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켓의 MZ트렌드
2023 트렌드 키워드로 ‘절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불경기가 지속 되며 플렉스를 외치던 소비자들이 절약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데요. 유통가는 어떤 흐름으로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는지 알아보시죠!
목차
1 2023 트렌드 키워드, 체리슈머
2 절약 위한 ‘중고’에 꽂힌 MZ세대
2.1 중고거래 플랫폼 공들이는 유통가
3 이커머스도 절약 중
불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무(無)지출과 조각구매, 공동구매 등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체리슈머(Cherry-sumers)’도 부상할 조짐입니다. 멤버십이 주는 혜택은 부지런히 따먹으면서 막상 구매는 하지 않는 얌체 같은 체리피커(Cherry picker)와 유사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극한의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하나의 소비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불황기라고 저렴한 상품만 찾는 건 아닙니다. 불황기 소비자는 생존을 위해 사는 상품은 극도로 가성비를 따지지만, ‘사고 싶다’는 열망을 느끼는 상품에 대해선 자금을 총동원합니다. 기업은 이에 대응해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을 만들고 불가항력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뉴 디맨드 전략(New Demand Strategy)’을 구사해야 합니다.
하나금융연구소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2020년 20조원, 지난해 24조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중고 명품 시장이 커진 데는 경제력이 넉넉지 않은 젊은층이 명품이나 희소성 높은 물건을 사고 되파는 ‘리셀’ 행위로 명품 수요에 참여한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중고거래는 쓰던 물건을 싼 가격에 되파는 행위이지만 명품 시장에선 ‘희소성’이라는 가치 때문에 물건 가격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수요는 늘었는데 물건이 없는 상황도 이 시장이 급속히 몸집을 불리는 이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명품 구매 주기가 짧아지면서 명품 중고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남이 사용한 물건을 꺼리던 예전과 달리 2030들은 중고 물품에 대한 거부감도 덜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이 커지며 중고 명품 거래에 뛰어드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중고 명품 거래는 직매입 등에 따른 재고 부담이 덜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젊은층의 집객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라는 판단입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중고거래 플랫폼 팝업 매장을 선보였던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신촌점 1개 층을 통째로 중고 명품에 내줬습니다. 806㎡(약 244평) 규모의 ‘세컨드 부티크’ 관을 연 것입니다. 전문관에는 중고 명품 거래 업체 ‘미벤트’, 중고 명품 시계 편집숍 ‘서울워치’ 등이 입점하였는데요. 개점 이후 4일간 약1억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영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습니다.
현대백화점 미아점 1층에는 중고 명품 전문 매장 ‘럭스 어게인’도 문을 오픈합니다.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1층에 중고 전문 매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명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백화점도 중고품 거래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도 중고 명품 거래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올 초 그룹 투자사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820억원을 투자한 신세계는 SSG닷컴을 통해 지난 8월부터 중고 명품관을 선보였습니다. 번개장터의 명품 편집숍인 ‘브그즈트 컬렉션’에서는 미사용 리셀 상품과 중고 명품을 함께 판매합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도 조만간 중고 명품 거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롯데온이 오픈한 온라인 명품 전문관 ‘온앤럭셔리’를 통해 리셀 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는 등 300억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한때 ‘플렉스’를 외치던 이커머스 업계가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에 열심입니다. 코로나19로 보복 소비가 늘면서 저마다 명품을 들여와 판매하기 바빴지만 최근 들어 고물가로 경제가 가라앉자 각종 절약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1번가는 물가가 상승하면서 자체 가성비 브랜드 ‘어글리러블리’ 매출이 최근 최대 7배까지 급증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어글리러블리는 재배 과정에서 흠집이 나거나 모양과 색깔이 고르지 못한 못난이 농산물들을 모아 선보이는 11번가의 생산자 협력 브랜드입니다. 시즌별로 농산물부터 수산물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데 가격은 일반 상품보다 평균 20~30% 저렴합니다.
11번가에 따르면 가성비 좋은 어글리러블리는 9월 1일부터 25일까지 전년 대비 거래액이 640% 급증했습니다. 9월 들어 2차례 진행한 어글리러블리 라이브 방송은 누적 67만 시청 뷰를 기록했습니다.
식자재와 생필품까지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대용량 상품의 수요도 증가세입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에서 최근 한 달간 주요 대용량 생필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었습니다. 상품별로는 상대적으로 유통 기한이 길어 장시간 보관이 가능한 상품들의 증가세가 돋보였습니다. 특히 대용량 치약은 거래액이 378%, 대용량 비누는 69%가 늘어났습니다. 대용량 커피와 대용량 과자도 각각 215%, 31% 늘어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오르자 집에서 홈 가드닝 제품을 구비하고 직접 재배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위메프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홈 가드닝 용품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했습니다.
홈 가드닝의 기본 용품인 미니화분이나 분갈이 흙 등은 판매량이 각각 116%, 34% 늘었습니다. 식물재배기 판매량 또한 297% 증가했다. 상추나 무, 고추 등의 모종과 씨앗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위메프는 플렉스 등 과시형 소비 트렌드가 지고 ‘짠 테크’, ‘무지출 챌린지’ 등의 절약형 소비 트렌드가 대용량 가성비 상품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커머스 업계는 저마다 명품을 들여와 판매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달라지는 분위기입니다. 고물가, 경기 불황 등으로 가성비와 실용성을 앞세운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플랫폼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로지켓과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