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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글로벌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2021년 국내 총 광고비가 전년 대비 20.4% 증가한 13조 9,88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제일기획이 1973년 총 광고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 성장률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발맞춰 광고 시장이 디지털로 전환한 데 대하여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 이와 같은 높은 성장을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광고 시장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한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는 7조 5,118억 원으로 집계됐다. 검색형 광고는 이커머스 기업 및 중소형 광고주의 쇼핑 검색 광고 확대로 24.1% 성장한 3조 6,165억 원을 기록했고, 노출형 광고는 유튜브 등 디지털 동영상 이용 시간 증가로 동영상 광고가 높은 성장을 거두었으며, 실시간 입찰과 세밀한 타겟팅을 제공하는 포털의 디스플레이 광고는 중소형 광고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39.3% 성장한 3조 8,95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국내 광고 시장 9.3% 성장한 15조 2,842억 원 전망, 재인용)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국내외에서 예상하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3% 전망치를 기준으로 2022년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9.3% 성장한 15조 2,84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광고 시장은 광고주의 퍼포먼스 마케팅 집행 확대와 커머스 기업들의 경쟁 심화로 검색형 광고와 노출형 광고가 동반 성장해 올해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한 몸에 받기라도 하듯, 최근에 FAST,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광고 기반 무료 OTT라는 디지털 기반의 매체가 미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채널들이 속속 광고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디어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 미국 성인(한국도~)들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디지털 미디어를 시청하는 데 소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스트리밍 시대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HBO 맥스(HBO MAX, 워너미디어), 피코크(Peacock, NBC유니버설) 등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했고 디즈니플러스(Disney+), 넷플릭스(Netflix)의 회원은 각각 1억 명과 2억 명을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은 전년 대비 33.9% 올라 하루 평균 1시간 12분에 달했다. 직장 근무 시간과 가정 내 활동 등을 고려하면, 하루 1시간은 엄청난 시간이다. 반면, 전통적인 TV 시청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2018년에만 해도 6시간 4분에 달했던 일일 TV 시청 시간은 2020년 5시간 47분으로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격리와 미국 대통령 선거로 반짝 반응했지만, TV 시청 시간의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무료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는 당연히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무료 스트리밍(Free streaming)은 과거엔 단순히 AVOD(Ad-supported Video on Demand)를 말했지만, 최근엔 뉴스, 스포츠, 오락 등의 실시간 채널을 편성하면서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라는 이름으로 확산되고 있다. TV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TV처럼 채널을 편성하고 방송한다는 것이다. AVOD와 실시간 라이브 채널이 묶인 셈인데 일종의 디지털 매체에서 방송되는 TV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격히 늘어나자 FAST 서비스는 새로운 매체 장르로 완전히 독립되는 분위기다. 그래서 미국의 FAST는 기존 TV처럼 수백 개의 실시간 및 VOD 채널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TV 시대가 개막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2021년 FAST 채널들은 실시간 채널을 37개(Tubi)에서부터 281개(플루토TV)까지 제공하고 있다. 웬만한 유료 방송 TV를 뛰어넘는다. 이들 서비스는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거나 스마트 TV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볼 수 있어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그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훌륭하다. 뉴스와 스포츠, 그리고 과거 드라마, 예능 등이 서비스 되기 때문에 최신작에 대한 특별한 욕구가 없는 시청자들은 불편을 느낄 수가 없다. 즉 유료 방송이나 지상파 방송이 제공하는 TV 채널을 보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또는 개인적인 일로 인해 미처 시청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볼 수도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FAST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뉴스와 스포츠다. 두 장르 모두 실시간 시청자를 모으는 힘이 있다. FAST 서비스는 신규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이 두 콘텐츠가 필요하고 시청자들도 뉴스와 스포츠만 볼 수 있다면 기꺼이 이러한 실시간 서비스를 방문한다. 실시간 채널에서 뉴스와 스포츠만큼 집중도가 좋은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지난 3월에 플루토TV에 채널을 개설했고, 미국프로풋볼(NFL), PGA, MLS,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도 FAST에 진출했다. (<신문과 방송> 블로그, 재인용)
이러한 미국의 FAST 흐름 속에 시장조사업체인 엔스크린미디어(nSceenMedia)에 따르면 플루토TV(Pluto TV), 투비(Tubi), 로쿠 채널(Roku Channel), 삼성TV Plus 등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 광고 기반 무료 OTT) 업체 광고 매출 규모가 2021년 21억 달러에서 2023년 41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하는 가운데, 현재 여러 시장조사기관이 FAST 시장 성장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광고 관련 사업자들 간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면,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온디맨드 서비스와 실시간 채널 결합한 FAST로 설명이 될 것이다. 광고 기반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무료 VoD 서비스인 AVoD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실시간 채널까지 번들링 되어 스트리밍 되는 OTT 서비스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별도 이용료 없이 광고를 시청하는 대가로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AVoD와 유사하지만, 실시간 채널이 추가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FAST는 무료로 이용 가능했던 기존의 지상파 방송이 온라인 환경에서 재현되고 주문형 동영상 제공까지 통합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일정한 스케줄로 편성된 실시간 채널을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자신들의 회원 또는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광고를 판매한다. FAST는 AVoD의 광고 기반 주문형 콘텐츠에 인터넷 기반의 다채널 방송인 vMVPD(virtual 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s)에서 제공되던 실시간 채널 서비스가 추가된 형태이다. 실시간 채널의 경우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과 vMVPD가 제공하고 있는 실제 ‘생방송’ 개념이 아니라 FAST 업체들이 자체 편성 스케줄에 따라 제공하는 ‘가상의 선형 방송(v-linear)’ 채널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엔 삼성전자 또는 LG전자가 자사 스마트TV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삼성TV 플러스’나 ‘LG채널’이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ATLAS Review, 재인용) 그리고 광고 기반 무료 OTT 서비스의 기본 수익 모델은 AVoD 서비스와 같이 당연 ‘광고’이다.
이에 따라 FAST 채널의 광고 임프레션 증가는 FAST 서비스 제공업체의 광고 매출 증가와 연결되는데, 이는 FAST 서비스가 새로운 스트리밍 광고 플랫폼으로서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익숙한 실시간 채널 광고 매체라는 점, 채널 수 제약 및 광고 규제 등에서 자유로운 가상 채널 방식이라는 점, 타겟 대상과 광고 효과 등에서 더욱 정밀한 데이터 기반 광고 노출이 가능하며, 채널 방식을 동원해 대규모 콘텐츠를 빠르게 공급 받을 수 있고, 또한 FAST 채널은 1개 채널에 다수 프로그램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채널 계약에 따라 여러 개 채널을 동시에 소싱하거나 한 번에 여러 업체와 계약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들도 있다. 그것은 바로 TV 시청률처럼 객관적인 기관이 제공하는 시청자 수나 시청률 자료 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각 회사가 자체 분석 자료를 내지만 아직은 그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가입자 수 등을 제외한 상세 분석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광고 시장의 데이터는 신뢰의 첫걸음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그러기에 FAST 시장이 더 성장하려면 광고주나 콘텐츠 사업자를 설득할 만한 시청률 데이터가 필수이다. 동시에 FAST 서비스에 채널을 공급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자들은 프로그램 사용료나 광고 노출 수에 비례해 비용을 정산 받고 있는 것이기에 더더욱 객관적인 상세 데이터는 중요하다.
또한 FAST 서비스는 사실상 기존 TV와 차이가 없지만, 아직은 규제 당국의 시선에선 벗어나 있다. 그래서 시청자 보호를 위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중심으로 FAST 사업자에 일정 수준의 사회적 책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FAST는 TV 방송사가 그대로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온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매체로서의 성격을 가졌다는 점과 중간 단계(유료 방송 플랫폼이나 주파수) 없이 바로 방송사와 시청자가 만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한국의 언론사와 방송사들 역시 이 시장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과 방송> 블로그, 재인용)
사실 우리가 이미 경험했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 시간이 크게 늘고 또한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 경제 사정이 여러 산업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물가 및 가계 생활이 악화하면서 OTT 시청 비용을 아끼기 위해 기꺼이 광고 시청을 감내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한 것도 FAS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일 수 있을 것인데, 국내에서도 시행된다면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대안들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지상파TV의 경우 현재 중간 광고를 시행 중인 관계로 광고의 회피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FAST는 시청 비용에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이용자들이나 TV에서 SVOD(Subscription VOD, 특정 서비스에 가입한 후 일 년 또는 한 달 요금을 지불하면 제공되는 VOD)로 시청자가 넘어가면서 갈 곳을 잃은 광고주들에게 오아시스와도 같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 사업자에게도 대단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SVOD 경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모두가 유사한 가격 정책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고 서비스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그것이 넷플릭스가 매해 엄청난 금액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아붓고 있는 이유이자, 누구보다 많은 IP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가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이유이다.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광고를 시청한다고 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용자들이 떠나지 않도록 다양한 선택과 풍부한 인벤토리를 확보하는 것,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마도 FAST 시장에서 실시간 시장을 놓고 앞으로 여러 채널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많은 전략을 전개하겠지만, 그때 필수적으로 등장할 것이 콘텐츠가 될 것이다. 넷플릭스나 최근 파친코라는 콘텐츠로 자리매김 중인 애플TV 역시도 FAST 시장에 참가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따라서 국내의 통신사 중심의 유료 OTT나 방송사 중심의 유료 OTT 모두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특히 종전의 지상파나 케이블 또는 종편에서 보던 영상을 자신이 필요한 시간에 광고를 보면서 무료로 시청을 한다는 것은 지금의 유튜브 시청과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익숙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송들은 적잖은 매출 감소를 겪을 수 있음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또한 FAST는 자체 채널로 콘텐츠를 직접 운영하면서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현재의 방송사들은 시청률 저하의 여파를 겪을 수도 있다는 사실 역시 염두에 둬야만 할 것이다.
이처럼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 마케터들은 이미 동물적 감각으로 고민하고 있으리라 본다. 마케터들에게는 늘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경제 흐름의 시그널을 잘 읽어내고 해석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기 때문이다. 결국 마케터들은 새로운 광고의 방법과 디지털 매체의 등장이 가져올 변화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면서 한발 앞서 어떠한 전략으로 접근해야만 훌륭한 마케팅 전략의 성공을 가져올 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Gil Park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