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오용처 대표의 포부
by 유재석 모비인사이드 디렉터
최근 애플이 중국 차량공유 기업인 디디추싱(滴滴出行)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며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애플이 중국 최대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滴滴出行)’에 10억달러(약 1조1735억원)를 투자한다고 13일 밝혔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사용자가 3억명, 기업 가치는 260억달러(약 30조5000억원)에 달한다. 애플의 이번 투자는 그동안 애플이 단행했던 단일 지분 투자(인수·합병 제외)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차량 관련 서비스 업체에 투자한 것도 처음이다. 디디추싱의 청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애플과 서비스 개선 등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애플,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10억달러 투자(조선일보)
이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오갔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두 가지 관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애플의 무인카 시장을 준비하며 디디추싱의 교통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한다
애플이 중국 시장 진출(애플페이 등)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관련 기사는 이미 많이 나왔으니,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디디추싱이 애플로부터 10억 달러 투자 유치 소식을 발표한 당일, 경쟁사인 이다오용처(易到用车)의 대표 조우항(周航)이 사내 직원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다오용처는 지난 2010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중국의 대표격 택시 공유 서비스 중 하나인데요. 2015년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러스왕’에 7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지분의 70%를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내 스타트업들이 경쟁사의 거대한 투자 유치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반응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배울점이 있겠단 생각이 들어 전문을 번역합니다.
동료들에게,
애플의 디디추싱 투자에 대한 우리의 견해.
오늘 디디가 애플로부터 10억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받은 소식을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막강한 경쟁자가 재차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게다가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회사(애플)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는데요. 이러한 소식은 확실히 쇼킹하며, 압박이 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볼까요. 저는 아래와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1.애플이 교통 영역에 이러한 투자를 한 것을 통해 이 시장이 그만큼 거대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산업 변혁의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기회는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대가를 무릅쓰고, 있는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싸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2.애플의 전략적 투자는 교통 서비스 플랫폼이 자동차 산업의 변혁적인 생태계와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또한, LESEE전기차(乐视汽车)와 관련 생태계, 그리고 이다오용처의 광활한 앞날을 내포합니다.
3.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전략이 단순히 눈 앞의 교통 서비스에만 머물지 말아야 하며, 자동차 산업 변혁의 큰 구도에서의 믿음을 가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4.경쟁사가 거액의 투자와 전략적 자원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더욱 치열하고 혹독하게 (이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러한 형세에 직면하여 우리는 더욱 큰 전의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5.투자의 관점에서 도전할만한 기회입니다. 경쟁사의 우세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놀라서 물러서게끔 하는 점이 잠재돼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투자자들이 더욱 큰 가치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잠재돼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우리로 하여금 더욱 빠르게 국내 인민폐 자본 시장으로 돌아가게끔 결의하게 합니다. 저는 국내 자본시장이 우리에게 새로운 거대한 기회를 줄 것이라 믿습니다.
인생은 거칠고 사나운 파도 중 필사적으로 힘을 내 맞붙어 싸우는 지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무쌍함 속에, 우리는 오직 최선을 다할 수밖에요. 그제서야 우리의 청춘을, 그리고 인생을 허비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역시 이러한 인생을 꿈꾸십니까? 화이팅합시다!
2016년. 카카오의 공격적인 O2O(Online to Offline) 시장 진출로 인해 관련 스타트업들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관련 글: 카카오의 습격...한국 O2O, 간택돼야 살아남는다?(모비인사이드)
비록 중국 시장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각 영역에서 달음박질하고 있는 국내 O2O 스타트업에 이번 이다오용처 대표의 편지는 의미하는 바가 많단 생각이 듭니다.
편지 전문 링크: 텅쉰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