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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Aug 14. 2016

스타트업에 '사내연애'란?

by 심상용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스타트업은 소규모 인원으로 시작하여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빠른 성장과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이슈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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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할 ‘사내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벼운 주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한번 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슈입니다.


남녀가 모이는 곳에서 ‘연애’는 주된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죠. 업무에 치여 외부에서 사람 만나는 일이 뜸해지고, 회사에서 오랜시간 함께 있다보면, 외로운 남녀 사이에 애틋한 감정이 피어오를 수 있죠.(사랑하는 마음은 자유이니까요)

이미지: shutterstock

두 사람이 좋아하는 감정을 막을 수 없지만, 조금 삐딱한 시선에서 ‘사내연애’가 회사를 운영하는 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타트업은 소규모 조직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감정이 회사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만약에 사내커플이 헤어지게 되면 소중한 인재를 잃는 경우가 발생할수도 있습니다. 조직이 큰 대기업의 경우 부서이동하면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스타트업은 참 좁은 바닥이죠.


스타트업마다 다른 문화가 조성되어 있듯이, 업무 환경이나 직책에 따라 ‘사내연애’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8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스타트업 종사자(또는 경험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총 117명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위 응답자가 스타트업 전체의 의견을 대변할 수 없지만, 대표부터 인턴까지 다양한 입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내연애는 두 사람의 몫이다


‘사내연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무관심’하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개인적인 사생활이기 때문에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응답자 중 약 23%(26명)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과 만나기 때문에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다’, ‘애사심이 생기는 것 같다’ 등의 이유로 사내연애를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반대의 경우 감정 때문에 업무 판단력이 흐려지고, 이별의 휴유증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또는 임원진의 경우,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다면 상관없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찬성, 반대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업무효율이 저하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회사에서 맡은 역할과 업무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사내연애, 말할 수 없는 비밀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사내연애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41명) 일반적으로 워크샵이나 사내 동아리 등 캐주얼한 자리를 통해 호감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의견 중 연인 사이였는데, 상대방이 자신의 회사로 합류했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사내연애 공개여부에 대해서 과반수 이상의 사람이 ‘철두철미하게 남들에게 비밀로 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을 숨길 수 없지만, 주위 시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비밀연애를 한다는 의견입니다. 불공평하고 주관적인 시선이 업무평가에 반영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비밀연애를 하면 오히려 신경쓰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공개하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습니다. (숨긴다고 해도 주변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죠.)

#사랑과 일, 두 마리의 토끼


일과 연애를 동시에 병행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예상외로 사내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 중 많은 사람들이 현재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거나, 이직 후에도 연인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죠. 결혼에 성공했다는 응답도 눈에 띄였습니다.

주변 환경, 사람, 그리고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바풀’의 이민희 대표와 김영재 CTO, ‘스포카’의 김재석 CTO는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입니다.


새로운 공부문화를 만드는 에듀테크 기업 ‘바풀’에 이민희 대표는 연인관계에 있던 김영재 CTO를 회사로 영입하고, 작년 11월 결혼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 대표는 김영재 CTO가 바풀의 일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에 합류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에 합류하기 전부터 김영재 CTO가 개발팀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능력적인 면에서 충분히 신뢰를 쌓았습니다. 저와의 관계는 2차적인 문제였죠. 오히려 김 CTO가 바풀에 합류하기로 결정됐을 때, 회사 사람들이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민희 바풀 대표

스마트 멤버십 서비스 도도포인트를 운영하는 ‘스포카’의 김재석 CTO 또한 연인 관계에 있던 아내가 회사에 합류한 경우입니다. 그는 동료들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사내연애가 가능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제 아내가 스포카에 입사하기 전부터 연인 관계였죠. 제 의사결정을 제외하고 다른 경영진과 실무진에 의해 채용이 진행됐는데요. 동료들이 연인 관계라도 업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믿어줬죠."

김재석 스포카 CTO

스타트업에서 인재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연인이 아닌 회사의 구성원으로 채용된 독특한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민희 대표는 사내연애에 대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비밀연애는 반대하지만, 공개연애는 대찬성입니다. 동료들이 연애사실을 안다면 당사자들이 관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해야한다는 나름의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투는 날도 있겠지만, 회사에서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봐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툼도 오래 가지 않는 것 같아요."


김재석 CTO는 회사의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개입할 성격의 문제는 아니라며, 회사와 개인 모두 사내 연애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둘 뿐만 아니라 회사 전반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연애의 영향으로 업무의 효율이 증가할 수 있죠. 반면, 같은 부서일 때 업무 성취도 평가에서 오해가 생길 여지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회사는 강제로 부서를 재배치 하기도 합니다. 헤어진 후에 상실감을 견디지 못해 한 쪽이 퇴사할 때가 있는데, 회사에서는 믿고 있는 인재가 떠나게 되니 어쩔 수 없지만 아쉬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 이슈를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왈가왈부 할 수 없고, 잘잘못을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스타트업에 사내연애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두 사람의 감정을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면, 회사에서는 두 사람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당사자들은 자신의 역할과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잃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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