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biinside Jun 25. 2020

클릭-띵동! 중국의 신유통



 최대 20년 안에 전자상거래라는 말은 사라지고 신유통이라는 말이 이를 대체할 것이다.




2016년, 알리바바의 전 회장 마윈은 새로운 유통 모델인 ‘신유통’을 제시했다. 전자결제, 빅데이터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와 배송을 묶은 “미래 유통”이다.


기존의 유통이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채널 역할을 했다면, 마윈의 신유통은 생산과 소비를 이끌어가는 시장 주도자 역할을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를 세밀하게 분석해 생산 업체에 전달하고, 기업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의 상품을 고객에 맞춰 공급한다.


신유통 선언 5년 차인 2020년. 신유통은 어떻게 실현되었을까? 육하원칙을 통해 알아보자. 






무엇을?


신유통은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체험과 스마트 물류가 융합된 새로운 유통 모델로,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까지 유통의 전반적인 과정을 업그레이드하고 산업 생태계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모델을 뜻한다. (출처: 바이두 백과)


즉, 기존의 유통 모델이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채널 기능에 머물렀다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IT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기반해 소비자에게 전략적으로 공급하는 등 시장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한다.     





언제?


신유통은 2016년 10월 13일, 알리바바 내부 개발자 컨퍼런스 ‘항저우 윈치 대회’에서 마윈 전 회장이 제일 처음 거론했다. 당시 마윈는 5가지 미래 트렌드(신유통, 신제조, 신금융, 신기술, 신자원)를 언급했는데, 그중 하나가 신유통이다. 



알리바바의 마윈 전 회장



중국 정부 또한 2016년 11월, 국무원 판공청이 ≪국무원 판공청의 실체 소매 혁신전형 추진에 관한 의견≫의 신유통 관련 글을 발표, 2017년 상무부가 ≪유통 신시대-신유통 파헤치기≫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신유통에 대한 관심을 표한 바 있다.  





어디서?


신유통은 등장 후 대도시, 특히 상하이에서 실험적으로 시도되고,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또한, 패션, 화장품, 스포츠, 자동차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중국의 신유통은 대형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소상인, 영세업자들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네 슈퍼 등 소상인들이 ‘티몰 소매점’이라는 간판을 다는 등 가게를 새로 단장하고 빅데이터 기반 트렌드를 반영하여 인기 상품을 추천하는 등 대형 IT 기업의 기술과 데이터를 이용한다. 이는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기업 입장에서도 win-win 하는 전략이다.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상품 공급, 티몰 상품 홍보, 온・오프라인 구매 체험을 제공해 신유통 범위를 더 넓게 확대할 수 있다. 이렇듯 신유통은 대형 기업, 동네 소매업 등 다양한 곳에서 적용되며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누가 / 어떻게?


알리바바가 신유통을 주창한 데 이어 텐센트, 징동 등이 신유통 경쟁에 뛰어들었다. 각각 텐센트는 스마트 유통, 징동은 무경계 유통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다 같은 의미를 가진다. 각 기업에서는 어떤 신유통 전략을 어떻게 펼쳤고, 5년 차인 지금 그 결과는 어떠할까?    



- 알리바바 (阿里巴巴)


알리바바의 경우, 스마트 신선식품 마트인 허마셴셩(盒马鲜生)을 필두로 신유통 전략을 펼치고 있다. 허마셴셩은 ‘반경 3km 이내의 고객에게 30분 내 배송 원칙’ 과 ‘매장 내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주문이 접수되는 동시에 직원은 매장을 뛰어다니며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아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며, 제품은 물류 센터를 통해 신속 배송된다. 어떻게 이 모든 게 30분 만에 가능할까? 허마셴셩은 자원관리 계획, 저장관리, 물류배송, 회원, 지불, 영업 등 모든 절차를 시스템화 및 데이터화하여 운영, 관리한다. 이를 통해 재고를 확보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허마셴셩은 상하이에서 시작해 현재 중국 각지 약 150개의 점포를 두며 그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스마트 신선식품 마트 ‘허마셴셩(盒马鲜生)’



허마셴셩이 창출해 낸 재미있는 것 한가지! 허취팡(盒区房)이라는 개념이다. 우리나라 말로 푼다면 ‘허(마셴셩)’세권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허마셴셩 점포 3km 이내에 위치한 부동산이라는 뜻으로, 높은 집값을 자랑한다. 


이 밖에도 알리바바는 동네 소매점과 협업하는 ‘티몰 소매점’, 현지 생활 서비스 플랫폼 ‘커우베이’ 전략 또한 펼치고 있다. 

  


- 텐센트 (腾讯)


텐센트는 소매점과 협업하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텐센트는 온라인 SNS 파워(위챗)와 모바일 결제 시스템(위챗페이)을 보유하고 있으나, 오프라인 점포는 소유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상호 협업을 통해 win-win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인기 O2O 플랫폼인 메이퇀(美團)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12월 대형마트인 융후이(永辉)에 15%를 투자하며 신유통 경쟁 속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또한, 텐센트는 중국 2대 전자상거래 징동의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으며, 징텅 프로젝트(京腾计划)를 통해 징동의 빅데이터와 텐센트의 막강한 SNS 파워 및 이용자를 기반으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 징동 (京东)


징동은 신유통 경쟁에서 거대 기업 알리바바의 라이벌로 손꼽히는 기업이다. 물론 기업 규모로 보았을 때, 격차가 매우 크지만, 징둥은 텐센트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며 알리바바에 도전하고 있다.


징둥이 알리바바에 대적하며 가장 내세우고 있는 것은 ‘무인 매장’이다. 징둥은 2017년 10월, 베이징에서 사람 없이 운영되는 상점인 ‘X무인슈퍼(X-无人超市)’ 첫 점포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로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QR코드를 찍고 안면인식을 마친 후 매장에 입장하며, 물건 구매 시 저장된 안면인식을 통해 위챗페이로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한 번 얼굴이 등록되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입장,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 특이점이다. 기업 입장에서 인건비가 절약되어 효율적으로 매장 운영이 가능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징동은 자체적인 물류거점을 통해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8년 2월, 징동물류는 텐센트와 함께 손을 잡음으로써 중국내 가장 큰 물류업체인 차이냐오 네트워크(菜鸟网络)와 순펑(顺丰)과의 격차를 좁히는 전략을 펼쳤다. 이를 통해 징동은 전국에 7대 물류센터, 30만 개의 서비스망, 900만㎡의 창고를 갖춰 정확하고 빠른 배달이 가능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출처: KOTRA 중국 신유통 시대와 발전현황






왜?


중국 내 신유통 열풍은 왜 시작된 것일까? 다시 마윈이 신유통을 주창한 2016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중국의 상황에서 신유통 개념의 시작을 찾을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내 온라인 전자 상거래 시장의 성장 둔화이다. 2016년 당시, 날개를 달았던 중국의 전자 상거래의 성장은 2014년부터 점차 둔화되어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KOTRA가 발표한 중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현황과 발전 요인 금융 브리프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상거래 시장 규모 증가율은 계속 증가하다가 2013년 58.3%, 2014년 47.4%, 2015년 35.7%, 2016년 23.7%로 점점 하락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거래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아마 당시 중국의 전자 상거래 선두를 이끌고 있었던 알리바바의 수장, 마윈은 시장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고, 기술을 통해 유통 체인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유통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더불어 중국 소비자의 소비 행태 변화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 국민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한 것이다. 기존 저렴한 가격을 상품 선택의 1순위로 삼았던 중국 소비자들은 점차 상품의 질과 서비스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또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소비자들은 쇼핑을 즐기는 데 있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쇼핑 경험이 구매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하는 신유통 개념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맺으며


신유통은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월마트, 아마존은 물론, 우리나라도 배달의 민족, 쿠팡 등 전 세계가 신유통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효율적으로 재고 등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전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신유통 5년 차에 이뤄낸 성과이다. 향후 신유통이 어떻게 적용되고, 발전될지 매우 기대가 되는 바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넥슨이 또 일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