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캠퍼스 데이터 분석 강좌를 보며 느낀 점
코로나에 기회라는 단어를 매치시키는 게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세상의 일이란 게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때로 위기와 함께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2020년 벽두부터 찾아온 전례 없고 또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코로나’발 위기 속에서, 안타깝게도 바닥에 떨어진 동전의 뒷면처럼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진 많은 업종들이 있지만, 반대로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는 업종들도 분명 있는 것 같다. 뭐, 대표적인 건 당연히 마스크 관련 산업일 테고,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 택배처럼 이커머스의 모세혈관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는 물류업체들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 같다.
교육 분야 역시 위기 속에서 양분화가 더욱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원과 원데이 클래스 등 오프라인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 사업들은 코로나로 인해 매우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동영상 강의와 같은 이러닝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들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초중고부터 대학생은 물론 일반인까지 인강을 보고 학습을 진행하는 게 하나의 룰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알림 앱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가정으로 보내주고 있고, 대학들은 화상으로 강의를 수강하고, 일반인들 역시 화상과 메신저로 학습을 하고 코칭을 받는다.
핵심은 이 위기가 지나고 난 뒤에도 과연 사람들이 계속 이런 형태로 학습을 계속할 것인가의 문제로 보인다. 마스크의 경우 이 위기가 지나고 난 뒤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마스크를 소비할 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마스크는 한 철 장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가 잡히고 난 뒤 찾아올 안정은 오히려 마스크 분야에는 분명한 한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커머스나 교육 사업은 좀 양상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스 때 알리바바는 급성장했다. 하지만 사스 이후에도 사람들은 알리바바를 떠나지 않았다. 위기 때 알리바바를 쓴 사람들은 위기 이후에도 알리바바를 이용했다. 이커머스의 경우 위기 때 이용한 경험이 지속력이 있는 습관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은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 이후에도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의 성장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교육은? 교육은 과연 코로나 위기 이후에도 ‘온라인’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인가? 사람들은 이 위기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학원보다는 온라인을 활용한 교육을 이용할 것인가? 이런 궁금함이 생기기 시작한다. 과연 온라인 교육도 이커머스처럼 위기 이후에도 사람들의 생활습관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이런 궁금함으로 코로나 사태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는 온라인 교육 업체와 흐름들을 정리해봤다.
코로나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교육 업체로 보인다. 사실 교육 업체라기보다는 화상 회의 및 교육 솔루션 업체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스카이프나 구글 행아웃과 비슷한 솔루션으로 보면 될 것 같은데, 다양한 활용성, 그리고 영상 퀄리티와 안정성 면에서 줌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ZOOM과 같은 솔루션이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각광을 받으며 일반적인 교육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 부분은 코로나가 얼마나 장기화되고, 또 얼마나 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달려 있는 문제로 보인다. 분명한 건, ZOOM과 같은 솔루션이 시도하고 있는 게 단순히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ZOOM이 각광받고 있는 건 어쩌면, 오프라인에서 느꼈던 감각과 분위기를 화상 솔루션이라는 기술을 가지고 최대한 창의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구현하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런 화상 솔루션 중심의 온라인 교육은 결국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것에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것에서 답이 나올 것 같다. 물론 그건 아직도 좀 먼 곳에 있는 일로 보인다.
최근, 양준일이 ‘동영상만으로 부족해요, 이젠!’을 외치면서 등장하는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본다. 사실, 코로나 사태 훨씬 이전부터 동영상 강의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교육 업체들은 과열되는 경쟁으로 인해 동영상 강의 플러스알파 형태의 차별화를 다양하게 시도해 왔다.
양준일이 등장하는 시원스쿨처럼 동영상 강의 콘텐츠에 스마트펜 등의 부가상품을 결합해서 AI 교육 등을 내세우는 건, 이제 식상할 만큼 많은 교육업체에서 시도하고 있고, 취미처럼 준비물이 필요한 분야에서 동영상 강의와 오프라인 준비물을 결합해서 판매하는 클래스 101 같은 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결국 이런 흐름의 핵심은 ‘동영상만으론 부족해요’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시원스쿨의 저 광고 카피는 최근 온라인 교육 업체들의 고민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동영상만으론 부족해요’라는 이런 흐름에서 최근 주목할만한 시도를 하는 곳들도 보인다. 특히 오프라인 실무교육 중심이었던 패스트캠퍼스는 새롭게 ‘바이트 디그리’라는 과정을 밀고 있는데, 결국 핵심은 동영상 강의에 프로젝트 수행을 붙여서 차별화를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이미 ‘나노 디그리(Nano-degree)’로 유명한 유다시티(Udacity)가 비슷한 콘셉트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어쨌든, 코로나는 분명 ‘동영상 강의’에 대한 수요를 엄청나게 증가시켰지만, 동시에 ‘동영상 강의만으론 부족해요’라는 과제도 분명하게 던져주고 있다. 아마도, 코로나 이후 교육 업체들은 더욱 ‘동영상 강의만으론 부족해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패스트캠퍼스의 강의 제안을 받고 직접 새로운 교육 과정을 만든 Teddy님의 강좌를 살며시 던지며 글을 마무리한다. 글에서 다룬 내용과 비슷한 고민을 해왔던 Teddy님 강좌가 몹시 궁금해진다.
Min님의 브런치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