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biinside Feb 12. 2020

명품 유통시장을 혁신하다. 온라인 럭셔리 부띠끄 발란

작년 연말, 시리즈A에서 100억이라는 대규모 투자액 유치로 유명해진 스타트업 발란(BALAAN), 들어보셨나요? 발란은 선별된 국내 공급업체와 해외 부띠끄들과의 계약을 통해 검증된 명품 브랜드 정품만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하는 명품 판매 플랫폼 기업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명품시장을 선도할 발란의 마케터, 이주현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발란 이주현 마케터





Q. 발란은 어떤 회사인가요


기존의 명품시장이 가지고 있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플랫폼입니다. 유통구조를 간소화하여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어드리고, IT 기술을 결합시킴으로서 기존 시장이 가지고 있던 정보 비대칭 문제와 유통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기존 시장의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Q. 발란의 서비스가 더욱 궁금해지네요.


발란은 기존의 명품 유통 시장에 IT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입니다. 명품 유통 시장은 유럽에 있는 부띠끄들을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40%는 직영매장, 60%가 부띠끄를 통한 유통인데, 부띠끄들은 아직도 오프라인을 베이스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T 기술 도입이 더딘편이죠. 발란은 명품 유통 시장에 IT를 접목함으로써 온라인 유통과 동시에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발란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잠재력 있는 시장 자체가 가장 큰 강점입니다. 작년 기준 명품패션 시장의 규모는 삼백오십조 원이었습니다. (참고: ‘나홀로 호황’ 명품 산업…한국 시장 ‘주목’ 왜?)


또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시장의 신규 고객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발란은 이 시장과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실행력이 있습니다. 이를 강점으로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빠르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인 것 같습니다.  




Q. 해외 명품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마케터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발란에서 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발란이 제가 좋아하는 두 가지 관심사가 겹치는 기업이기 때문이었는데요, 20대 초반 모델 활동을 할 만큼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 진학 후에는 마케팅 중에서도 소비자 행동심리학과 콘텐츠 기획에 흥미와 소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관심과 경험을 쌓다 보니, 나중에 일을 하게 된다면 패션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꾸준히 가져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패션업계의 마케터라는 진로를 선택했습니다. 가장 먼저 해본 업무는 군복무 이후 창업 프로그램 참여한 것입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의류 대여 서비스를 창업했는데요, 이상과 현실의 갭이 상당히 커서 마케터로서의 경험을 더 쌓기 위해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그 뒤에 머스트잇에서 마케터로서의 경험을 쌓으면서 명품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많이 보았고, 마케터라는 직무에 대한 매력도 더 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발란에 입사를 하게 되었네요.




Q.  발란의 조직 구성과 조직별 업무 내용이 궁금합니다.


크게 제품팀 엠디팀 개발팀 운영팀 영업팀 CS팀 마케팅팀, PS팀이 존재합니다. PS는 Personal Shopper의 약자입니다. 팀별로 업무가 진행된다기보다는,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서 협업하는 구조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발란=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빠르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




Q. 조직별 협업을 말씀주셨는데요, 협업이 잘 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작년 1월 OKR이라는 프레임 워크 도입 이후 각 팀의 목표가 명확해졌다는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전사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의 달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KEY RESULT 를 설정합니다. 모든 팀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각각의 업무에서 “배송일을 5일 이내로 맞추자” 혹은 “이번 달 마케팅을 통한 유입수를 100만까지 맞춰보자” 등의 구체적인 수치의 KEY RESULT를 세우게 되는데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KEY RESULT 를 달성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생겨나게 되고, 이를 위해 하루 목표치를 꾸준히 달성해나가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달성에 대한 성취를 기반으로 개인도 팀도 모두 성장하여 발란 또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발란의 회의진행 모습




Q. 발란만의 독특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매주 금요일 발란만의 자랑 시간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OKR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지난 한 주 동안 한 일에 대해 간단하게 피칭하는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계속 진행하다 보니 한 주 동안 있었던 좋은 소식들과 더불어 타 팀의 업무 현황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보통 고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공유하거나 좋은 댓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Q. 발란의 플랫폼이 아시아 명품 패션 시장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존의 명품 유통구조에 대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 유통과정 없이 현지 부띠끄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장에 입증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관여 상품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유통채널에 비해 제품 자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명품과 같은 고관여 제품은 채널에 대한 신뢰도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발란은 기존에 없던 유통구조였기 때문에 신뢰도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이 관념을 깨 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비스 초기에는 기존 백화점의 충성고객이던 3-50대 고객들이 낮은 가격으로 어떻게 이 가격이 가능한지 많은 의심을 하셨는데, 실제 발란에서 구매 경험을 해보니 기존에 백화점에서 구매하던 제품과 차이가 없다는 걸 가장 먼저 알고 충성 고객으로 돌아섰습니다.




Q. 유럽에서 동양인이 아시아 유통을 맡겠다고 했을 때 현지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나요? 혹 어떻게 부띠끄 제안에 성공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명품 유통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비즈니스입니다. 발란도 설득에는 2-3년 정도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진입장벽이 정말 높아 2 ~ 3년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북미, 유럽을 넘어선 아시아 명품 패션 시장의 규모와, 한국이 아시아 3위의 규모와 함께 일본, 중국의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어필했고, 결국 부티크 조합의 회장이 이 동양의 어린 남자의 열정과 시장 확신으로부티크들을 소개해주면서 영업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고 해요. 


계약 이후, 실제 발란의 IT 기술력과 월별, 주별 Data Insight 를 공유해 주는데, 이게 부티크들을 계속 락인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판매 볼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다음 시즌에 대한 오더도 예측해서 그들의 재고 부담을 줄여주고 있거든요.  




Q. 발란에서 서비스 운영이나, 회사 운영에 있어 가장 신경 쓰고 계신 부분은 어떤 건가요? 


고객 경험 개선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개선을 해나가며 나중에는 극소수의 불만족 고객 또한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존 고객들은 제품 구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발란 안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좋은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고자 합니다. 마케팅적으로는 관여도가 높은 고객을 낮은 금액으로 유입시키는 퍼널도 꾸준히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시리즈A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셨는데, 발란의 잠재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가장 유효하게 작용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명품 시장,  재고리스크가 없는 점, 마지막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명품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행동력입니다.  




Q. 이번 투자를 계기로 플랫폼 고도화에 나선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나요? 혹은 플랫폼 확장 계획이 있을까요?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가 한 말이 있습니다.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 발란에 적용해보았을 때, 그 가치는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고 싶다, 빠른 배송을 원한다, 다양한 상품을 보고 싶다가 주요한 가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에 집중해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자 합니다.


올해 플랫폼 확장의 가장 큰 화두는 컨텐츠 커머스로의 도약입니다. 명품 이커머스로는 최초로 럭셔리 컨텐츠 커머스에 도전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기획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국내 명품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차지를 목표로, 2021년에는 오프라인 매장 설립과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발란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 활동이 궁금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과 측정이 가능한 채널에 한해 진행을 해오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가장 집중했던 것은 발란 서비스 자체와, 관여도가 높은 서비스 퍼널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CAC 지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이를 줄일 수 있는 마케팅 방법에 집중했습니다.




Q. 그렇다면 2020년 마케팅 목표는 무엇인가요?


온라인 이커머스 특유의 전환 위주의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는, 좋은 컨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여 고객들과 소통하는 컨텐츠 커머스를 해보고 싶어요. 더불어 고객들끼리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소통의 장도 만들어보고 싶네요. 고객들이 각자 제작한 컨텐츠를 업로드하면서 좋은 정보들이 많이 공유되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발란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을 먼저 밝히고 싶네요.


저는 명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명품의 가격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브랜드가 그동안 쌓아온 시간과 노력을 산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요. 사실 사람들이 명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자신의 소비를 통해 스스로를 특별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사실 명품만큼 가성비 좋은 재화가 없거든요. 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가 지난 몇 세기에 거쳐 만들어온 브랜드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단돈 100만원에 자신의 이미지에 투영할 수 있는 거니까요.


더 나아가서 그런 명품을 발란에서 산다는 것은 단순한 온라인 쇼핑의 경험을 넘어선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가격 메리트 때문에 발란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마치 학창시절 용돈을 모아 처음 샀던 옷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요. 자신이 소비한 시간과 비용에 걸맞는 효용을 얻은 고객들은 그 서비스를 옹호하게 되고 스스로 서비스의 팬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발란에 합류하고 마케터로서 어떤 부분이 가장 크게 성장하고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주니어와 시니어 사이에 있는 마케터이다 보니 많은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업무들을 맡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넓은 범위에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전하고 학습하고 분석하고 실행하고 이런 것들이 전부 수치적으로 증명이 되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붙은 것 같네요. 




Q. 마지막으로 발란의 최종 목표와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합니다.


발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패션 외에도 라이프 스타일을 모두 다루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이 주니어와 시니어 사이에 있는 마케터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번 될 때까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요즘 트렌드인지는 모르겠는데, SNS 나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글들을 보면 빠르게 포기하고 가성비가 나오지 않는 일은 시도 하지 않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깔려있는 거 같더라고요.


저희 또래가 갖고 있는 강점이 사실 돈도 아니고 경험도 아니고 가능성과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낮게 자신의 한계를 설정해버리고 거기에 안주하고 있으면 너무 아깝잖아요. 생각보다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의 한계를 스스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는 여기까지만 가능할 줄 알았는데, 집요하게 매달려보니 그 이상의 결과가 나오는 경험을 발란을 통해 해본 뒤에는 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또래에 너무 빨리 자신의 가능성을 닫아버리고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소속감이나 만족감을 찾는 사람들이 이 짜릿한 성공의 맛을 한번 봤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긱 이코노미  – 플랫폼 노동자의 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