도 함께 일을 하게 되죠.
지금 개발팀에서 이번 PSI(업무기간의 단위를 말합니다.)에서 어떤 개발을 하기로 결정했는지 마케팅팀에서 어떤 광고를 주로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제가 일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늘어나요.
개발팀에서 이번 달에 메시지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면, 파트너 분들께 곧 메시지 기능이 개선될 것이라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거나 마케팅팀에서 지금 광고에 집중하고 있다면 조금 더 필요한 지역의 광고를 요청하기도 하죠.
저는 그래서 타 팀의 회의록을 읽어보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일하고, 나아가고 있는지 꾸준히 보려고 해요.
2. 지금 하지 않는 업무들 중 내가 하면 더 일이 빨라지는 것 배우기
IT회사에의 사업부에서 SQL(프로그램이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개발언어)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업무에서의 기동력에서 어마 무시한 차이가 나는 것을 체감하고 있어요.
지방에서 뚜벅이와 자동차를 가진 사람 정도의 차이라고 표현하고는 해요.
내가 차가 없고, 운전할 수 없다면 항상 친구에게 태워달라고 부탁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거든요. 물론 이동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그 순간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과는 다르죠.
마이리얼트립에도 데이터 분석가님이 계시지만, 저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때그때 제가 원하는 데이터를 뽑고 싶어서 SQL을 배웠습니다. 제가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값들을 뽑고 업무에 적용하고는 합니다.
각 지역마다 몇 명의 가이드님들이 몇 개의 투어상품을 가지고 계신지, 평균적으로 몇 개의 상품을 가지고 활동하고 계신지 등 지금 필요한 데이터 뿐 아니라 지금 당장 업무적으로 쓸 것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해낼 수 있어요.
지금은 이렇게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빠르고, 높은 퀄리티로 일하기’라고 구분해서 그동안 한 일들을 정리해보았지만, 사실 그동안도 이렇게 명확히 알고 이 일들을 해 온 것들은 아니었어요.
일을 잘 하고자 하는 마음에 제 성격이 함께 버무려지니 이런저런 방법들을 시도해보게 되었고, 돌이켜보니 이런 결과로 귀결되었습니다.
저는 반복 작업을 정말 싫어하고,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에요. 반복 작업을 싫어하다 보니 똑같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여러 포맷과 매뉴얼을 만들며 ‘효율적으로’일하게 되었고, 성격이 급하다 보니 타 팀에게 요청하는 작업이 번거롭다고 느껴졌어요. 제가 직접 배워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제가 배우게 됨으로써 조금 더 다양한 일을 직접 하며 더 많은 아웃풋을 내게 되었죠.
여러분들 또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며,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들로 ‘나’라는 리소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랄게요.
‘나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은 오히려 본인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방법인 것 같아요. 타 팀이 해야 할 일과, 내가 할 일을 잘 구분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 데이터 분석가가 계시는데 제가 모든 데이터들의 인사이트를 뽑느라 지금 하는 일에 소홀해지면 안 되겠죠. 무엇이든지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선 안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성장 sharer 소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