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짜유통연구소 커머스가이 입니다. 온라인의 성장세라는 말을 하기도 이제는 식상할 정도로 많은 구매행위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기업들도 온라인 대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상의 기업을 통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기업(들)은 실제 기업들이 아닌 가상의 기업이니 '아~ 어디구만'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머 상상이 되거나 연결되는 건 읽으시는 분 마음이죠.
가상기업 ㈜오프라인이 있다. 다양한 유통업체를 운영하면서 많은 인력을 채용하고 전국적으로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초 인터넷 쇼핑이라는 것이 생겼을 때부터 온라인에도 몰을 열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오프라인 매출도 크고 이익도 많이 나서 온라인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또 다른 기업 ㈜매장도 비슷하게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다양하게 보유하여 많은 매출과 이익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은 일단 통합해두고 점차 신경을 쓰고 있다.
그렇게 오프라인 매장을 열심히 운영해 오고 있는데 점점 온라인 시장이 커지고, 오프라인 매출이 정체~축소되기 시작한다.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구매하려고 하는데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해서 이제는 온라인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A: 온라인 시장이 꽤 커졌는데 우리도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B: 우리도 온라인 하고 있는데요. 이미 마트도 백화점도 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벌써 10년 전부터 하고 있잖습니까!
C: 최근에 생긴 온라인 업체들이 엄청나게 낮은 가격과 빠른 배송 서비스로 매출이 빠르게 커져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도 줄어들었고요
D: 그래서 그 온라인 회사들 중에 돈 버는 회사가 있나요? 다들 덩치만 키워서 투자금으로 버티고 투자 못 받으면 문닫고 그러던데
A: 그래도 이미 고객들 눈높이가 그런 업체들에 맞춰져 있어서 우리도 어느정도는 맞춰줘야 할 것 같습니다.
B: 저도 그러면 좋겠는데 그래서 거기 적자 생기는 건 누가 책임지나요? 당장 A님께서 온라인 본부장 하시겠어요?
A: 아니 저보다는 외부 온라인 전문가를 모셔서 해야죠. 제가 온라인은 잘 몰라서…
D: 외부에서 불러온 사람이 잘 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내부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다면… 근데 굳이 돈 버는 데도 없는데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C: 일단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에 더 잘 보이게 하고, 온라인 서비스 중에 고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거 몇 개만 우선 적용하는 형태로 해보시죠.
B: 멀 굳이 그렇게 까지 그냥 오프라인 매장에서 버는 걸로 충분한데…
일단 온라인 몰에 조금 더 새로운 서비스를 붓기로 했다.
온라인 담당 MD, 마케터도 새로 뽑고 온라인 담당 임원은 내부에서 선정하고 팀장선에서 외부 인력을 수급!
그래서 내부 운영은 어찌되었나?
오프라인 중심으로 회사가 돌아가는 만큼 온라인 부서에서 요청하는 것들은 잘 처리가 안됨. 온라인에서 경쟁사와 비슷한 가격으로 맞추려고 하면 오프라인 엠디가 반대함.
MD: 아니 매장에 3만원에 파는 걸 같은 회사 온라인에서 2만원에 팔면 고객 컴플레인은 어쩌라구요!
온라인MD: 그게 다른 온라인 몰들은 다 2만원에 팔고 있으니까 이 제품만이라도 온라인 행사를 걸어서 하면 되지 않을까요? 한정으로 하면 고객들에게 어느정도는 양해가 될 것 같은데요.
MD: 네 그렇게 하세요. 상품은 직접 구하셔서.
온라인MD: 아니 저에게 따로 상품 매입권한이 없는데 어떻게 구하나요?
MD: 아니 매번 다른 상품, 경쟁사와 맞춰서, 새로운 상품 필요하다고 하면 제가 그때그때 다 구해줘야 하나요? 내일도 아닌데? 온라인 일이잖아요!
온라인MD: 그게 제가 할 수 있으면 하겠는데 저한테 권한이 없고, 상품은 다 MD님 통해서 받게 되어 있는 구조니까 요청 드리는 거죠
MD: 그러니까 이번에 따로 권한 받으셔서 하면 좋지 않을까요? 회사에서 온라인 키운다고 하니까 요청하면 들어줄 것 같은데. 저도 이제 제 실적과도 상관없는 일 더 하고 싶지도 않고요.
온라인MD: ……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지는 또다른 상상의 영역으로.
이렇게 이렇게 흘러가다가 이제는 온라인이 오프라인과 비슷해지고 고객들의 소비패턴 자체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결국 온라인으로 완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가: 우리 쇼핑 앱은 잘 준비되고 있나요?
나: 네 잘 준비되고 있습니다만… 일정이 조금은 더 필요할 듯합니다.
가: 잘 준비되는데 일정이 왜 더 필요한 거죠?
다: 계열사간 통합 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습니다.
가: 그게 핵심인데 그건 훨씬 전부터 준비하지 않았나요?
라: 계열사간 주력 상품도 다르고 또 이해관계도 조금씩 다르고, 데이터 관리도 다르고, 이해도도 다르고, 적극성도 다르고, 또..
가: 그래서 된다는 거예요 안된다는 거예요?
나: 외부 전문가를 모셔서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시간을 더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가: 확실하게 준비해서 우리가 이제 제대로 된 온라인 기업인걸 보여줘야 합니다. 확실하게 준비하세요. 비용은 충분하니까!
그래서 현장은 어떻게 생각할까?
“온라인몰 하면 우리 매출만 주는 거 아니야? 괜히”
“저거 실적 우리 실적으로 되는 거야 마는 거야 말을 확실하게 해줘야 지르든가 말든가 하지”
“이거 결국 저 온라인 몰에만 좋은 일 시키고 우리만 실적 나빠져서 보너스도 날아가는 거 아니야?”
“머 알아서 한다고 하더니 우리한테 해달라는 게 머 이리 많은 거야. 우리도 바빠 죽겠는데 사람이랑 비용은 지들이 다 가져가고선”
통합 담당자는?
“으아아아아아앙아언아ㅣ아ㅣ허 이건 머 그냥 다 다른회산데 어떻게 합치라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하더니 막상 아무것도 안해주고 알아서 하라니 어쩌라고!!!”
ㄱ: 이렇게 어려운 상황속에서 오프라인 실적을 이만 큼이나 내다니 정말 대단하군!
ㄴ: 우리만 빼고 다른 오프라인 업체들은 죽을 쑤고 있습니다!!!
ㄱ: 그럼 오프라인 대표에게 온라인도 같이 해서 진정한 통합을 이루고 실적도 개선할 수 있도록 하지!
ㄷ: 좋은 생각입니다. 결국 하나 아니겠습니까? 오프라인 노하우를 온라인에 제대로 전수하고 외부 전문가의 눈으로 온라인 사업을 한번 다듬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해서 더 큰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 다만, 일이라고 다 같은 일은 아니라는 점. 분명히 성공을 위한 방법론과 고객의 니즈가 다름. DNA 자체가 다른데 잘할 수 있을까? 물론 잘 하는 사람은 무언가 남다르기 때문에 가능성이 적지는 않아 보이긴 하지만…
오프라인은 일단 매장을 짓는 것에서부터 시작! 매장을 누가 지어? 당연히 업체가 짓지 여기서부터 공급자 마인드가 형성됨. 그러다 보니 온라인 몰에서도 공급자 기준으로 되는 것들이 많이 있음. 다양한 배송 옵션을 준비하지만 항상 배송 제한이 걸려있음.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원하는 시간은 이미 배송 가능 수량이 다 차서 못 받음. 시간만 내가 원하는 시간이고 다음날 혹은 다다음날 받아야 함. 주말에는 특히 당일 배송 받기가 참 어려운 구조.
이걸 오프라인 기준으로 보면 당연하게 생각함. 사실 그게 맞지. 우리가 배송 차량 몇 대를 돌려서 배송할 수 있는 량이 정해져 있으니 딱 그것만큼만 받고. 주문이 확실히 늘어나는 게 확인되면 그때 또 차를 늘려서 대응하고. 괜히 차만 더 준비했다가 주문 안 들어오면 놀아야 하잖아. 그 비용 다 어쩌라고?
그런데 말입니다. 주문을 했는데 받을 수가 없으면 열 받잖아요! 그러면 고객이 음 내가 늦었으니 다음에는 더 빨리 주문해야 겠군! 할까요? 내가 그렇게 미리 주문할 거면 택배로 주문하고 말지. 그리고 아예 주문 제한이 없는(고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다른 앱에서 주문하고 말지.
아니면 최소한 운영이라도 바꿔서 주문 전에 당일 배송 혹은 즉시배송이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줘야지 실컷 장바구니에 담아서 당일배송 누르면 그때서야 배송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주면 어쩌라는 건지? 시스템에서 분명히 수량이 다 차서 마감된 건 알테고 고객이 당일 배송으로 진입하게 되면 알랴주면 되지 나중에 알려주는 건! 혹시나 일단 담아 놓고 나중에 주문할 수도 있는데 괜히 안된다고 하면 그 기회가 날아갈까 봐? 에휴.
그리고 즉시배송을 열었으면 어떻게 든 가져다줄 방법을 같이 세팅하는 게 당연함. 배송 Capa.가 100개 니까 100개 받으면 끝! 이 아니고 더 많은 주문이 들어왔을 때 운영 방법에 대해서도 사전에 준비를 해야! 고객이 믿고 주문하고 또 오지 않을까요?
오프라인 중심 기업의 온라인화가 어려운 이유는? 오프라인이 잘되고(잘 되었고) 나는 거기서 월급을 받기 때문. 굳이 내가 온라인으로 가서 힘들게 실적도 안 나오고 고생할 이유가 없는 것. 내내 퇴사할 때 (혹은 이직할 때 )까지는 오프라인에서만 버텨도 되니까! 말만 처음이니까 이제 시작이니까 잘 안돼도 걱정마라 다 책임진다고 하고 선 결국 실적 안 나오면 나가라고 하니까.
그리고 외부 인력을 그냥 위에다 들이 부으니까. 기존 인력들은 아 전문가님 오셨으니 알아서 잘 하시겠지. 뉘예뉘에~ 그리 하겠나이다. 말씀만 하십시오. 그런데 외부 인력들은 이게 또 전혀 새로운 세상인데 다가 그저 다 알아서 하라고만 하니. 다같이 해도 될까 말까인데 또 어려워. 그리고 그 외부 전문가들 중에 슬프게도 이름만 전문가인 사람들이 껴 있어. 근데 아무도 신경 안 쓰니까 엄한 방향으로 가 더 이상해져. 그게 또 레거시가 되서 나중에 진짜 잘해 볼라고 해도 발목을 잡아.
끝.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Ps. 저도 상상만 한 거라서 실제가 어떤지는 진짜 모릅니다. 사실을 익명으로 쓴 것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 아는 내용이면 그냥 이니셜로 썼겠죠.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