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원 대표 인터뷰
“약속 못 지키면 대표직 사퇴합니다!”
어느 스타트업 대표의 각서가 공개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큐피스트의 데이팅 앱 글램의 안재원 대표였다.
큐피스트는 데이팅 앱 ‘글램’을 개발한 3년 차 스타트업이다. 등급제 소개팅 아이템으로 시작해 600만 건 이상의 누적 연결의 결과를 보이며, 2017 구글 플레이 ‘올해를 빛낸 소셜 앱’으로 선정된 바 있다. 시드단계에서 데스벨리를 막 지나 현재 데이팅 앱 시장에서의 고도화 단계를 맞이했다.
그런데, 연 매출 70억 원대의 데이팅 앱 CEO는 왜 이런 각서를 공개하게 되었을까?
데이팅 앱 시장은 2015년 5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약 2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다양한 의견이 증폭되고 있다. 서비스 이용에 만족하는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불만과 오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래서 공개한 이 각서는 얼평, 등급제, 알바 고용 등 인기가 상회할수록 커지는 오해들 속에 본질을 잃지 않겠다는 안재원 대표의 다짐이 담긴 각서인 것이다.
사랑의 욕망 충족을 위한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큐피스트. 안재원 대표와 고유빈 마케팅팀 리더를 직접 만나 각서 공개의 이유와 큐피스트의 사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모비인사이드가 직접 듣고 왔다.
“의식주에 대한 생존의 레벨을 넘어 사랑과 관계에 대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서 외로움과 고독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해결하여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사랑에 대한 빈부격차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사랑의 충족을 봤을 때, 일단 근간이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인데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의 비용을 낮추고, 적합한 상대를 만날 수 있는 데이팅 앱 ‘글램’ 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섹슈얼리티의 해방’과 ‘나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섹스토이 브랜드 ‘로마(Loma)’가 있습니다. 로마는 단순히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곳과는 많이 다릅니다. 나를 탐험하고, 알아가고, 사랑하자는 가치 아래 직접 상품을 개발하거나 국내에 없는 상품들을 해외에서 어렵게 가져왔습니다. 로마에서 직접 개발한 캔들, 머핀과 같은 상품들만 봐도 로마의 이러한 노력들이 잘 드러납니다. 흔히 말하는 오나홀, 자위기구 이런것들과는 차이가 있죠.
초반에는 게임에서 쓰는 방식을 도입하여 바이럴이 많이 되었습니다. 나의 프로필은 몇 등급인지, 등급별로 나누어지는 부분을 흥미롭게 봐주셨죠. 모든 업계가 마찬가지로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서비스에 대한 기능이 비슷해집니다.
글램은 국내 1위 유저수를 달성한 이력이 있습니다. 동일한 서비스들 중 왜 유저수가 높은지에 대한 내부적 의견은 결국 ‘연결 알고리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서비스였다면, 남성들에게 대게 섹슈얼한 자극점으로 유저분을 섭외를 한다거나, 최고 등급의 유저 한 분을 많은 분들에게 연결시켜 준다면 당연히 유저의 행동은 일시적으로 활발해질 수 있어도 최종의 연결의 접점에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 것을 철저히 제한시킵니다. 서로의 선호도를 고려한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매칭 연결률에 더욱 신경 쓰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디자인인데요. 글램의 디자인을 보았을 때, 유저가 서비스를 복잡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게 UI.UX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화면에 복잡한 요소가 없습니다. 저희가 전체적인 곳곳에 디자인적 요소들에 대해 수준을 높인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월한 종을 선택하는 것은 우주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접하셨을 때 불편하셨을 수도 있지만, 결국 우월한 상대, 우월한 종을 선택하는 것은 진화의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같은 등급의 사람들끼리만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닌 프로필, 선호 설정 등을 통해 더욱 잘 맞는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데이팅 앱 특성상 광고를 보면 단순히 ‘아 당장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겠다’싶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연결도 노력이 필요하며, 대화를 잘 운영해 나가야 합니다. 물론 서로의 선호 설정을 고려하여 연결해 드리고 있지만, 유저분들의 센스 있는 대화 운영도 필요하겠죠? (웃음)
그리고 해외 서비스에서는 동성 매칭이 왜 안되냐, 당연한 문제가 아니냐라는 의견을 받기도 하는데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 지원 사업도 총 열세 번 정도 탈락되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질문들은 늘 “대체 앱으로 무서워서 어떻게 만나냐”, “이 서비스가 가치가 있나?”였습니다.
저희가 서비스 구성을 잘 못해서라기보단, 사회적 관념이 따라주지 않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니즈가 있는 서비스라고 판단했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앱 첫 출시 이후 390원을 벌었습니다. 유저의 볼륨이 늘어나지 않으면, 플랫폼이 돌아가지 않잖아요. 그러면 마케팅 비용을 써야 하는데 예산이 많이 없어 적자가 생기고, 이건 사업 초반의 분명한 딜레마 같습니다. 그렇게 대출금을 갚으며 서비스 고도화에 대한 고민은 커졌었고, 오로지 서비스에 대한 믿음으로 꾸준하게 스스로를 다잡으며 서비스를 고도화 시켜갔죠.
저는 첫 연애가 굉장히 늦었습니다. 25살에 첫 연애를 했는데요. 생각해보면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네요. 어릴 때부터 항상 들어왔던 말은, 공부를 잘해야 좋은 여자를 만난다. 결혼을 할 수 있을 상대랑 연애를 해야 하며, 함부로 관계를 맺어서도 안된다 등 이런 이야길 주변에서 항시 듣고 자랐는데요. 실제 리스크가 많다고 판단하여 저도 연애에서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어요. 실제 만나보니 가장 좋은 연애는 자기 가치를 올리는 연애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가치를 올리게 되면 그만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자기 지향적으로 본인이 1순위인 관계가 제일 건강하다고 생각하고요.
연애를 믿음으로만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서로 끊임없이 컨디션을 맞추는 노력으로 건강한 연애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 역시 종종 글램 서비스를 이용하여 맞는 분을 만나기도 하는데, 하루는 어떤 분께서 제가 글램 서비스의 대표인 것을 모르고 “소개팅 앱은 무조건 아르바이트를 고용한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왜 그런 오해를 하고 계실까 생각해보니 유저 볼륨을 키우기 위해 어뷰징을 하는 곳도 있고, 유령회원들을 소개하는 곳도 있다 보니 데이팅 앱 전반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 싶었죠.
이 시장에서 이를 타계할 수 있는 정책 퍼포먼스가 필요할 것 같아 각서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고유빈 마케팅팀 리더>
마케팅팀의 리더로서 각서가 공개될 때 우려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대표님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습니다. 창업 초기 유저수가 적을 때 소위 ‘알바’를 고용하여 앱을 부스팅 해야 할지 고민한 시기도 있었지만, 건강한 성장을 위해 절대 알바 유저를 쓰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으셨어요. 그래서 그런 선입견을 타파하고자 쌓아온 투명한 경험 가치를 지키면서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리면 유저에게 자신 있게 마케팅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5일 이상 앱에 접속하지 않은 유저는 다른 유저에게 소개하지 않는 등 글램의 실제 정책들을 한 번 더 유저분들에게 알려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고유빈 마케팅팀 리더>
건강한 가치관을 알리는 것도 좋은 마케팅의 루트라고 생각하여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고, 거기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다양한 심도 깊은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희가 단순 매칭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닌, 다방면의 고민을 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유저분들께 알려드리려고 하는 것이죠.
현재는 콘텐츠 마케팅 오가닉 채널을 확대하며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재원 대표>
국내 데이팅 앱 서비스들은 현재 브랜드 레벨까진 가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이용을 해주시는 거지 좋아하거나 사랑하지 않은 맥락이죠. 그럼 우린 어떨 때 조건을 넘어서서 상대방을 사랑하게 될까요? 바로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데이팅 앱 시장에서의 경쟁 중 과열된 것이 있는데 바로 유저 모객 기능을 중심으로 정형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하려면 존재의 의미에 대해 앞으로 더 부각을 시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와 지향하는 미래 사회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앞으로 글램의 마케팅은 좀 더 브랜드에 집중하여 진행할 계획입니다.
글램 서비스에서 인연을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며 혼인 신고서를 보내주신 유저분이 계세요. 또 인연을 만나게 해주어 글램에게 감사하다며 말씀을 건네주시는 유저분들도 있고요.
심심치 않게 혼인 신고서나, 청첩장을 인증해오시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임신 소식까지 알려오시더라고요. 저희 직원들은 ‘글램 베이비’라고 축복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가치를 전파했다는 생각에 기쁘고 유저분들의 서비스 사용에 있어 만족하시는 부분들에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어떠한 전략 부분보다는, 저희는 직원들에게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면접을 까다롭게 본다는 평이 많은데, 결국 조직에 적합한 사람이 똑똑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사명을 바로 알고, 그리는 미래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지는게 장기적으로는 위대한 회사가 되는 길이라고 믿기에 채용 부분에 있어서는 역량뿐만 아닌 가치관과 사랑에 대한 확산 그리고 트라우마의 부분까지 총합하여 면접자와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결국 서비스는 팀이 만드는 것이고, 그 팀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의 사명에 공감하고 명확한 가치관을 지니신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성소수자를 위한 서비스를 올해 안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기능 준비는 완료가 된 상태인데요. 타겟과 브랜드에 대해 더 고민한 후 시장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최근 들어 유저분들의 연령대가 올라가고 있는데요. 중년 유저층까지 올라가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앞으로는 좀 더 대중적인 만남으로 서비스를 확장해나가고 싶습니다.
내부적으로 서비스 개선에 집중하고, 준비가 완료되면 올해 말 정도에 글로벌 진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유빈 마케팅팀 리더>
큐피스트라는 회사에 조인되고 나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하나가 내부 직원 전원 모두 회의나, 사담을 나눌 때에도 유저’분’들이라 칭하며 존중과 존대를 하고 있던 것인데요. 의식적으로라도 높여 부르며, 그런 것들을 서로서로 잘 지켜주려는 마음들이 돋보였습니다. 유저분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며, 한 분 한 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음에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존중감을 느끼시길 바라봅니다.
<안재원 대표>
최종적으로는 사랑의 빈부격차를 줄이고 싶습니다.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지금처럼 자본에 대한 집착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되고요. 예전부터 ‘짚신 도 짝이 있다’라는 흐지부지한 말보다는 실질적 기술 발전을 통하여 인연을 찾는 것이 대중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에는 단순한 데이팅 앱 글램 말고, 사랑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랑과 욕망에 충실한 큐피스트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