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디코드 박종석 COO님 인터뷰
“프리오더? 그게 뭐예요?”
불과 3년 전 프리오더(Pre-Order)는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단어였다. 그리고 2021년, 소비자들은 더 이상 명품을 백화점에서만 찾지 않으며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 소비를 선호함에 따라 명품 커머스 플랫폼은 점차적으로 성장하였다. 이 중심에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을 새로운 패러다임 ‘프리오더’ 로 이끈 디코드가 있다.
프리오더 서비스는 패션업계의 재고문제 해결과 소비자의 신제품 가격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이다. 국내 최초로 프리오더를 도입한 디코드, 그들의 차별적인 서비스와 그에 따른 마케팅 기법을 디코드의 박종석 COO님으로부터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디코드에서 CMO 직책을 담당하다 올해부터 COO로 직책을 변경하여 업무를 하고 있는 박종석입니다. 디코드는 유럽 럭셔리 제품들을 프리오더 중심으로 판매하는 커머스 플랫폼입니다. 국내에서는 선도적으로 ‘프리오더’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지금 단계에서의 마케터 역할은, 저희가 취급하고 있는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저희의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성장을 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기존에 니즈가 있는 고객들에게 먼저 서비스를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 성장세가 지속이 된다면, 몇 년 내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시장 개척은 결국 소비자들의 ‘소비 생활 패턴’을 바꿔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마케터는 단순히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 아닌, 고객들이 기존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소비 생활 패턴’을 경험하게 하고 새로운 소비 생활 패턴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것이 역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리오더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처럼,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 배송일 이전 최대 6개월에서 짧게는 2개월전에 오더를 하는 모델입니다. 소비자는 배송 기간이 길어지는 대신, 기존 제품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또한 신상품을 가장 먼저 구매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고객이 기존 제품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이 부분은 제조사 입장에서 바라보면 의외로 쉽게 풀립니다. 제조자 입장에서 물건을 제조할 때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이 바로 ‘재고’ 입니다. 제품을 생산하였는데 팔리지 않아서 재고가 되면 기존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를 하거나, 그래도 판매가 되지 않을 경우 제품을 소각해버리며 손실을 입게 됩니다. 프리 오더는 제조사 입장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재고’ 문제를 해결을 하기 위해, 제품이 생산되기 전 미리 제품을 주문을 진행합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재고’ 부담 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재고’문제를 해결해주는 대신 제품 가격을 기존 제품 보다는 다소 저렴하게 공급을 하게 됩니다. 특히 단가가 높은 제품일수록 이 ‘재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들 중심으로 이런 프리오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상품에 대한 니즈도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신상품 출시 전략에도 도움이 되고요. 프리오더는 결국 제조사 입장에서는 ‘재고’문제 해결과 신제품 출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모델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제품을 빠르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배송기간” 자체를 페인 포인트로 느끼지 않게끔 만드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명품을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를 타겟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인터넷 쇼핑 라이프스타일이 하루 배송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디코드의 패션 제품은 새로운 계절이 시작하기 전에 미리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어요. 그렇다면 배송기간은 페인 포인트로 느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안심할 수 있도록 제품 생산과정이나 검수, 배송 시작 등의 중간과정을 명료하게 트래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프리오더’모델 자체는 생소하기도 하고, ‘새벽 배송’으로 대표되는 최근 소비 패턴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의 소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잘 소개하고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클래식 명품 브랜드의 고단가 제품을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내부 재구매율 추이의 경우, 한번 저희 서비스를 경험한 분들의 재구매율이 타 커머스 플랫폼 대비 20% 높은 수준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 지표로 소비자들이 프리오더 구매에 만족을 한다면 부담을 느끼지 않고 다른 제품으로 재구매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신규 첫 구매에 초점을 맞추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디코드 내 비즈니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프리오더는, ‘커머스 플랫폼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일까?’ 를 고민하는 도중에 나온 모델입니다. 결국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이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다 보니 프리오더 라는 모델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프리오더 마케팅을 진행할 때는 저희가 처음에 고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 할 수 있다 라는 포인트로 마케팅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현재 취급 중인 브랜드 중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메종 마르지엘라, 아미, 메종키츠네. 셀린. 톰브라운. 구찌 등100여개의 브랜드가 있습니다. 브랜드 확장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럭셔리 카테고리 브랜드에서는 프라다, 펜디 등의 클래식 브랜드와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miista, redone과 같은 해외 라이징 브랜드 2가지 방향성으로 나누어 확장을 진행 중입니다.
해외 직구가 아니면 구매할 수 없고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는 브랜드들을 확장 하려하기에 큰 허들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통 패션 플랫폼을 생각했을 때 트렌드가 중요한데요, 그래서 중고가의 라이징브랜드를 추가하고 이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최근, 여러 기업에서 프리오더를 도입하여 진행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흐름이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프리오더라는 구매 방식은 소비 패턴 자체를 바꿔야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진입하는데 어느정도 장벽이 있기 때문인데요, 여러 기업에서 프리오더를 도입하면서 이런 소비 패턴을 경험하신 고객분들이 많아지고 있어 시장 자체가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저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고 해도 시장 자체가 성장하지 못하면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지만, 이런 시장 상황에서 저희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앞에서도 말씀드린 프리오더의 본질에 집중한 ‘좋은 제품’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프리오더 모델은 경쟁업체도 충분히 도입을 할 수 있는 모델로, 결국에는 프리오더를 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는 ‘얼마나 좋은 제품’을 프리오더 모델로 판매를 할 수 있느냐가 점유율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아직까지는 해당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을 유지하고 있고, 프리오더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진행 예정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은 내부에서 준비 중입니다.
전사적으로 매출에 있어 작년 대비 3배 이상 성장, 최소 2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또 현재는 패션으로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프리오더로 구매할 수 있는 식품, 가구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마케팅적으로 가장 큰 도전은 브랜딩이에요. 어떤 가치로 알릴 지, 그리고 어떻게 표현할 지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 올해부터 독일 물류 산업을 시작해 물류 이슈를 줄이고 글로벌적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결국 지금 디코드는 패션 중심 커머스지만 프리오더라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보고 싶은 비전을 갖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몇 년 후에는 조금 단가가 있지만 소비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소비자들이 먼저 디코드에서 찾아보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최근 패션시장의 변화의 키워드는 ‘코로나’와 ‘환경’ 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많은 의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거의 모든 패션 업체가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대두되던 디지털 판매의 중요성이 코로나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도 디지털 판매를 시작하면서 이제 어떠한 브랜드도 디지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키워드인 ‘환경’은 ‘재고’ 문제와 직결됩니다. 패스트패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재고가 빠르게 증가하며, 재고처리 문제가 계속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버려진 옷으로 다시 옷을 제작하는 등의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들도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브랜드가 이런 ‘재고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흐름이 오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런 변화되는 환경을 볼 때 결국 저희 회사가 가고자 하는, 디지털 판매 & 프리오더 이 2개가 패션 시장의 미래 키워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디코드의 비전에 대해 확신이 있고 점차 증명해 나가는 중입니다.
명품 서비스부터 다양한 질 높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까지 확장해 전문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는 디코드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