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연봉을 얼마나 올려줄 것인가? 누구에게 보너스를 얼마 줄 것인가? 이런 질문은 경영자 입장에서도 고민이고, 직원에게도 민감한 주제다. 아직 나는 평가/보상 제도를 세팅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한창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이 글은 정보를 전달하는 아티클이 아니라,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공유하는 에세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사람을 대하는 업무들은 이런 ‘고민 과정’을 서로 나누고 듣는 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창 스터디하고 있는 학습자의 입장에서 적었다. 이 글에 동의할 필요도 없고, 틀리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생각을 나눠주셨으면 좋겠다. 고민 좀 같이 나눠주시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것 같다. 나의 평가/보상에 대한 고민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흘러왔다.
너무 빨리 고민할 필요도 없고, 너무 늦게 고민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빡세지 않은 스타트업을 본 적이 별로 없다. 보통 적은 인원으로 큰 임팩트를 내려다보니 급여에 비해 업무량도 많고 강도도 빡세고 속도도 빠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 성과를 내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 성과를 구성원과 나누려고 한다. 더 뛰어난 인재를 모시기 위해서라도 일 잘하는 사람에게 많은 보상을 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보상 체계는 회사가 돈을 벌어서 성과를 나누기 전에 세팅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일 잘하는 사람에겐 더 많이 보상해야 하는데, 누가 일 잘하는 사람인지 회사의 기준을 미리 공유해 놓지도 않고 보상 규모도 미리 이야기해 놓지 않았다면 구성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지금 와서 저 사람한테만 많이 준다고? 알았으면 나도 저렇게 했지!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이나 다른 팀과의 협업은 잘 못하는데 영업은 잘 따와서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이 있다. 별도의 기준을 공지한 적 없이 그에게 많은 보상을 해준다면 다른 구성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 식이면 나도 독불장군식으로 다른 팀과 협력 안 하고 매출만 키우면 되는 거냐?”라며 화내지 않을까. 그러니까 평가/보상 체계는 성과가 이미 발생해서 당장 보상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오기 전에 미리 세팅해야 한다.
보상 체계 : ‘누구’한테 얼마나 어떻게 보상하겠다.
평가 체계 : 너가 그 ‘누구’인지 아닌지 기준은 다음과 같이 평가할 거다.
구성원이 납득할 만한 보상이 이루어지려면, 적어도 평가 체계가 세팅되어 한 사이클 정도를 돌려본 다음부터 보상 체계가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보상 체계는 나의 연봉과 경제적 조건, 조직 내에서의 인정, 평판 등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인데 연습게임 없이 새로운 평가 체계를 도입할 경우 불만이 터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평가 체계를 돌려본 다음에 구성원의 피드백을 반영할 경우, 평가/보상 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확연히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아, 오케이 이제 어떤 식으로 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지 이해했어.
조직마다 그 조직에서 일 잘하는 사람의 인재상은 다 다르다. 창업을 여러 번 해본 CEO라 할지라도 사업 모델에 따라, 산업의 특징에 따라, 기 채용한 구성원 조합에 따라 ‘인재’의 기준이 다 달라진다는 걸 느낄 것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앱 서비스라면 빠른 테스트와 의사결정 능력이 중요할 수 있지만, 건강/의료 서비스라면 빠르기보다는 신중하고 꼼꼼한 역량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초기 스타트업은 각자에 맞는 적절한 인재상을 수정하며 만들어간다. 그러려면 입사와 퇴사의 경험들을 쌓아야 한다. 이런 사람을 채용해보니 실제로는 어땠는지, 어떤 사람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지, 누가 성과를 내고 누구는 내지 못하는지, 이러한 사람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아야 인재의 기준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야 누가 좋은 인재인지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울 수 있으리라.
평가/보상이 왜 필요한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당위적으로 생각하면 여러 사람이 모여 성과를 냈으면, 그 보상을 나누어 갖는 것이 합당하다. 월급을 받는 것도 보상이고, 월급을 올리는 것도 보상이다. 내가 열심히, 잘했다면 인센티브도 마땅히 받을 수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게 회사에서 법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는 아니지만 당위적으로는 충분히 상호 합의 하에 기대할 수 있는 대우다.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경영 차원에서 보면 평가/보상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영 관점에서 나는 평가/보상의 필요성과 목적을 다음과 같이 보았다.
경영자는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항상 고민한다. 그중 하나는 내부 구성원들이 일을 더 열심히, 잘하게 만드는 것이다. 평가/보상은 그러한 관점에서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구성원 입장에서도 당연히 좋은 일이다. 성과물을 나누어 갖는다는데 합리적인 기준을 세워서 합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을까.
아무리 뛰어난 사람을 뽑아도 조직에는 ‘일 잘하지만 동기부여가 떨어져서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라든지, ‘일은 잘 못해도 열심히 해서 성장하는 사람’이 존재하게 된다. 만약 일도 못하는데 열심히도 안 하면 오프보딩(Offboarding), 퇴사 대상이겠다. 그러니 평가/보상의 주요 타깃은 위 매트릭스의 두 대상이라 본다. (물론 일도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을 계속 잘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보상 체계는 일 잘하는 사람이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데에 효과적이다.
평가 체계는 열심히 하지만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 잘하는 기준’이 되어준다.
평가는 보상을 위해 필수 불가결하고, 피드백은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
나는 처음에 조직에서 평가/보상이라는 전통적인 HR 용어를 쓰지 않으려고 시도했었다. 인간은 타인에게서 ‘평가’받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고 스트레스 받기 때문에 ‘평가/보상’이라는 단어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딱딱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직원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뉘앙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반대로 조직이 구성원과 협력하며 함께 성과를 내는 팀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평가/보상이 아니라 피드백/보상이라든지, 피드백/성과분배와 같은 표현으로 바꾸어 사용하려 했다. 나름 표현에 가치관과 기조를 담고 싶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평가/보상으로 돌아왔다.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피드백은 평소에도 자주 일어난다. 표현을 혼용했다가는 일반적인 업무 피드백도 ‘보상’과 연계된다고 생각되기 쉽다. 예를 들어 경영진의 가벼운 피드백이라 할지라도 ‘인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기 시작하면 직장에서의 매 순간이 살 떨리는 전쟁터처럼 변한다. 하지만 업무 피드백은 수없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분리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보상을 하려면 무언가 측정하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름만 바꾼다고 그 행위의 목적이나 성질이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표현을 다르게 해 봤자 소용이 없다. 그리고 구성원이나 CEO도 평가/보상이라는 표현에 이미 익숙하다. 그 개념과 철학은 표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기로 했다.
대신 명확하게 구분했다. 피드백은 보상과 연계되지 않는다. 피드백은 개선과 성장을 위해 하고, 평가는 보상하기 위해 한다. 평가는 합리적 보상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다.
평가당할까 봐 두려워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 낭패다.
구성원이 더 열심히, 잘하게 만들기 위해 평가/보상 제도를 만든다. 그런데 되려 평가/보상 제도 때문에 구성원이 일에 집중하는 데에 방해가 되면 문제다. 그래서 원칙과 기조를 잘 잡아야 한다. 회사에서 임직원이 느낄 수 있는 욕구를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에 빗대어 보면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겠다. 매슬로우는 피라미드의 아래 단계에 있는 욕구가 충족되면 그 상위 욕구로 나아가게 된다고 보았다.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인 보상은 연봉과 인센티브가 있다. 인센티브에 상여금이나 스톡옵션, 현물 등이 있겠다. 연봉과 인센티브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봉은 생계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며 가장 기본이 되는 전제 조건이라고 한다면, 인센티브는 추가적으로 내 공로를 인정받아서 받게 되는 보너스다. 각각이 건드리는 임직원의 욕구가 다르다.
연봉은 가장 기본적인 생계 욕구를 건드리므로 안정적인 게 좋다.
인센티브는 안전감이나 소속감보다 상위의 욕구이므로, 안전감과 소속감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
즉, 안전감과 소속감이 기본적으로 전제가 되어야 한다.
평가/보상 체계를 짤 때 안전감과 소속감을 훼손하면 구성원들이 제대로 동기 부여하지 못한다. 엄격하게 평가받을 생각에 안전감을 잃어버린 채 항상 불안에 떨 수도 있고, 옆팀과 경쟁하며 차등 보상받느라 소속감을 잃고 팀워크 없이 일할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구성원들이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전체 능률도 떨어진다. 물론 뭐든 적당히가 중요하다. 어느 정도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기도 하고, 압도적인 인센티브로 오히려 파격적인 동기부여도 가능하다. 지나치게 안전감이나 팀워크를 해치지만 않는 선이라면 말이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가치관이 중요하다.
세부적인 평가/보상 제도를 세우다 보니 위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자주 맞닥뜨린다. 어느 선까지 엄격하게 평가할 것인가, 어느 정도까지 보상을 차등하여 지급할 것인가, 평가 방식은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이런 고민들의 의사결정 기준이 되는 건 사람에 대한 가치관이다.
우리 조직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가치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 조직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의약학 헬스케어가 결합된 복합적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팀 간의 협력과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헬스케어 사업인지라 빠른 테스트나 속도 보다도 안정적이고 안전한, 전문성 있는 일처리가 훨씬 중하다. 그러니 상대평가를 강화하거나 인센티브를 너무 차등을 두면 팀 간의 협업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고, 더 큰 보상을 위한 유혹 때문에 무리한 사업적 시도가 생겨 헬스케어 사업의 안전성을 해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치관이 다른 스타트업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냥 팀워크를 강조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또 파격적인 인센티브라 해서 부작용만 있는 것도 아니다. 조직마다 다르고, 심지어 같은 조직 안에서라도 사업 단계나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할 수 있다.
어쨌든 각자의 조직 상황에 맞도록 사람에 대한 가치관, 채용 기조, 내부의 인재상, 조직의 핵심가치, 평가 기준과 방식, 보상 수준과 체계를 일관되게 통일시키면 좋다.
평가/보상 이전의 대전제는 다음과 같다.
일단 뛰어난 사람을 뽑되, 뽑았으면 곧바로 평가의 눈초리로 단점을 짚어낼 게 아니라 신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채용할 때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부족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게 필요하다. 평가/보상의 기조 또한 마찬가지다. 대상자가 부족해 보여도 그 대상에게만 안 좋은 평가를 몰아주며 손을 털지 말아라. 뽑은 사람 또한 책임이 있다.
일터에서 누군가의 단점에 집중하는 사람은 그 단점으로 사람 전체를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를 ‘단점’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조금 부족한 부분인 ‘약점’이라고 이해해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평가/보상의 기조 또한 마찬가지다. 단점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고, 약점과 강점을 구분하여 각각을 인정해주고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만든다.
동료의 단점을 ‘약점’으로 이해해준다면 그의 약점을 내가 보완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회사는 각기 다른 강점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강점으로 다른 사람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공간이다. 동료끼리도 서로를 돕고, 회사나 경영진도 구성원들이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좋다!
구성원과 조직이 서로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이 지금 조직에 근무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고, 조직의 방향과 잘 맞도록 계속 정렬(Align)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구성원이 원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게 프로젝트를 배정해준다든지, 구성원이 원하는 직급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기회를 주는 등 보상은 금전적인 보상만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구성원에게 모든 걸 맞춰줘야 하는 건 아니다. 조직 전체의 존폐와 성장에 해가 되지 않는 선택을 우선적으로 하자. 공동의 목표를 먼저 챙기되,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논리로 빠지지 않게 조심하자.
평가하고 처벌하고 보상하기보다는, 먼저 신뢰를 주고 약점을 보완하고 지원하고 협력하자. 그 기본적인 전제를 둔 뒤에 엄격하게 성과와 역량을 중심으로 우리 스스로를 가꾸자. 정에 이끌려서 봐주고 대충대충 하자는 게 아니라, 신뢰와 지원을 ‘기조’로 둔 다음에 합리적인 평가/보상 체계를 세우자. 뭐 그런 의미를 갖고 싶다.
심리적 안전과 팀워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나눌 것인가, 이를 위해 연봉과 인센티브를 다른 방식으로 나누고자 한다.
연봉 : 절대평가, 비공개, 역량평가
인센티브 : 상대평가(혹은 절대평가), 공개, 성과평가
연봉은 노동의 대가이면서, 동시에 사회경제적 지위이자 기본적인 부의 분배 방식이기도 하다. 때문에 추가적인 보상이자 인정의 의미보다는 가장 기본이 되는 생계의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연봉을 역량이나 성과에 따라 천차만별로 차등 보상하게 되면 인간의 존재가치, 혹은 노동의 가치가 쉽게 흔들리게 된다.
또한 연봉은 그 자체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더더욱 ‘나의 가치’를 드러내기엔 한계가 있다. 어떤 직군은 초봉이 OO인데, 다른 직군은 똑같은 초년생임에도 OO을 받는다. 구직시장에서의 수요 공급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고, 해당 직무의 전문성에 따라서도 큰 폭으로 차이가 난다. 비슷한 실력일지라도 연봉협상 시 ‘직전 회사의 연봉’ 또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나 자신의 가치를 온전해 드러내기에 좋은 수단은 아니다.
그러니 연봉은 비공개로 하는 게 낫다고 본다. 인간은 자기도 모르게 서로의 가치를 비교하게 되는데 연봉이라는 외부의존적인 숫자가 공개되면 단편적인 숫자만으로 서로를 저울질하게 된다. 내가 저 사람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내 연봉이 왜 이렇게 낮아야 하는지, 아무리 저 사람이 잘한다고 해도 이렇게 연봉이 많이 차이 날 수 있는 건지 등등 온갖 사념이 생긴다.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도 존재 가치에 대해서 외부의존적인 지표를 두고 의심하게 되니 일이 손에 잡힐 수가 없다. 연봉은 가족한테도 말 안 하는 게 좋다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그래서 연봉은 절대평가로 자기 자신과 경쟁하여 더 나은 모습을 추구하는 향상심을 자극하고, 서로 간에 비공개로 한다. 물론 절대평가라고 해서 보상을 적게 준다는 뜻은 아니다. 남과 비교해서 평가하지 않을 뿐이다. 보상 자체가 절대적으로 평등한 것과는 다르다. 남들과 받는 양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 평가는 나 자신과 하게 만든다. 그래서 연봉은 ‘역량 평가’를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인센티브는 조직 안에서 내 가치를 인정받는 추가적인 보상이다. 연봉이라는 안전장치를 두고 인센티브라는 추가 보상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인센티브는 ‘당근‘으로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굳이 절대평가인지, 상대평가인지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지만 조직 구조에 맞게 상대평가로도 긍정적인 경쟁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능부서 조직에서는 개발팀이나 영업팀, 마케팅팀 등 각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계해서 기업의 성과가 발생하므로 상대평가를 하기 어렵겠지만, 사업부서 별로 팀이 구성된 목적조직에서는 사업부 간의 성과에 따른 상대평가도 유의미할 것이다.
인센티브는 공개적으로 축하하고 공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연봉과 다르게 추가적인 보상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누구나 받을 수 있고, 노력하고 잘 해낸 사람/팀은 축하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오히려 공개적으로 축하해야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해야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인센티브는 개인의 ‘역량‘을 기준으로 보상하기보다는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보다 맞지 않나 싶다. 역량이라는 건 포지션마다, 직급마다 필요한 기대 수준이 다르고 각자의 장단점이 다르므로 역량을 상대 평가하여 비교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역량을 평가지표로 삼더라도 개인이 동기 부여되어서 키울 수 있는 역량의 한계는 어차피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보상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역량에 크게 보상할수록 개개인이 성장하기 위한 내적 동기인 ‘향상심’보다는 물질적인 외적 동기에 집착하게 되어서 좋은 동기부여 수단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역량을 안 본다는 건 아니다. 역량에 따른 인센티브도 당연히 가능하다)
인센티브를 얼마나 줘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PI(Productivity Incentive, 생산성격려금)나 PS(Profit Sharing, 초과이익분배금)으로 나누어서, PI는 연봉의 5%라든지, PS는 영업이익의 5~10%라든지 기준을 세우기도 한다고 들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 잘하는 사람을 조직에 계속 잡아놓을 수 있을 만한 수준
‘나도 한 번..?’이라고 받고 싶게 만들 정도의 수준
줘놓고 내가 아까워하지 않을 수준
구체적으로 영업이익의 몇 프로냐 하는 건 조직이 커져서 구성원에게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때 필요해질 것 같다. 나는 아직 거기까지 생각할 단계는 아니니까 위의 3가지 기준 정도만 생각했다.
유디V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