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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Oct 19. 2021

대기업의 특허 시스템, 스타트업에 주는 하나의 힌트


안녕하세요. 손인호 변리사입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보다 강점을 가지는 부분은 아무래도 ‘시스템(System)’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한 명의 직원이 여러 역할을 부여받기도 하고, 조직 내 역할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개인의 퍼포먼스가 기업의 성과에 바로 반영될 수 있지만, 핵심 인재가 퇴사한다면 그 타격은 상당합니다.


이와 달리, 대기업이라는 큰 조직에서는 명령 체계(CoC: Chain of Command)나 조직 내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조직이 커지면서 직무별로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지고,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화된 업무 프로세스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갖추어지게 되었습니다.


연간 수백 건에서 수천 건의 특허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대기업의 특허 관리 시스템(PMS: Patent Management System)은 스타트업의 IP 관리에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1. 발명자 – 기업 특허팀– 변리사의 삼각관계 


규모가 큰 기업들은 소위 인하우스(In-house)라고 불리는 기업의 특허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허팀은 R&D를 통해 연구원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들을 법적으로 보호받는 특허권으로 다듬어 가는 과정을 수행하고 관리하는 전담 조직입니다.


연간 특허출원량이 적은 스타트업은 특허를 팀장급 직원이나 CTO 등의 소수 인력이 관리하고 있지만, 한 해에 수백 건에서 수천 건의 아이디어들이 제안될 정도로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시스템의 힘이 필요하게 됩니다.


특허팀은 기업 내 발명자뿐 아니라, 기업 외부 변리사 등의 특허 전문가들과도 협업을 진행해 기업의 IP를 창출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문서화되어야 합니다.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하였다면, 공기의 흐름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글로 설명하여야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의 기술 내용을 법률 문서로 작성하는 과정에서는 기술과 법률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변리사와 협업이 필요합니다.  







2. 기업 IP 역량의 핵심 중추

 

지난해 국가 예산의 약 5%(24조 규모, 2020년)가 R&D 부문에 사용되었고, 삼성전자는 매출액의 약 8%(20조 규모, 2019년)를 R&D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의 R&D 과정에서 신제품 개발에 사용될 핵심 기술, 기존 제품을 개량하는 개량 기술, 추상적인 콘셉트로 구체화되지 못한 기술 등 다양한 연구 결과물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기업의 특허팀에서는 발명자들의 기술 내용이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하거나, 이미 알려진 기술들과 비슷하여 특허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기술의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거나, 특허출원 미진행 등의 의사 결정을 수행합니다.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기 때문에 특허권으로 보호할 실익이 적은 기술, 사업 영역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기술, 이미 알려진 제품과 비슷하여 거절 가능성이 높은 경우 등 비용 지출 대비 효용 가치(ROI: Return of Investment)를 검토해 특허화 여부를 결정합니다.


또한 경쟁사의 기술 동향을 분석하여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기도 하고, 자사의 기술 공백 영역을 검토하여 R&D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까지 기업 내부의 IP를 창출하고 IP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3. 특허의 탄생 과정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기업 내의 연구 인력들은 발명 제안서를 작성하여 제출합니다. 자신의 연구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기존에 알려진 기술들과 어떠한 차별점을 가지는지 설명하는 일종의 제안서(Proposal)입니다.


기업에서 관심을 가지는 포인트에 따라 내부 DB화까지 고려해두어 기술 유형이나 기술적 특징을 일정한 양식으로 작성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부의 정책이나 IP 관리 예산에 따라 우선순위(S/A/B 등의 내부 평가등급)를 정하고, 권리화를 위해 다양한 사전 작업을 수행합니다.


만약 기업의 성장세가 급격하거나 경쟁사의 추격이 심화되는 경우 정량적인 IP 풀 확보를 위해서는 특허출원량을 증가시키거나, IP 관리 예산이 부족하다면 제품 매칭도가 높거나 우선순위가 높은 기술군에 대해서 우선적인 IP 확보를 시도하게 됩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단순한 콘셉트에 불과하지만, 추후 상용화 가능성이 있는 기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리서치(Research)나 전문가의 검토 의견을 수렴하는 숙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발명의 완성도를 높여나갑니다.


이후에는 변리사가 작성한 특허 문서에 대해서 발명자의 최초 발명 제안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심사 과정에 불리한 요소는 없는지(권리 범위가 좁게 작성되었는지, 문서의 흠결이 존재하는지), 실제 판매 중/예정인 제품을 잘 보호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게 됩니다. 


조금 더 나아가, 해외 시장까지 타겟팅하여 해외 출원까지 염두하고 있는 경우에는 타국 특허법(US, CN, EP, JP 등)을 만족하는지도 추가적인 검토도 수행합니다.


위와 같은 특허의 탄생 과정 이외에도 확보한 특허 포트폴리오(Patent Portfolio)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기업의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IP를 관리하여 법적 분쟁까지 준비하게 됩니다.


시스템(System)의 힘은 관리 체계를 통해 조직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습니다.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을 반영하여 최적화된 특허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IP 창출과 관리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입니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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