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바일 인사이트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얼마 전 토스증권이 획기적이지만, 획기적이지 않은 이벤트 프로모션을 하면서 소위 대박을 터뜨렸는데요. 그 이면에 어떤 배경들이 있는지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단독] 예상외 인기에… 토스증권, 주식받기 이벤트 조기종료 검토
토스증권, 한 달 만에 200만 계좌 돌파…주식선물 마케팅 ‘대박’
저야 뭐 항상 핀테크, 금융 쪽에 눈을 돌리고 있다 보니 토스, 뱅크샐러드와 같은 유명 핀테크 기업의 움직임에는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데요. 때마침 최근 진행된 토스증권의 프로모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토스가 하는 이벤트마다 어떻게 이렇게 대박이 연속되는지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위 링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14일 하루에 50만이 들어오면서 프로모션으로 100만 달성을 알린 지 이틀 만에 200만 계좌를 달성한 것을 보면, 결국 3일 사이에 바이럴에 바이럴이 더해지며 150만 계좌가 만들어졌습니다.
토스증권 이벤트를 간단히 설명하면, ‘토스증권 계좌를 만들면 주식을 하나 주겠다’입니다. 그리고 그 주식은 몇천 원부터 몇십만 원까지 다양한 국내 22개 주식 중 하나를 증정하는 형태입니다. 생각보다 워낙 단순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서도 충분히 많이 하고 있죠.
그렇다면, 왜 토스가 하면 이벤트가 터지고, 다른 증권사가 하면 터지지 않을까요?
주식 투자를 할 때 가장 어려울 때는 언제일까요? 차트 분석할 때? 수익률에 따른 익절매 시점을 고민할 때? 가장 큰 허들은 바로 주식 계좌를 만드는 순간입니다. 실제로 클럽하우스에서 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자신이 주식투자를 그동안 하지 못한 이유를 바로 계좌 개설이 너무 어려워서라고 했죠.
토스라는 서비스를 깊게 이해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토스는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서 만드는 것이 모든 서비스의 플로우 안에 녹아 있습니다. 토스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송금 서비스 또한 텔레뱅킹이나 폰뱅킹으로 너무 어려운 부분을 손쉽게 만드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죠.
수많은 증권사 계좌 개설 이벤트의 치명적인 단점은 아무리 좋은 상품이 걸려있다 하더라도 그 상품을 받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증권사의 MTS 앱만으로 개설이 가능하지 않고, 계좌 개설용 앱이 별도로 있어야 하죠.
반면, 토스증권은 송금 서비스를 하는 기본 토스 앱의 하단 탭을 터치하고 몇 번의 자연스러운 플로우를 거치기만 해도 계좌 개설까지 이어질 수 있죠. 이런 경험은 신한금융투자와 협업해 CMA를 개설했던 과거의 케이스가 서비스 개발과 고객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벤트를 잘 기획하기에 앞서, 이벤트를 하러 들어오는 고객들의 동선을 최소화한 토스의 UX 그리고 이런 UX가 실행되게끔 만든 개발자들의 기술적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동안 계좌 개설 시 주식을 준다는 이벤트는 많았습니다. 실제로 토스증권보다 다른 증권사들의 이벤트가 훨씬 좋은 조건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또 하나의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주식을 받았을 때의 인상입니다. 이전의 주식 이벤트들은 이벤트에 참여하고 당첨된 주식이 들어오는 것을 그저 텍스트와 숫자로만 봐야 했죠.
실제로 내 계좌에 어떤 주식이 들어오는지 기다리고, 제대로 이해가 가지 않으면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제대로 당첨이 된 것은 맞는지, 언제 들어오는지에 대해 확답을 받고서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반면 위에 표시된 토스증권 이벤트의 플로우에서 보듯이 토스는 시각적으로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은 토스증권이 지향하는 ‘주린이’를 위한 주식 투자 서비스라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큰 도구가 바로 시각적 어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수많은 경고 문구나 복잡한 주의 문구들이 아니라 직관적으로 이벤트가 언제 마감되고, 이걸 내 친구에게 추천해줄 수 있고, 당첨되면 언제 들어오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또한 한 화면 안에서 표현되는 것은 나의 이벤트 당첨 정보 오로지 그것뿐이죠. 이는 바이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벤트가 시작되고 인터넷의 수많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당첨짤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는 네이버 주식을 받기도 하고, 누구는 소액 몇천 원짜리 주식을 받았다고 하며 랜덤 뽑기 게임 결과를 인증하듯 서로 인증을 이어나갔습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의 넛지라 하면 해당 화면으로 진입하는 url 링크를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의 채널에 공유하는 것에 그쳤다면, 토스증권은 이에 더해 당첨 화면 자체를 스크린샷으로 대형 커뮤니티 안에서 돌게끔 비주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바이럴 성공의 중요한 요소였죠.
토스증권은 이번에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MZ세대 비중이 높은 것을 밝혔습니다. 2030만 따져본다면 70%가 토스증권의 주요 고객이라는 것인데요. 그러나 이는 토스증권 자체가 만들어낸 힘이라기보다는, 비바리퍼블리카의 모든 서비스가 4년 전부터 일관되게 2030이용자의 분포가 70%로 구성됐기 때문입니다.
토스라는 강력한 2030금융 플랫폼을 끼고 있는 상태에서 2030이 혹할만한 이벤트를 했다는 것이 이벤트 성공의 주요 요소겠죠. 오히려 체리피커들이었다면, 타 증권사들의 높은 당첨 확률과 고액의 보상 이벤트를 쫓아다녔겠지만, 이벤트 – 당첨 – 인증의 플로우 안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만든 것은 자신들이 보유한 고객들을 제대로 취향 저격했다는 것입니다.
이승건 대표가 클럽하우스에서 꾸준히 말했듯이 토스증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린이’를 타깃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토스증권 서비스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분이 리뷰해 주셔서 보탤 것이 없지만 서비스 내 문구에 대한 UX 라이팅이나 주식 종목 정보 제공에 대해서도 워낙 단순하게 표기한 것은 ‘주린이를 위한 주식투자 서비스’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죠.
이렇게 많은 주린이들의 계좌를 만든 토스의 넥스트 스텝은 해외 주식과 파생 상품으로 넘어갈 것입니다. 해외 주식 거래가 더 많은 수수료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고, 금융을 더 어려워하는 주린이들을 위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동 투자도 준비하겠죠.
세간의 관심을 많이 끌고 있는 토스증권이지만, 과연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황금 거위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브로커리지 수익과 운용 수수료 수익이 주된 금융투자업계에서 고액 자산가를 끌어들이지 않고 only MZ세대만으로 어디까지 키워낼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글쓰는 워커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