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심상용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미국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배우 및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팝스타의 1년 수익은 상상을 초월하니다. 걸어다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유명 연예인(또는 셀럽)들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에서는 배우, 가수, 스포츠 선수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다양한 벤처캐피털과 투자 펀드를 찾아볼 수 있죠.
대중에게 사랑받는 유명인으로써 충분한 수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연예인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스타들의 투자활동을 통해 유명인과 스타트업 사이에 연관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최근 비욘세는 그녀의 매니지먼트사와 함께 스타트업인 ‘SideStep’에 약 1조원을 투자했습니다. SideStep은 모바일 커머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연예인 관련 기념품을 모바일 앱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콘서트에 참여한 팬들은 대기줄을 기다릴 필요없이 모바일로 실시간 결제하고 상품을 수령할 수 있죠. 기념품 판매는 콘서트의 부가적인 비즈니스인데, 이를 모바일 기술로 확장해준 셈이죠.
해외 스타들은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매니지먼트 회사가 스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만, IT 관련 기술력은 부족하죠. 스타트업에 투자함으로써 기술적 약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타트업은 스타의 인지도를 통해 서비스 홍보 및 사용자를 확보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토크쇼 진행자로 유명한 ‘엘런’은 워너브라더스와 함께 2015년 ‘Ellen Digital Venture’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TV 프로그램을 디지털화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과 게임 부문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들이 선보인 모바일 게임 ‘Heads up!’은 앨런쇼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해외 스타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목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미국에 유명 록밴드인 ‘Linkin Park(린킨 파크)’는 ‘Machine Shop Venture’를 설립하고 린킨 파크의 브랜드와 대중을 연결할 수 있는 기술 및 디자인 관련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015년 4월에 설립되어 ‘Lyft(공유 자동차 서비스)’, ‘Blue Bottle Coffee(스페셜티 관련 서비스)’, ‘uBeam(무선 충전 서비스)’, ‘Robinhood(증권거래 서비스)’, ‘Shyp(배달관련 서비스)’ 등에 투자했습니다.
파격적인 패션으로 유명한 팝가수 ‘레이디 가가’는 2012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해주는 스타트업 ‘Backplane’에 투자했습니다. Backplane의 기술을 이용해 레이디 가가와 관련된 정보와 이미지를 공유하고 팬들간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Little Monster'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팬들과 연대를 강화하려고 시도했죠. (Backplane은 레이드 가가를 통해 빛을 보는 듯 했으나, 최근 사업적 위기에 놓여있다고 합니다.)
치열한 경쟁은 모든 곳에 존재합니다. 글로벌 스타로 유명세를 떨쳐도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그들은 점점 잊혀지게 되죠. 미래를 위해 현재에 투자를 하는 셈이죠. 물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다른 투자보다 위험성은 높지만, 스타업이 성장했을 때 보상은 배가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리더 ‘Bono’는 2004 사모펀드 ‘엘레베이션 파트너스’를 설립하고 2009년 페이스북에 약 1200억원(8600만 파운드)을 투자했습니다. 대신 지분 2.3%를 확보했죠. 이후 2012년 페이스북은 상장에 성공하며 매년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영국 언론은 ‘엘레베이션 파트너스’가 보유한 페이스북의 지분 가치가 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덕분에 Bono의 지분 가치도 약 1조6000억원(15억 달러)까지 증가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농구선수 중 한명인 코비브라이언트는 지난 8월,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벤처 투자자로 전향했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만난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제프 스티벨’과 2013년부터 15개 업체에 투자를 진행했는데요. 앞으로 100만 달러 규모 벤처캐피털사인 ‘브라이언트 스티벨’를 통해 미디어 및 데이터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 관련 기사: NBA 은퇴한 코비 브라이언트, 벤처 투자가로 변신(연합뉴스)
우리에게 '아이언맨'으로 익숙한 로버트다우니 주니어도 ‘Team Downy’를 설립하고 투자활동을 하고 있죠. 디지털 미디어(온라인 비디오, 게임 등)와 관련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에쉬튼커쳐, 저스틴 비버, 레이드 가가, 스눕독, 마돈나, MC해머 등이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The 10 Top Celebrity Startup Investors(Inc.com)
놀라운 사실은 스타트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곁을 지키는 매니저들의 활약입니다. 레이디 가가 매니저 출신이자, 매니지먼트 회사 'Atom Factory'의 대표인 ‘Troy Carter’는 Uber, Washio, Songza 등 26개 기업에 29번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연예 기획자로 유명한(저스틴 비버를 발굴) ‘Scooter Braun’은 투자회사인 SB Projects를 설립하여 VIVE, Omni 등 21개 기업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유명인들의 스타트업 투자 열풍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안젤라 베이비, 자오웨이, 리빙빙 … 스타트업 투자자로 나선 여배우 3인방(플래텀)
할리우드 배우 '제시카 알바'는 배우이자 스타트업 창업가로도 유명한데요.(최근 유니레버는 제시카 알바가 설립한 '어니스트'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싱어송 라이터 'Hu Yanbin' 또한 직접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습니다.
Hu Yanbin은 영상으로 보컬, 피아노, 기타 등을 배울 수 있는 음약 교육 앱 'NewBrand'를 출시했습니다. 중국의 유명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Youku(요우쿠)'로부터 약 16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습니다.
'Hu Haiquan’과 'Chen Yufan’으로 구성된 남성 보컬 밴드인 ‘Yuquan’은 디지털 기술에 관심이 많은데요. 2013년 공개된 앨범은 USB와 모바일 앱으로 발매하기도 했습니다.(모바일 앱 앨범은 스트리밍 해드폰인 'VOW'에 사전 설치되기도 했죠.) 이 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사 ‘Dragons Summon’과 웨어러블 제조사 ‘Tomoon’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Li Bingbing', 'Ren Quan', 'Huang Xiaoming'로 구성된 벤처캐피털 'Star VC'는 2014년 설립되어 뉴미디어, 모바일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014년 동영상 앱인 'Miaopai'(5000만 달러)와 2015년 대출 서비스 'Rong360'(1억5800만 달러)에 투자했습니다.
* 관련 기사: Chinese Celeb Investors Betting on Tech Startups(Technode)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대한민국 스타는 누가 있을까요?
2012년 영화 배우 '김래원'은 인테리어, 가구, 패션 등 큐레이션 쇼핑 서비스 '디블로'에 엔젤로 투자했습니다. (2013년 이후 '디블로'의 행적을 찾아볼 수 없네요.)
배우 류승룡은 2014년 여준영 프레인글로벌 대표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에 소액으로 분산 투자를 진행하고 마케팅 및 경영관련 조언 및 필요에 따라 배우 류승룡이 광고 모델로 출연한다고 밝혔죠. (2014년 스타트업 펀드 관련 자료가 보도된 이후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습니다.)
배우 배용준은 국내 스타트업 소식에 종종 등장하는데요. 2015년 배우 배용준이 최대 주주로 있는 엔터테인먼트사 '키이스트'는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하는 '더벤처스'에 15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투자 금액 중 5억원은 개인명의로 참여했죠.
배용준은 2015년 홈클리닝 O2O 기업 '와홈'에 스파크랩, 매쉬업앤젤스, 패스트트랙아시아와 함께 1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문화창조벤처단지가 스타트업 중국진출을 위해 진행한 'celDemoday/IR' 행사에서 가수 길과 프라이머리는 중국 시장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 피칭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푸른고래 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하고 가상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유명인의 투자는 세간에 주목을 받습니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은 투자금 확보, 홍보, 이용자 확보 등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스타트업 자체적으로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고,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겠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과 활성화를 위해서 해외 사례처럼 언젠가 GD, 박보검, 아이유, 수지, EXO 등 유명인들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날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