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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Dec 15. 2020

네이버와 언론사의 밀고 당기기

포털사이트 내 뉴스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꽤나 오래동안 회자되었던 주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포털사이트(특히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각종 언론사들에게 있어 포털 사이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자 울며 겨자먹기로 손을 잡아야하는 존재였다. (사실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언론사의 자체 플랫폼들은 사실상 방치되었거나 그 영향력이 미미한 수준이었다. 만약 네이버를 통해 방문자가 유입되지 않는다면, 트래픽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대부분의 언론사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언론사들은 자체 플랫폼은 키우지 못하더라도 네이버가 지급하는 전재료를 통해 꾸준한 수입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조만간 네이버는 전재료를 폐지하고 각자의 언론사가 광고수익을 가져가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그렇게 언론사들은 원하던 '포털사이트 의존도 축소'를, 동시에 원하지 않던 '전재료 폐지'를 갑작스럽게 맞이하게 된 상황에 놓였다. 항간에 떠도는 말로는 네이버 측에서 수십억에서 약 백억에 달하는 전재료를 언론사에게 지급해왔다고 하는데, 갑작스런 캐시카우가 사라질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언론사와 같은 CP사들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하는 상황에 놓였고 언론사에서 인턴을 했던 경험이 있는 필자는 향후 행보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네이버에서 올해 안에 구독형 유료 지식 콘텐츠 플랫폼을 런칭한다는 보도자료를 보게 되었다.  




조선일보/중앙일보/한국경제/매일경제/머니투데이와 같은 레거시 언론 5곳과 미디어 스타트업을 포함해 총 20곳의 CP사가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식이며, 구체적인 사항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CP사가 단독 브랜드명을 내걸고 진행해 수익 배분은 CP사 70%, 네이버 30% 의 비율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 중 하나는, 알려진 5곳 언론사가 담당할 주제들이 각각  "부동산/실리콘밸리/IT 동향/해외주식/MZ세대" 라고 하는데, "MZ세대"라는 주제를 기성 언론사가 담당한다는 점이다. 대체 저 5곳 중 어느 곳이 해당 주제를 담당할 것이며, 유료 콘텐츠로서 구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에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MZ세대에 대한 주제라면, 대학내일20대연구소처럼 MZ를 연구하는 기관의 자료 기반 콘텐츠나 뉴닉과 같은 곳이 담당했어야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뉴닉이라면  대기업에 속해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구조의 프로그램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


어쨌거나 CP사 라인업과 테마를 제외하더라도, 네이버의 구독형 유료 지식 콘텐츠 플랫폼 런칭에는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 구독 방식의 신규 서비스 CP사가 아이러니하게도 탈네이버 및 네이버 의존도 축소를 지향하던 언론사라는 점도 그렇고, 멤버십이나 바이브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유료 구독 서비스가 없던 네이버의 본격적인 구독 서비스라는 점이 그렇다. 특히 유사한 서비스인 폴인, 퍼블리처럼 콘텐츠 발행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언론사의 브랜드를 내걸고 한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선정된 미디어 스타트업 15곳은 어느 곳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만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디지털 기반 미디어가 아닌 미디어의 경우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중앙일보는 폴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왜 참여한걸까? 시장 내 자가잠식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 같지는 않다. 폴인 혹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어쨌거나 매출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참여를 결정한걸까? 아니면 생각보다 폴인이 잘 되고 있지 않은걸까? 개인적으로 레거시 미디어 중, 중앙미디어그룹이 가장 디지털화/사업 다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왔다. 자체 신규 플랫폼을 육성하려는 시도에 있어 레거시 미디어 중 가장 적극적이어서, 향후 어떻게 될 지 매우 궁금했다. 그렇기에 이번 네이버의 구독형 유료 지식 콘텐츠 플랫폼에 CP로 참여한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흥미로운 부분은, 카카오 역시 유사한 플랫폼을 올해 이내 런칭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사실 플랫폼의 기조 자체는 카카오 측에서 먼저 구상했다고 알려져 있다. 올 3월에 시범테스트 사업자를 선정, 10월 런칭을 목표로 했다고 하는데 네이버에서 먼저 보도자료로 선수를 쳐버린 셈이다. 카카오의 지식 콘텐츠 플랫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다만, 카카오가 보유한 브런치 플랫폼도 지식 콘텐츠 중심의 글쓰기 플랫폼인 만큼 브런치와의 차별화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네이버와의 차별화 및 다양한 CP 라인업에 대해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 같다. 네이버 역시 어떤 CP사들과 함께하는지, 어떤 퀄리티를 제공할지, 성과는 어떨지 계속 지켜보려고 한다. (아마 잘 될 것 같다.)  





수요일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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