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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Mar 22. 2021

구매보다 ‘구독’하는 MZ세대,
이커머스 마케팅 3단계

김용태의 머니타이제이션

  좋아하는 장르만 추천해 주니까 영화 찾을 시간이 줄잖아요
– 21세, OTT 서비스 구독자

광고 SKIP 버튼 기다릴 시간에 플레이리스트 한 곡 더 듣는 게 낫죠– 18세,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

구독(購讀: 구하여 읽다), 일정 기간 요금을 지불하고 책과 잡지 등을 받는 소비 형태를 일컫습니다. 2021년, 구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일상적인 용어로 자리 잡았는데요. 구독이 불가했던 제품 및 서비스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이용자의 인식도 변화했기 때문이죠. 저작권에 대한 인지가 미미했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네이티브 MZ세대는 콘텐츠를 누리기 위해서는 합당한 지불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지난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더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답한 MZ세대의 비율은(10대: 78.4%, 20대: 73.7%, 30대: 71.4%) 다른 세대보다(40대: 52.3%, 50대: 61.8%, 60대: 52.8%) 현저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재밌는 건 소비력이 가장 낮은 Z세대가 구독에 가장 진심이라는 겁니다. 용돈을 쪼개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구독은 포기 못 하는 이들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구매 대신 구독하는 MZ세대 


유튜브 프리미엄


• 취향 아카이브

“OO님을 위한 추천작” 넷플릭스가 최고의 OTT 플랫폼으로 성장한 데에는 알고리즘의 덕이 컸습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플랫폼 내 영화의 75%가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됩니다. 구독이 정액제를 넘어 취향의 개념을 포용하고 있는 거죠. 이용자는 플랫폼을 통해 내가 소비한 콘텐츠를 분류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제안받습니다. 어찌 보면 취향을 발견하고 정립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거죠. 신선하고 쿨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나의 취향을 드러내기도 하고요. 밀리의 서재를 구독한다, 학구적인 이미지가 풍겨오지 않나요? 꽃을 구독하는 이는 감성적으로 느껴집니다. 


• Very Important Person

유튜브 프리미엄의 런칭을 기점으로 구독 서비스는 일반 회원과 ‘VIP 회원’을 구분 짓는 기준이 됐습니다. VIP 회원에게는 불필요한 관문을 프리패스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죠. 이전 세대 중 일부는 ‘광고 몇 초 보고 무료로 볼 수 있는데 굳이 돈을 낸다고?’라며 고개를 갸웃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볼 건 넘치고 할 건 많은 MZ세대에겐 그 시간조차 경험으로의 직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일 뿐이에요. 


• 나심비 추구

나심비란 소비의 중심을 ‘나’에 맞춰 불필요한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입니다.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편리미엄’이나 가성비보다 만족도에 초점을 둔 ‘가심비’를 아우르죠. 나심비를 추구하는 이들은 자기만족을 위해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듣고 보는 콘텐츠뿐 아니라 입고 먹고 쓰는 제품 및 서비스도 구독 대상입니다. 반복 구매 신청이 필요 없는 데다 운반에 필요한 노력을 대폭 줄일 수 있으니까요. 


구독 서비스의 현황과 장점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


2016년 25조9천억원이었던 국내 구독 경제 시장은 지난해 54% 증가한 40조원(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을 기록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올해 전 세계 구독 시장이 600조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고요. 기업이 구독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화했습니다. 제품 및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던 ‘패키지’의 개념을 넘어선 건데요. 자사 시스템을 전면 개방하고, 이용자가 그 안에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포털 두 곳의 네이버플러스 연간멤버십이나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가 그 예죠. 양사가 구독 서비스로 잘 구축한 생태계를 매듭짓고 있다면, 이곳은 구독이라는 그물을 던져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추정 기업가치 55조 2천억원을 기록한 ‘한국판 아마존’ 쿠팡입니다.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이커머스 사업으로 도약한 쿠팡은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라이브커머스 ‘쿠팡라이브’, OTT ‘쿠팡플레이’ 등을 통해 거대한 플랫폼을 꾸리고 있습니다. 쿠팡이 경쟁사보다 월등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구독 서비스의 역할이 컸습니다.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은 매달 2천9백원을 내면 로켓배송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인데요. 1,485만 활성 고객 중 무려 32%인 약 475만 명이(2020년 12월 기준) 여기에 가입했습니다. 구독료로 인한 고정 수입도 상당하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효과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 고객 Lock-in & 객단가 상승

2019년 쿠팡이 로켓와우 멤버십을 시작한 이래 가입자 구매액 증가폭이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2016년에 첫 구매를 한 고객은 2017년에는 첫해 구매액의 1.37배, 2018년에는 1.8배를 썼는데요. 2019년에는 2.7배, 지난해에는 3.5배를 썼습니다. 로켓와우 회원의 구매 빈도는 일반 가입자의 4배 이상이고요. 구독료 이상의 가치를 얻고픈 회원의 잔류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비도 덩달아 커지는 거죠.


• AD ID 확보 & 마케팅 최적화

기업에 로열 오디언스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첫째, 수요와 매출을 좀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둘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할 가이드라인이 생깁니다. 셋째, 축적한 AD ID를 통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용이합니다. 그에 앞서 고민할 부분이 로열 오디언스를 분류하는 기준입니다. 구매력이 있고, 활발한 인터랙션을 보이며, 잔존율은 높고 이탈률은 낮은 이용자. 쿠팡의 경우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으로 모수를 설정하게 되겠죠. 


• 활발한 교류 & 구매 전환율 상승

구독 회원의 경우 큰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꾸준히 구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품의 구매자이자 서비스의 이용자이기 때문에 플랫폼 개선을 위해 활발한 피드백을 주는 것도 개의치 않겠죠. 2차 콘텐츠 생산에도 적극적입니다. 꼬박꼬박 양질의 리뷰를 작성하고 자발적으로 이벤트를 공유하거든요. 이들의 활동은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전반적인 구매 전환율은 자연히 높아질 테고요. 



그간 국내 커머스 시장의 열쇠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형 유통사가 쥐고 있었습니다. 거대 자본으로 물류를 컨트롤하면서 접근성을 갖춘 매장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왔으니까요. 수백 평의 매장이 스마트폰에 들어오고, 손가락으로 스와이핑하는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이 시장도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자체 라이브 커머스와 간편결제 시스템을 갖춘 플랫폼이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면서 무게 중심이 옮겨졌거든요. 실제로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의 시가총액 합계는 쿠팡의 55조원에 못 미치는 12조6천억원에 머물렀습니다. 오프라인 기업들이 앞다투어 온라인 플랫폼과 손잡고 디지털라이제이션을 꾀하는 이유도 여기 있을 겁니다. 


구독 서비스 활성화는 이커머스가 나아갈 길입니다. 시작은 경쟁력 확보에서 출발합니다. 적합한 카테고리를 선정하고, 차별성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주력 사업에서 일정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면, 플랫폼으로서 영역을 넓혀가야죠. 누차 강조했듯 관건은 고정 고객인 구독 회원 확보에 있고요. 쿠팡, 네이버, 카카오 등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퍼블릭 커머스 플랫폼의 가능성은 아마존의 성공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이 2004년 출시한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은 전 세계 17개국에서 1억 5천만 명의 가입자와 21조원의 연회비를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아마존의 4분기 매출은 1,244억 6천만 달러, 한화 136조 8천억입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소비의 중심을 ‘나’에 맞춰 불필요한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디지털네이티브 MZ세대, 구매보단 구독을 선호하기 시작하다.

기업이 구독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화! 패키지 제공을 넘어, 이용자가 인프라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자사 시스템을 전면 개방하는 추세.

고객 Lock-in으로 객단가를 높이고, AD ID 확보로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 수립이 가능해짐. 이는 곧 전반적인 구매 전환율 상승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커머스의 미래는 구독 서비스 활성화에 있다.


김용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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