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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Mar 09. 2021

국내 주요 기업 UX Writing 동향

UX Writing 업계

1. 와이어링크  

와이어링크에서 UX Writer 모집한다고 한다.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용자 중심의 말과 글이 접근성을 높이는 고객 중심 글쓰기가 새로운 비즈니스가 되고 있다” 고 기사는 전한다. 


이 회사에서 UX Writer 가 하게 될 일은

사용자와 채널 발견

문제정의와 해결방안 강구

사용자 관점의 쉽고 간결한 글쓰기

교차검수 및 테스트 


와이어링크의 박종우 이사는 디지털 타임즈에 국내 기업의 UX Writing 움직임에 대한 좋은 글을 실었다.  



이 기사는 UX Writing 초기에는 전문 카피라이터, 저널리스트, 테크니컬 라이터들이 쉬운 단어로 직관적이거나 추상적인 개념을 대체하는 것으로 출발했으나 UX 프로세스 내에서 텍스트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한다. 아울러 사용자를 위한 텍스트를 새롭게 작성하는 UX writing과 기존의 텍스트를 개선하는 UX editing 으로 세분화한다.  


이 회사는  ‘TX (Text Experience)라고 부르며  웹사이트의 텍스트 콘텐츠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일을 한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와 함께 i-AWARDS 코리아 평가 시스템에 텍스트 관련 진단 및 분석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며,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텍스트 분석도 계획하고 있다. (아래 기사 참고)



국내의 다른 기업들의 쉬운 언어 움직임을 살펴보면 사용자 중심의 언어를 적용해 온 몇몇 선도적인 디지털 분야에서 시작된 추세가 전통적으로 고객의 접근 장벽이 높았던 금융과 통신 업계로 뜨겁게 번지고 있다. 



2. SK 텔레콤

SK 텔레콤은 고객언어연구소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설립 당시 국문학과, 15~20 년 카피라이터와 작가 출신의 언어 전문가로 구성한 6명의 팀으로 시작했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답을 찾고자 연구소 소장을 신입사원에게 맡긴 점이 흥미롭다.


이 기사에서는 연구소의 역할을 

고객이 접하는 SK 텔레콤의 모든 채널에서 잘못 사용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 찾기

고객에게 발송되는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표현으로 재구성하기

로 나눈다. 


이듬해 2019년 SK 텔레콤에서는 SK 텔레콤 커뮤니이션 가이드북 ‘사람 잡는 글쓰기’를 출간했다.



이 가이드북에서 밝히는 큰 원칙은 

쉽게 쓰기

짧게 쓰기

맞게 쓰기

옳게 쓰기 

이고 뒷 부분에 언어 사전을 수록했다고 한다.  


‘사랑 잡는 글쓰기’ P16-17


국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고 국립국어원 감수를 받은 만큼 높은 수준의 언어 사용을 자랑한다. 처음 찍은 700부가 당일로 나가고,  4일 만에 2쇄를 찍어야 할 정도로 사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3. KB 국민 은행 

쉬운 언어를 향한 움직임은 금융권에서도 뜨겁다. 


아래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살펴 본 국민은행의 움직임을 보자.



위 기사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쉬운 언어의 움직임을 조직이 아닌 ‘프로젝트’로 접근한다. 국민은행에서는 ‘고객 언어’라 부른다.  이 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업무는 고객 관점에서 언어를 재정의하고, 고객의 시각에서 이해하기 쉬운 고객 언어로 순화해 나가는 것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처음에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 때 하나의 개선 요소로 정비했으나 점차 비대면 채널의 언어를 분석해 고객이 이용하기 쉬운 언어와 사용 원칙을 수립하고 이 원칙으로 고객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어 국민은행은 고객 관점의 글쓰기 원칙을 담은 ‘KB 고객언어가이드’를 발간했다.



고객언어를 개선한 후 만족도가 2 배 이상 높아졌다고 전한다. 아울러 국립 국어원과 협약을 맺고 쉬운 용어로 변환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라고 한다.  



4. 신한카드 

신한카드는 UX Writing 가이드를 제작하여 배포했다. 



바르고 쉬운 글로 고객과 ‘친절하게 소통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음의 4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바르게 쓰기

친절하게 쓰기

쉽게 쓰기

일관되게 쓰기 


아울러 주요 원칙과 각 원칙에 해당하는 적용 사례를 알려주며,  요소별, 상황별, 콘텐츠 유형별 가이드라인이 상세히 제시된다고 한다. 


한글로 된 컨텐츠 가이드라인은 공개적으로 배포되지 않아 참 찾아보기가 어렵다. UX Writing이 신생 분야라 관련 지식과 사례가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한글 언어의 실제 사례는 그나마도 유통되는 정보가 없다. 아무쪼록 이런 가이드라인을 필두로 쉬운 한글, 아름다운 한글의 상용화와 더불어 디지털 세계에 적합한 지식화가 촉진되기를 바란다.   



5. 네이버 

인터넷 초창기부터 조용하고 묵묵하게 쉬운 사용자 경험과 쉬운 언어를 내재화해 온 네이버는 전통의 강자이다. 


NHN UI/UX 랩에서 UX Writing관련한 글을 읽어 보자. 



2013년 네이버의 성과를 모아  ‘웹 기획자가 알아야 할 서비스 글쓰기의 모든 것’ 을 발간했다. 


[TECH@NHN] 웹 기획자가 알아야 할 서비스 글쓰기의 모든 것 책 출간



네이버의 테크니컬 라이터들이 이 책을 저술했다.  



우리 나라 인터넷 업계에서 처음으로 UX 연구를 도입한 기업 문화와 젋고 출중한 테크니컬 라이터들의 인도로 네이버의 쉬운 언어 문화가 발전해 온 것으로 추측해 본다.  



6. 토스

국내 기업에서 다뤄 볼 마지막 회사는 UX Writing 폭풍의 한 가운데에 있는 토스이다. 

토스의 UX Writer 김강령님의 인터뷰를 보자. 



이 인터뷰에서 토스 UX Writing의 목표는 토스에서 제공하는 40 개의 서비스를 한 사람이 말하는 것 같은 라이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한 실천 사항들로는


고객이 더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안내

토스에 대해 더 좋은 마음이 들게 하기

동료들과의 협업 효율을 높이기

라고 전한다. 



토스의 라이팅 원칙은  


사용자 중심의 정보

잡초 제거

EASY TO SPEAK(단순히 쉬운 언어와는 다른 차원이 있는 듯하여 영어 그대로 쓴다)

일관성 유지하기


잡초제거라는 원칙이 재미있다.  


디지털 세상이 ‘쓰레기로 덮였다(아일랜드 컨텐트 전략가 제리 맥거번의 표현에 의하면)’고 가정해 볼 때 ‘잡초 제거’라는 표현은 simple, concise보다 더 큰 맥락을 제공한다. 단지 ‘짧게’ 쓰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두기, ‘불필요한 것 버리기’, ‘언어 환경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만들기’와 같이 차원 높은 사고를 촉진한다. 


UX Writer가 없어도 라이팅 논의가 가능하도록 라이팅에 강해질 수 있는 비전을 품고 있고, 이를 위해 다른 팀과 협업하여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제품의 목적은 ‘zero jargon’ . ‘금융을 쉽게’ 라는 토스 전체의 사명과 어우러지는 언어 팀의 구체적인 비전을 잘 반영한다. 


토스는 쉬운 언어의 필요성을 알고는 있으나 오랜 관성으로 깨지 못하던 전통 기업들의 관행을 ‘정말 소비자 중심적인 언어로 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겠구나’하는 시대적 위기감을 던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언어적 발전에 엄청난 자극을 준다. 핀테크 역사와 함께 UX Writing 역사에도 길이 남지 않을까.  



번외. 국립국어원

이 모든 것의 바탕은 한글의 디지털화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쉬운 언어에 대한 연구와 데이터가 디지털 세계에 맞게 가공되지 않으면 이 모든 움직임은 개별적인 시도로 끝나게 될 것이다.


국립 국어원은 세종계획이라 불리는 국어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AI 제품에서 자연스러운 언어가 구현되려면 한글의 데이터화가 필수이다. 한글 데이터를 ‘말뭉치’라 부르는 것 같다. 비용과 인력과 사례가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나 업계의 리더들이 모여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점에 큰 박수를 보낸다. 


국어 사전처럼 수준별, 유형별, 상황별 우리말을 쉽게 찾아내고, “기쁜 톤으로 말해줘~”, “슬픈 톤으로 말해줘”와 같은 명령에 척척 모범 문장을 뿌려 대는 똑똑한 날이 올 것이 기대된다.  



UX Writing 조직의 발전 전망

쉬운 언어 캠페인은 영국에서 어려운 법률 용어 때문에 정작 법률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시민이 법률에서 소외된다는 시민 단체의 움직임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법률과 공공 용어를 순화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으로 발전했다. 쉬운 언어를 강제하는 법률과 이를 연구하는 정부 조직을 두면서 공공 기관과 문서의 의무 사항일 정도로 쉬운 언어에 대한 추진력이 강하다. 한국은 국립 국어원의 외래어 순화, 쉬운 우리 말 쓰기와 같은 유관 분야의 노력과 함께 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처음에는 UI에 올라간 글자를 쉬운 언어로 바꾸는 단편적인 작업에서 시작했지만 토스가 선도한 것처럼 쉬운 언어와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이 제품 경쟁력에 필수라는 인식(위기감)이 생기면서 점차 인력, 조직, 활동을 넓히고 있다. UX Writing의 인식이 깊어짐에 따라 고객 경험, 한글 지식, 디지털 문법의 이해, 데이터와의 연계,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가이드, 조직적 협업 체계, 새로운 디지털 컨텐츠 등으로 분야가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선도적인 몇몇  뛰어난 디지털 기업과 제품 리더, 디자이너들이 이끄는 초기 시장이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수십 년에 거쳐 발전시킨 분야 쯤이야 1/10 로 그 기간을 단축 시켜 버리는 우리 나라 기업의 경쟁력과 한국인의 우수성을 보자면 조만간 UX Writing 분야, 인력, 지식, 문화가 꽃피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 국내 많은 기업들이 UX Writing 팀을 운영중이라고 하는데 소식도, 자료도 구하기가 참 어렵네요. 잘 아시는 분들 제보해 주시면 제가 보답으로 업계 현황을 계속 업데이트해서 배포할게요.  제가 알기로 국내 UX Writer들이 다른 조직에서는 어떻게 일하는지를 매우 궁금해 하고 있으나 소식을 알지 못해 답답해 하는 실태라고 해요. 


– 또 하나의 간절한 바램은 기업에서 배포한 위의 가이드북을 너무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국내의 언어, 카피 브레인들이 모여서 펼친 작업물을 소수만 볼 수 있다니 애석해 죽을 지경입니다.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너무너무너무 감사하겠습니다.  



UX Writing Lab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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