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back 2016 후기
by 김민경 모비데이즈 매니저
찜통 같은 더위가 계속 되는 한국을 뒤로 하고, 모바일 축제 'Postback 2016'에 참여하기 위해 시애틀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Postback(포스트백)' 은 글로벌 모바일 트래킹 솔루션 기업인 'Tune'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약 260 여 개의 회사에서 1,000여 명에 마케팅 업계 및 관련 종사자가 참여했습니다. 모비데이즈는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참여했죠.
행사 오프닝에서 Tune의 대표인 'Peter Hamilton'이 회사 직원들과 함께 모바일 마케팅 트래킹을 주제로 뮤지컬을 선보였는데, 상당힌 신선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 애드 네트워크, 게임사 등 각 분야의 종사자들과 네트워킹 할 수 있었고, 그들의 풍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세션도 행사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틀간 진행된 다수의 세션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세션을 시작하면서 사회자 'Jonah-Kai'가 가볍게 던진 질문에 청중들과 연사 중 일부는 손을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청중들이 광고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광고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여기서 Applift의 'Andrew' 연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손 안 드신 분들도 광고 차단 서비스를 쓰고 싶은데, 종사하고 있는 업계가 광고이다 보니 쓰기 뭔가 이상하기도 하고, 최신 광고 트랜드도 봐야 하고, 어떤 트래킹툴을 이용해서 정보를 추적하고 있는지도 봐야 하니 안 쓰는 거죠? 다 알아요."
뜨끔했습니다. 네 저도 광고 회사를 다니기 전까지 광고 차단 서비스를 PC에 설치했는데요. 지금은 사용하는 모든 디바이스에 광고 차단 서비스가 하나도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광고 업계 사람들조차도 광고를 차단하고 싶어하는 세상에서 과연 모바일 마케팅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광고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연사들은 입을 모아 '광고'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광고 경험'이 안 좋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수 많은 광고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차단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광고주 입장에서도 이 유저들에게 광고를 보여주지 않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광고를 시청할 때, 데이터가 사용되기 때문에 광고를 차단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2016 Mobile Adblocking Report'에 의하면, 광고 차단 서비스는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이 제일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 비해 모바일 데이터 요금이 비싸다 보니 광고로 인한 데이터 발생을 줄이고자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광고 차단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MVNO 통신사들 중 일부는 스마트폰에 광고 차단 서비스를 미리 설치해 출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모든 광고가 차단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유저의 경험을 해치지 않는 푸쉬 광고, 잠금화면 광고 등의 네이트브 광고는 노출된다고 합니다.
연사들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현재 모바일은 잠재고객을 가장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광고 차단 서비스의 등장으로 모바일 마케팅 시대가 종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광고 차단 서비스가 앱내 광고를 차단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Vungle'과 같은 회사는 영향을 받지 않고 있죠. 광고 차단 서비스의 등장으로 무작위로 진행되는 광고나, 타깃팅이 잘못된 광고의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세션은 애드네트워크와 에이전시가 함께 진행했기 때문에 의견이 편협적일 수 있습니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사하다 보니 한 줄로 축약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광고 차단 서비스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유저의 필요에 의해 탄생했지만, 여러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광고 차단 서비스 'Ad Block Plus'는 미국 인터넷 협회(IAB)가 주최하는 '2016 Annual Leadership Meeting'에 참여하려고 표를 구매했는데요. 유저부터 퍼블리셔까지 광고 업계에 연결된 모든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로 주최 측에 의해 강제로 티켓 값을 환불받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광고 차단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도 할 말은 많습니다. 프로그래매틱 광고 플랫폼의 수가 늘어나고 그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거래되는 광고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요 공급 곡선에 따라 퍼블리셔들이 광고 노출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점점 낮아졌죠. 그 금액을 채우기 위해 사이트에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놓은 것이 문제의 시초라고 'Ad Block Plus'의 관계자는 말합니다.
퍼블리셔들은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나쁜 광고 경험을 제공했고, 그에 따라 유저들은 광고를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것이죠. 아예 광고를 보여주지 않는 서비스들도 있지만, 퍼블리셔들과의 공생을 위하여 까다로운 광고 검수 기준을 통과한 ‘괜찮은’ 광고만을 일부 보여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광고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IAB'의 조사에 의하면, 유저들은 자신과 관련 없는 광고가 너무 많이 보이고, 그로 인해 데이터 소모가 크거나 로딩 속도가 느려지고, 더 나아가 개인 정보 유출 및 멀웨어에 대한 걱정 때문에 광고 차단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조건적으로 광고를 배척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IAB의 기술랩 총괄 매니저인 'Alanna Gombert'에 의하면, "젊은 이용자의 경우 더 나은 광고 경험이 제공될 때 광고 차단 서비스를 해제하거나, 해당 사이트를 화이트 리스트에 넣어 구독할 의향이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Ad Block Plus'의 유저 설문에 따르면 광고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 중 75%는 해당 사이트를 지원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광고를 보는 것은 괜찮다고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에 Ad Block Plus는 모든 광고를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일부 광고는 볼 수 있는 모드를 추가했죠. 물론 여전히 모든 광고를 안보게끔 설정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에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퍼블리셔들에게 광고 차단 서비스는 눈엣가시 같은 서비스 입니다. 몇몇 퍼플리셔들은 광고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광고의 필요성을 알리거나, 직접 광고 차단 서비스와 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이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광고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를 4개의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용자를 설득하는 방법을 찾았죠. 다른 미디어의 경우 광고 차단 서비스가 손을 뻗을 수 없는 네이티브 광고로 방향을 틀기도 했습니다.
앱 내 광고를 차단하는 것은 스토어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웹 보다 허들이 높습니다. 이전에 앱 내 광고를 차단하던 'Been Choice' 같은 앱들이 존재했으나, 개발자들의 수익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광고 차단 앱들을 반려하거나, 스토어에서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앱을 바탕으로 한 애드네트워크는 광고 차단에 대한 큰 영향이 없죠.
광고 차단 서비스와 연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누구 하나 틀린 사람은 없는데, 논쟁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광고 시장이 성숙해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버가 시장에 등장했을 때 정부, 의원, 그리고 택시 회사 및 기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수 많은 충돌이 있었지만, 조율하는 시간을 통해 시장을 바꾸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광고 차단 서비스 또한, 충돌 및 조율 시기를 거쳐 더 나은 광고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