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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Oct 17. 2016

VR렌즈, 미세함이 큰 차이를 만든다.

[인터뷰] 김진태 누누로 대표

by 심상용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HMD(Head Mounted Display)는 예전부터 시도됐던 기술이다. 닌텐도에서는 버츄얼보이를 출시했고, 소니에서는 HMZ-T3W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족한 기술력(영상 송출, 무게 등)과 비싼 가격 등으로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2012년 오큘러스가 모바일 용 디스플레이와 볼록렌즈를 활용한 ‘DK1'을 킥스타터에 공개한 이후 펀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가상현실 시장에 대한 변혁을 예고했다. 이제는 구글, 소니, 포브 등 다양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HMD를 연구, 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HMD를 선보이며, 가상현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 중 ‘누누로(Nunulo)’는 VR 전용 렌즈를 탑재한 HMD를 킥스타터에 선보인 이후 약 36000 달러를 모금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누누로는 가상현실 시장에서 VR 렌즈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플랫폼, 콘텐츠, 휴대성 등을 강조하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요소이다. 가상현실 시장에서 누누로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0월 5일 김진태 대표(사진)를 만나 VR HMD와 렌즈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김진태 대표의 이력은 독특했다. 하지만, 왜 그가 ‘렌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IT시장의 버블을 보며 회의감을 느끼고 2002년 돌연 안경광학을 전공했다. 기존 전공과 무관한 업계였지만, 프리렌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면서 IT 시장에 대한 최신 트렌드는 놓치지 않았다. 그에게 오큘러스가 발표한 DK1은 새로운 연구대상이었다.


“콘텐츠를 시청하는 ‘눈’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VR HMD의 경우 초근접한 영상을 렌즈로 확대하여 시청하는데요. 렌즈와 관련된 안경공학적 연구는 전무했습니다. 학문이나 논문, 심지어 근접한 상황에서 눈 상태를 측정하는 검사법도 없었죠. 제일 중요한 요소를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외였습니다."


HMD 착용하고 가상현실 콘텐츠를 이용하다 보면, 기기의 열기 때문에 HMD 렌즈에 김이 서리는 경우 있다. 김 대표는 이용자 입장에서 불편을 느낄 수 있는 미세한 부분부터 하나씩 VR렌즈에 적용했다.


“처음 DK1의 완성도는 낮앗습니다. 특히, 렌즈 부분에 불편한 점이 많았죠. 김서림은 이용자의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에 개선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서림을 방지하는 액체는 휘발성 때문에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기존에 개발한 ‘안티포그 코팅’ 기술을 VR렌즈에 접목하는 것부터 시작됐죠."


가상현실 시장에서 화두는 콘텐츠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멀미와 어지러움증이다. 콘텐츠 퀄리티가 좋아도 이용자가 멀미를 느낀다면 장기간 이용할 수 없고, 멀미현상이 심해지면 오히려 가상현실 콘텐츠를 기피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기술, 영상 송출 기술, 콘텐츠 기획 등으로 멀미와 어지러움증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콘텐츠 이용에 가장 직접적인 ‘렌즈’에서 1차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두개의 디스플레이 이미지를 VR전용 렌즈를 이용해 몰입갑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일반적인 볼록렌즈를 사용하면 확대된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공간에 대한 몰입감은 부족하죠."

특히 사람마다 시력이 다르듯이 개인 눈 상태에 맞는 렌즈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VR HMD는 개인화된 기기이기 때문에 초근거리에서 가상현실감을 느낄 수 있고, 개인 눈 상태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VR전용 렌즈가 지원되야 합니다. 특히 사람마다 시력이 다르듯이 사용자 눈 상태에 맞는 렌즈가 지원되야 하죠."


김 대표는 어지러움에 대해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현대인의 경우 잦은 PC, 모바일 사용에 따라 증가한 '사위 증상'이 VR HMD를 사용할 때 어지러움과 멀미를 배가 시킨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 중 87%는 사위, 사시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위는 안구근육에 이상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양안시를 유지할 때 안정피로가 발생합니다. 오랜 근거리 작업으로 발생하는데, 동공중심과 광학중심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이죠. 누누로는 안위이상, 굴절이상에 대한 특수렌즈와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광학부 기능을 이용하여 VR 콘텐츠 사용시 이용자가 느끼는 멀미와 어지러움증을 최소화시킵니다."


특히, 김대표는 HMD를 착용할 때 양안에 적합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덫붙여 설명했다.


“다른 사람의 안경을 착용하면 앞이 안보이고 어지러움을 느끼죠. 이와 똑같은 원리입니다. 사물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으면 수정체가 억지로 조절 작용을 하는데, 이 때 안구의 조절성 피로, 근육성 피로가 증가하여 이용자는 피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한 사람이라도 양안 시력이 다르죠. 미세한 변화라고 할지라도 VR전용 렌즈를 통해 양안의 초점을 맞추면 눈의 피로함이나 멀미는 감소하게 됩니다."


오늘날 가상현실 시장이 주목받기 전부터 김 대표는 VR 전용 렌즈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시장은 내실보다 보여지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그는 VR 렌즈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는데, 킥스타터는 그 첫 걸음이 됐다.


“오큘러스 DK1을 보고, 창업에 대한 의미는 사용자로부터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가상현실 관련 다양한 제품이 선보였지만, 광학기술로 VR에 접근하는 스타트업도 있다고 글로벌 이용자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성공적으로 모금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글로벌 미디어와 기업으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기도 했죠."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2013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가상현실 시장은 많이 변화했다. 다수의 글로벌 업체가 시장에 뛰어 들었고, 콘텐츠와 플랫폼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그는 VR 렌즈를 통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가상현실 시장이 커질수록 렌즈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글로벌 플레이어 그리고 화려한 콘텐츠에 누누로의 기술이 감춰져 있지만, 조만간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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