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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May 27. 2016

B급 감성으로 소통하는 남자...SNS 시인 이환천

by 심상용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SNL코리아는 B급 정서를 지향하는 성인들을 위한 생방송 코미디쇼이다. SNL코리아에서 망가지는 게스트의 모습과 패러디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이슈다.


매주 메인 게스트가 바뀌기 때문에 출연자들과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때로는 작가나 PD가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는다. 특히, 유병재는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지금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연예인(?)이 되기도 했다.


올해 2월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면서 SNL은 SNS에서 활약하고 있는 시인 겸 작가인 '이환천'을 작가진으로 섭외했다.


관련 기사: 'SNL7', SNS ★시인 이환천 작가 영입.."B급 정서 더한다" (enews24)


지난 4월, 이환천 작가는 '탁재훈'편에서는 '좋은나좋은시'에 직접 출연하며 SNL의 특징을 살린 콘텐츠를 십분 보여줬다.      


‘중2병 시인’으로 소개됐지만, 그는 오래전부터 페이스북과 네이버 포스트에서 시인으로 활동했다. 시인이자, 방송국 작가인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지난 5월 18일 상암동에 위치한 CJ E&M 건물에서 이환천 작가(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SNS 시인으로 알려질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했다.


‘꾸준함'


‘이환천의 문학살롱’은 그가 운영하고 있는 SNS 페이지이며, 작년 출판한 책의 제목이다. 고등학교 시절 장난삼아 시작했던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장난삼아 학교에서 배운 고전시가를 각색해서 싸이월드에 올렸죠. 그 때부터 SNS를 즐겨 했습니다. 친구들은 주로 셀카를 올리곤 했는데, 저는 글이나 그림을 업로드 하는게 더 재밌더군요. 이후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고, 저도 모르는 사이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웃음)"


꾸준히 콘테츠를 올리던 그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대학교 졸업 후 제약회사에서 2년간 근무했습니다. 취직은 했지만, 늘 진로에 대해 고민했죠. 이후 무작정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일도 하고, 즐기면서 글을 많이 썼죠. 이후 ‘직장인’, ‘다이어트’ , ‘커피믹스’ 등이 SNS에서 많은 공감을 받으면서 각종 출판사로부터 출판 제의를 받았고 계획보다 일찍 귀국하게 됐죠."

그의 시는 꾸밈이 없고 직설적이다. 은어나 야릇한 상상을 하는 단어도 종종 보인다. 그는 스스로 ‘B급 감성’ 콘텐츠 제작자라고 했다.


* B급 문화: 저렴하게 제작된 촌스럽고 유치한 비주류 문화를 뜻한다. 최근에는 저급함보다 솔직하고 유쾌한 콘텐츠를 대표하는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모든 사람이 B급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밖에서는 현란해도 집에 들어가면 누구나 흐트러지죠. 이 정서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늘 A급스럽지 않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죠.(웃음)"


일상생활을 주제로 쓴 그의 시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SNS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갑작스런 대중들의 관심은 그에게 슬럼프를 안겨주기도 했다.


“SNS의 ‘좋아요’와 ‘공감’ 숫자가 늘어난 이후 숫자에 연연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어느 순간 독자들이 좋아하는 ‘보여주기 식’의 시를 쓰고 있더군요. 독자 반응에 신경쓸수록 초심을 잃게 됐죠. 그래서 지금은 독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려고 많은 것을 내려놨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네이버 포스트에도 시를 게재하고 있다. 네이버 메인에 콘텐츠가 노출되는 이유로 시작했지만, 플랫폼과 콘텐츠의 성격이 맞지 않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이미지 한장으로 시를 공유하는데, 네이버 포스트는 성격상 넘겨보는 방식이 어울리죠. 제가 추구하던 방식과 많은 부분이 달라서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팔로워해주고 있어서, 운영에 대한 고민이 많죠. 영상이나 그림 등 독자들과 소통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의 시는 텍스트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때로는 영상으로 독자들과 소통한다. 그의 다양한 시도는 참신한 아이디디어로 발전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책을 홍보할 목적으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꽤 반응이 좋아 지인의 소개로 동내오빠엔터테인먼트(유튜버)와 콜라보 형태로 영상을 만들었죠. 롯데제과에서 진행한 ‘전국옥동자랑’에 영상을 출품하기도 했는데, 지금 SNL 꼭지 프로그램인 '더빙극장'의 전신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 예정입니다."      


올해가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무계획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여기까지 온 배경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사고가 뒷받침하고 있었다. 시인인 동시에 예능 작가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이환천 작가. 그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많은 사람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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