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지금의 어린 친구들 정도로 치열하게 살진 않았었다. 학교를 마치고, 대부분 학원으로 향했지만, 이제 막 중학생임에도 하루에 6시간 이상 잠을 잘 수가 없고, 이미 고등학교 3학년이 풀 정도 수준의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또래들 모두가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있고, 이 경쟁에서 결국 살아남는 사람만이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강요받는 현실이다. 물론 어느 정도 수긍가는 포인트는 있다.
첫째로, 어느 환경이던 강자가 살아남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내가 이기려면 상대를 꺾어야 한다.
두번째로, 자원이 거의 없다시피 한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두뇌이다. 공부를 해야 경쟁력이 생기고, 그 경쟁력이 쌓여 결국 국가의 경쟁력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으로 혹은 수능 1등급으로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한다. 그 명문대에 진학하여 학회, 동아리, 인턴쉽 등 쉴 틈 없이 살다보면 결국 졸업을 하게 되고, 졸업을 하면 대기업에 지원서를 쓰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 이것이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보고 듣는 성공의 기준이다.
이런 이유에는 아마도 불안감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섣불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한들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그 길이 매우 길고 험하다.
그렇지만 대기업에 가거나 공직에 자리잡게 된다면 적어도 몇 년간은 하나의 큰 시스템 속에서 안정적으로 벌이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잘못되었다는 건 절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런 현상을 만들어냈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친구들이 택한 방법이다.
도전에 대한 불안감과 안정성의 추구라는 현실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벤처기업/스타트업이 등장하기 힘들다. 제도적으로도 잘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내 꿈만 믿고 쉽사리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타트업만이 살길이다라고 열렬하게 지지하는 것도 아니고, 대기업이 나쁘다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요즘 흔히 말하는 유니콘 기업이 한국에서 잘 나오지 않는데에는 수 십년간 이어져온 한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도 한몫 한다고 생각한다.
몇 달전 독일 국영 방송사인 Deutsche Welle(DW)에서 스켈터랩스를 취재한 적이 있다. DW는
Founders Valley라는 시리즈물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세계의 창업가와 혁신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아시아 각국을 돌며 어떤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 기획을 했다. 그 중 한국을 들러 한국의 교육 시스템의 이면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인간의 교육 및 학습을 바꾸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뤘다. (스켈터랩스는 18분 이후부터 등장) 모두가 영상을 보면서 많은 공감대를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