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본적으로 효과가 좋은 광고에는 투자를 늘리고 좋지 않은 광고에는 비용 지출을 줄이고자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죠?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광고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온라인 광고가 오프라인 광고에 비해 지니는 장점 한 가지가 바로 성과 측정이 용이하다는 점이잖아요? 그래서 온라인 광고를 진행할 때는 어떤 광고가 높은 성과를 보이는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그 관심이 지금은 더욱 높아졌는데요. 예전에 비해 고객이 이용하는 채널(미디어)과 디바이스(PC, 모바일)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의 성과를 파악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개별 광고 관리자에서 볼 수 있는 리포트를 참조하는 것이고요. 또 한 가지는 구글 애널리틱스와 같은 로그분석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로그분석 서비스를 이용하여 광고의 성과를 확인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유입 채널별 성과 분석을 참조하는 것입니다. 이 항목을 보면 직접 유입된 고객은 몇 명인지, 네이버 검색을 이용해서 유입된 고객은 몇 명인지 등 다양한 채널별로 유입수와 전환수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채널에 투입된 비용을 고려하여 채널별 유입수와 전환수를 파악하면 채널을 활용하고 있는 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습니다. 로그분석에 나타나고 있는 전환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고 가정합니다. 이를 시청하던 고객이 제품 구매 욕구가 생겨서 네이버에서 우리 제품명을 검색해서 조금 더 상세하게 알고자 합니다. 검색을 했더니 마침 리뷰를 담은 블로그가 보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리뷰를 확인한 고객은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고 다시 네이버에서 우리 업체명을 검색하였습니다. 우리는 키워드광고에 업체명 키워드를 노출시키고 있었으므로 고객은 키워드광고를 클릭하여 우리 홈페이지를 방문하였고 구매까지 완료하였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어떤 채널이 성과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물론 각자 다 나름대로의 기여를 했지요? 그래도 이 상황은 TV 프로그램 출연이 가장 높은 기여를 한 것 같지 않나요? 블로그 리뷰는 그 기여를 좀 ‘보조’한 것이고 키워드광고를 좀 주워먹은 느낌이죠? 이 각각의 채널들이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성과 기여 모델’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성과 기여 모델은 네 가지입니다.
1. 라스트 클릭: 마지막으로 클릭한 광고에 성과를 몰아주는 모델입니다. 대부분의 광고 리포트는 이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위 사례라면 키워드광고가 모든 성과를 다 가져가는 셈이 되는 거죠.
2. 퍼스트 클릭: 처음 클릭한 광고에 성과를 몰아주는 모델입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TV 출연이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으므로 이 경우라면 이 모델이 옳겠습니다. 하지만 TV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서는 클릭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위 사례에서 클릭을 통해 웹사이트로 유입된 채널은 키워드광고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퍼스트 클릭도 키워드광고가 될 테고 모든 성과를 다 가져가는 셈이 될 겁니다.
3. 리니어(Linear): 채널에 대한 성과를 골고루 인정해주겠다는 겁니다. TV 프로그램, 블로그, 키워드광고 세 가지 채널들의 성과를 균등 분배한다는 것인데요.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클릭은 키워드광고밖에 없으므로 이 모델을 적용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키워드광고 혼자 성과를 독점하게 됩니다.
4. 타임 디케이(Time Decay): 채널에 대한 성과를 골고루 인정해주겠다는 점에서는 리니어와 유사한데요. 리니어가 균등 분배라고 한다면 타임 디케이는 시간에 따라 차등 분배하겠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영향을 끼친 채널에 더 많은 점수를 주겠다는 거지요. 위 사례로 보자면 키워드광고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TV 프로그램에 가장 작은 점수를 주게 됩니다. 실제 우리가 느낀 성과와는 좀 반대이죠? 게다가 이 모델 역시 클릭은 키워드광고밖에 없었으므로 이 상황에서는 별 의미 없습니다.
여기까지 네 가지의 성과 기여 모델을 살펴보았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그 소감을 제가 대신 정리해 드릴게요.
첫째, 광고 리포트나 로그분석의 유입 채널별 성과 분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두 리포트의 기본값은 성과 기여 모델 중에서 ‘라스트 클릭’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둘째, 성과 기여 모델을 적용한다고 해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네 가지 모델 외에 다른 모델은 없을까? 성과 기여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사용하는 곳도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 않나요?
셋째, 애초에 광고 성과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광고의 성과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웠고 채널과 디바이스가 다변화된 지금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광고의 성과를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참 허망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고를 분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어떤 기업에게는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기는 하나 대체적으로 나름의 활용도는 있습니다. 다만 고객을 알기 위해서는 ‘분석’에만 의존하지 말고 ‘관찰’도 겸해야 함을 말하기 위해 오늘 성과 분석의 허점들을 드러내 보았습니다.
아이보스 신용성 (대표)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