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타트업 대표의 적정 수면 시간은 얼마?

by Mobiinside

사업을 하면서 내가 고집하는 원칙이 하나 있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술에 취한 채 의사 결정을 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큰 규모의 조직 리더라면, 이로 인해 야기되는 사업적 손실은 실로 어마어마할 수 있다. 그 원칙은 바로



7시간 이상 자지 못했다면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


내가 항상 품고 있던 의문이 있다. 과연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하루에 몇 시간씩 잘까? 한때, 잠을 많이 자는 것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이 있었다. 그리고 잠의 중요성에 대해 무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문헌 조사를 거쳐 잠을 자지 않고 일하는 것이 내 회사를 망치는 길임을 깨달았다.




%EC%9D%B4%EB%8C%80%ED%91%9C1.png



지금은 매일 7시간씩 자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는 9시간 가까이 잔다. 만성 피로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던 20대 초반과 비교하면, 오히려 나의 두뇌 활동이 더 활발해진 것 같다. 같은 얘기를 들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떠오른다.



10일 연속으로 6시간씩 잤다면 당신은..



CNN에서 201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신이 하루에 4~5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않았다면 당신의 업무 성과는 술에 취한 채 일하는 사람의 그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10일 연속 하루 6시간씩 잔다면, 그다음 날 11일째에 당신은 마치 그 전날 밤을 꼬박 새우고 온 사람과 비슷한 업무 성과를 낸다고 한다.

잠 연구원인 Christopher Barnes는 Washington’s Foster 대학교에서 경영 관리를 가르친다. 왜 경영학 교수가 잠에 대해 연구할까? 그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관리자급은 직원들을 더 혹독하고 비인간적으로 대한다고 밝혔다.



%EC%9D%B4%EB%8C%80%ED%91%9C2.png



4당 5락?! 제프 베조스는 8시간


이쯤 되면 수면의 중요성은 충분히 어필한 것 같으니 유명 CEO들의 수면 시간에 대해 알아보자.



제프 베조스(전 아마존 회장) – 8시간


The Economic Club of Washington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최소 8시간을 잔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회사의 고위 임원으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은 실무를 직접 처리하고 하루에 수십 건의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아이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회사의 생사가 달린 2~3개 정도로 극소수지만 아주 중요한 의사 결정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 잠을 줄이는 것보다 수면 시간을 늘려 사고력과 에너지를 늘리는 것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물론 아마존이 스타트업이었을 땐 매일 8시간씩 자지 못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가 일정 궤도에 오르고 난 뒤로는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당신이 잠을 줄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기 전날은 더더욱 안 된다. 스타트업의 실행력이 필요할 때는 잠을 좀 줄여도 되겠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땐 수면 시간을 늘려 총명한 두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나의 제1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EC%9D%B4%EB%8C%80%ED%91%9C3.png



다니엘 그로스(전 YCombinator 파트너) – 8~9시간, 알람 시계 X


내가 본 스타트업 CEO 중 가장 수면에 집착하는 사람은 다니엘 그로스이다. 그는 Cue라는 스타트업의 설립자이다. 그는 2013년 Cue를 애플에 매각했는데, 약 400억~500억 정도의 가치로 예상된다. 그런 그가 2년 전 Y Combinator의 Startup School 강연에서 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Y Combinator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한 창업자들에게 말한다. 하루에 8~9시간 자는 것을 절대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고. 심지어 숙면을 위한 안대 사용과 가습기까지 추천을 해주는 거로 보아 수면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영양제 형태로 따로 구매해서 복용한다고 한다.


* 한국에서 멜라토닌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됨. 통관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직구가 불가능하며,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없음



%EC%9D%B4%EB%8C%80%ED%91%9C4.png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그 역시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알람 시계를 꺼버리고 잔다고 한다. 나도 거의 매일 알람 시계를 꺼 놓고 잔다. 자연스러운 나의 생체 리듬에 맞게 잠에서 깨면 하루 종일 높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할 수 있다.



수면 부채


필자는 개인적으로 최소한 7시간은 자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각자 생체리듬과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적정 수면 시간은 다를 것이다. 그러니 매일 수면 시간을 체크하며 적절한 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C%9D%B4%EB%8C%80%ED%91%9C5.png



적정 수면 시간을 찾았다면 꼭 지키길 바란다. 부족한 수면은 부채와 같아서 내 몸에 계속 쌓여있다. 우리가 대출을 받으면 은행에서 이자를 받아 가는 것처럼, 수면 부채 역시 다양한 형태로 이자를 받아 간다. 그것이 생산성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 예민함, 우울감이 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절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수면 부채는 수면 의학계에서 쓰는 정식 용어이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수면 시간을 늘려보자. 스트레스와 예민성이 줄어들어 팀원들과 더 좋은 관계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향상된 생산성과 의사 결정 능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표는 재택근무중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88x3112.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9CM도 무신사랑 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