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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Oct 17. 2015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스타트업, 이제 성과 낼 때

이 글은 모비인사이드에 게시된 내용입니다.


2010년 아이폰 3GS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 이에 새로운 시장에서 비즈니스의 기회를 발굴하려는 다양한 종류의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카카오나 선데이토즈 등 성공 사례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좋은 콘텐츠와 기술 경쟁력으로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자본, 운영, 인력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다.


매쉬업엔젤스, 본엔젤스, 프라이머 등. 갓 태어난 스타트업들에 초기 투자,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투자사들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파트너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공동 설립자로 참여한 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고, 2010년부터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를 공동 설립했다. 그리고 올해 초 엔젤네트워크인 ‘매쉬업엔젤스’를 창립하고 대표 파트너직을 맡고 있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파트너

벤처 1세대로서 한국 모바일 스타트업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택경 대표 파트너(사진)를 만나 모바일을 중심으로 격변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 시장의 과거, 현재, 미래를 들었다.


◇ 모바일 스타트업의 변천


지난 5년 간 스타트업 시장은 어땠을까. 이택경 대표는 “각 시기별로 유행과 같이 등장했던 콘텐츠들이 있었다”며 “스타트업을 바라보면 당시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0년에는 소셜커머스, 2012년에는 이음소시어스가 잘나가서 그랬던지 소셜데이팅이 유행했습니다. 한때는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유행했죠. 지금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이 대표는 유행과 트렌드를 구분지어서 설명했다. 어찌 보면 비슷한 의미일 수 있으나 유행은 한때 떠오르던 것을 의미한다면, 트렌드는 사회, 경제적인 측면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트렌드와 유행은 다릅니다. 지속성이 있는 트렌드에 비해 (QR코드, LBS 같은 서비스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자체가) 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죠. 너무 다른 곳을 따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장과 타이밍의 문제도 있죠. QR코드는 정작 중국에서 떴고, LBS는 16년 전부터 뜬다고 했지만 최근 O2O가 화두가 된 뒤 관련 서비스에 녹아들고 있는 정도입니다. 지속 가능한 트렌드를 쫓아야지, 일시적인 유행을 쫓아가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변화가 오는 것일까. 이 대표는 “포화된 시장이 새로운 서비스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서비스들이 몰리면서 시장성이 떨어지게 되면, 또 다른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 등장하고 시장에 안착하면, 또 그 서비스와 유사한 것들이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기보다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형태의 작은 혁신들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스타트업을 이야기하면서 꼭 따라오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수익모델. 어떻게 투자를 받은 뒤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생존에 대한 의문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답했다.


“2010년이 국내 모바일 스타트업의 시작점이었다면, 이제는 서서히 성과를 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점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기도 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간의 문제라고 봅니다. 안되는 스타트업도 있겠지만 이제부터 성과를 내는 곳들이 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가령 스타일쉐어 같은 경우는 수익모델을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으나, 매월 15~20%씩 성장하고 있기도 하죠.”

스타일쉐어 홈페이지 메인

쉽지는 않은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대기업 공세도 무섭다. 지난 번 ‘모바일 골목상권 침해, 대안은?’이라는 글에서 언급했듯, 한국은 작은 시장 규모로 인해 대기업이 얼마든지 침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될까.


“스타트업 입장에서 봤을 때, 대기업에게 골목상권을 빼앗겨서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기업이 규제 없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이 더 큰 이슈인데, 그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인수합병(M&A) 사례가 많이 없다는 점입니다. 해외 기업의 경우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가 안되면 직접 시장에 진출하죠.”


대기업의 입장에서 M&A보다 직접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익숙하다는 점이 국내 스타트업이 처한 환경이다. 이 대표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아이러닉하게도 ‘경쟁’이었다. 무작정 M&A가 활발해지도록 부양하는 것보다는 기업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미국, 중국에서 M&A가 많이 이뤄지는 이유는 각 기업 간 치열한 경쟁 때문입니다. 미국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MS 등이 경합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중국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BAT) 3대 기업이 경쟁을 하고 있죠.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경쟁이 부족합니다. 최근에서야 네이버, 카카오의 틈바구니에서 옐로모바일이 등장하며 경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M&A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와중에 성공 사례가 나오면 하지 말라고 하더라도 활성화될 수밖에요.”


또한, 이 대표가 강조한 것은 ‘차별화’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고객’이 있었다. 그는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서비스의 껍데기보다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며 “자신의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스타트업을 넘어 ‘사람’ 키우는 역할도


이택경 대표의 배경에는 ‘기술’이 있다. 그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한 뒤 담당한 CTO란 역할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 대표에게 기술 관련 기업, 개발자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상장한 뒤에 야후코리아를 제치고 국내 No.1이 되었을 때일 거예요. ‘10년 뒤 엑싯을 하면 무엇을 할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두 가지 꿈을 생각했었습니다. 첫째로 선배 창업가로서 후배 창업가를 돕고 싶었고, 둘째로 개발, 기술 쪽 분야의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었죠. 지난 5년 동안은 첫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작년부터 연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겸임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이러한 강의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필드에서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이식하며, 진짜로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이공계의 위기’라는 것을 2001년부터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음에서 일하던 시절 개발 팀장이 ‘요새 인력 구하기 힘들다. 똑똑한 친구들이 학교에 얼마 없는 것 같다’는 피드백을 줄곧 하곤 했죠. 지금은 예전보다 개선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드와 공부의 괴리는 여전히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올해부터는 '필드 개발자로부터 배우는 프로젝트 진행과 개발자의 삶'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하는데요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필드 개발자들의 현실을 깨닫게 해주고자 노력하고 있죠.”


◇스타트업, 그리고 이택경


Q. 매쉬업엔젤스에서는 스타트업을 선정할 때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카드 게임에 비유하자면 카드 한 장만 보고 투자합니다. 매쉬업엔젤스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해당 팀과 비즈니스 모델밖에 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팀의 핵심 인력인 코파운더를 봅니다. 그리고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된 신념, 동기를 살핍니다. 스마트한 팀이라도 신념이 부족해서 실패한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비즈니스모델도 보는데요. 고객의 니즈가 확실한지를 평가합니다. 시장이 작으면 엔젤라운드를 넘기더라도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이 팀의 감각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말하자면 말을 잘하는 것보다는 실행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인가요?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굳이 하나를 뽑는다면 ‘리멤버’를 서비스하고 있는 드라마앤컴퍼니를 말하고 싶습니다. 보통 명함관리 하면 컴퓨터 비전기술의 발전을 논하는데요. 이들은 역발상을 했습니다. 크라우드소싱으로 디지털 타이핑을 해결하고, 이미지 프로세싱과 컴퓨팅을 보조 도구로 활용하죠. 기존 사용하던 서비스는 오타가 너무 많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명함입력을 위해 비서를 두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고민을 리멤버가 단번에 해결해줬습니다. 올해 초까지 3000장을 입력하기도 하는 등, 파워유저가 됐습니다. 조직 관리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 조직 관리 미흡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가 탄탄하게 잘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앤컴퍼니에서 서비스하는 명함정리 관리 앱 '리멤버' (사진=드라마앤컴퍼니 홈페이지)

Q. 민간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 때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의사결정 구조입니다. 프라이머 또는 일반 VC는 대부분 투자 구조가 만장일치 또는 5명의 파트너일 경우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진행되죠. 하지만 매쉬업엔젤스는 5명의 파트너들 중 최소 두 사람만 동의하면 투자를 진행합니다. 법인이 아니고 엔젤네트워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돼 하루 만에 투자한 팀도 있죠. 물론, 모든 경우에 속도만을 따지지는 않습니다(웃음). 두 번째로는 투자한 스타트업을 보다 집중 관리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체 워크샵이나 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지원하고 있죠. 대신 외부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쫄지마 창업스쿨’이나 본엔젤스와 함께 스타트업 네트워킹 모임을 운영하기도 하죠.


Q. 앞으로 매쉬업엔젤스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배치 2 경우 연말까지 몇 팀을 더 선정하여 올해는 대략 20개 팀 정도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내년 배치 3부터는 년간 최대 15개 팀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저희는 가장 앞단부터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한 스타트업과 함께 해결할 숙제가 많이 있습니다. 숫자가 많아질 수록 손이 많아지죠. 대신 15개 팀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조금 더 고도화하고 부스터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O2O를 비롯해 오프라인의 디지털화 될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과 결합된 빅데이터 분야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분야에 관심이 많죠. 난이도는 높지만, 성공한다면 글로벌 진출도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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