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하고 알려주는 알렉사 지원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 기기는 손바닥 크기의 사이즈로, 침실용 탁자에 올려두고 사용할 수 있다. 숙면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비접촉식으로 제작된다. 이 비접촉 기술은 밀리리터파 레이더(mmWave radar sensors)를 사용하여 수면 및 호흡 패턴을 추적하고 무호흡 증상으로 발생될 수 있는 미묘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존스 홉킨스 수면 센터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은 정상 체중인 사람의 경우 약 3% 빈도로 발생하지만, 비만일 경우 20% 이상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또한 고혈압과 우울증, 집중력 저하, 두통 등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질환을 연간 2천2백만 명이 겪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단순히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질병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헬스케어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 프로젝트는 아마존 내부에서 ‘브람스(Brahms)’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독일 작곡자 요하네스 브람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브람스 또한 수면 무호흡증을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지난해 아마존은 웨어러블 기기 헤일로(Amazon Halo)를 내놓으면서 헬스케어 산업에 진출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마존 약국 서비스를 출시했다. 온라인으로 처방전을 보내면 집으로 약을 배송해주는 서비스이다. 이번 무호흡 디바이스도 헬스케어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런데 아마존도 이렇게 성공의 꽃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2014년에 출시한 독자 스마트폰 파이어폰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2014년 4억 3,700만 달러의 적자 중에서 무려 1억 7,000억 달러가 파이어폰 사업 부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뮤직 임포터(음악 재상 플랫폼), 아마존 언박스(동영상 서비스), 웹 페이(모바일 결제) 등 실패한 사업이 적지 않다.
아마존은 글로벌 기업이지만 이들의 업무 스타일은 스타트업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특히 의사 결정과 업무 처리 스피드가 상당히 빠르다. 예측 가능한 리스크는 염두 해 두고 실행과 액션을 우선시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타 글로벌 기업 대비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사업 전개가 자유롭고 이 벤처 정신과 문화를 사내에서도 적극 권장한다.
한 회사는 심사숙고 후에 가장 좋은 결정을 하기 위한 전략을 택했고, 아마존과 같이 일단 가장 빠르게 결정하고 이후에 수정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면 어느 회사가 승리할까? 자동차나 전자제품과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전자가 이겼을 것이다. 대부분 상품기획에서부터 제품 출시까지의 사이클이 1년 이상으로 길다. 더군다나 한번 제품을 생산하고 나면 설계를 변경하거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또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제품 개발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한 번의 실수로 브랜드에 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일반 제조업 대비 생산 속도가 빠른 소프트웨어의 경우, 잘못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배포했다고 해도 빠르게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아마존 역시 IT에 기반한 회사이므로 빠르게 생산과 수정을 할 수 있고, 이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줄수록 리스크도 줄어 남들보다 더 많은 수를 둘 수 있게 된다.
앞으로 헬스케어, 친환경, 자동차 산업은 급속도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넘쳐날 것이다. 현재로써는 아마존이 준비하는 헬스케어 사업이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파이어폰과 같이 기존 선두 주자를 모방했다가 실패한 전례를 따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의 사업영역을 뛰어넘는 그들만의 특유의 도전정신은 평가 할만하다. (Every day is still Day One)
YM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