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PM, PO는 당연히 훨씬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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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명 규모의 팀에서 다양한 개발자, 디자이너, 사업 개발 등의 직군과 함께 협업하는 PM이 된 지 한 5개월 정도 됐다. 이전 5명 정도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PM 역할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팀에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PM 역할을 하는 건 처음이다. 그러느라 조직 내에서 PM 역할로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도 많았고, 힘든 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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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많은 질문을 갖고, 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중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건 PM 혹은 PO는 원래 힘든 직무라는 것이다. 연차가 많지 않은 주니어 PM, PO라면 몇 배는 더 힘들고. 세상에 힘들지 않은 직무가 어디 있겠냐만, 이번에는 PM/PO가 주로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서 가볍게 풀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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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O는 원래 힘든 일이다. 그리고 특히 주니어일수록 더.’ 이 생각은 ‘PM/PO의 주 업무는 뭘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디자이너의 주 업무는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고, 개발자의 주 업무는 좋은 코드를 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업개발의 주 업무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 PM/PO의 주 업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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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토스에서 채용 페이지를 통해 PM/PO 직군에 대해 자신들만의 정의를 내렸고, 이게 또 널리 퍼지면서 PM은 가능성이 있는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를 관리하고 개선하는 역할, PO는 가설을 검증해서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역할로 많이들 인식이 되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토스의 PM/PO 정의가 반대로 되었다고들 하는데,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그게 아니라서, 일단 차치하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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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관리하고 개선하는 역할, 또 가설을 검증하고 가능성을 검토하는 역할 모두 PM/PO의 주 업무가 맞지만, PM/PO에게 중요한 진짜 업무는 따로 있다. 바로 조직 측면에서 ‘일이 되게 하는 것‘이다. 주변에 있는 시니어 PM 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PM/PO는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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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측면에서 ‘일이 되게 한다‘는 건, 정해진 시간에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결과물을 낸다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과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 둘 중 하나라도 놓치면 일이 됐다고 할 수 없다.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건 조직 전체적으로 스케줄링 혹은 스케줄에 기반한 실행이 잘 안 되었다는 뜻이고,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실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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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O가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다시 말해, PM/PO는 조직의 목표와 일정에 기반에 업무 스케줄을 짜고, 일정에 맞춰서 조직을 움직여 ‘정해진 시간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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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중요한 게 한 가지 있는데, PM/PO는 조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리더의 성과가 리더가 이끄는 팀원들의 성과로 평가받듯, PM/PO는 조직이 만들어 낸 결과물로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PM/PO의 결과물은 디자이너, 개발자 등 구성원들이 만드는 결과물의 총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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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O 혼자서는 어떤 의미 있는 결과물도 만들어 낼 수 없다. PM/PO가 아무리 유저 스토리, 화면 설계, 기획서, 정책서를 잘 써봤자, 디자이너가 실제 디자인으로 구현하지 않으면, 또 개발자가 코드를 통해 구현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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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O의 결과물이 곧 조직의 구성원들이 만드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PM/PO가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움직여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 이것이 PM/PO에게 진짜 중요한 일이고 가장 메인 업무다. 그래서 PM/PO가 어렵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이 메인 업무인 직군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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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군이 조직 내외부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이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해, 또 스스로 원치 않아도 이들이 원하는 대로 자신이 움직이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일을 주요 업무로 삼는 PM/PO는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다른 사람들을 움직여서 조직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일은 당연히 쉬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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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을 움직이는 일은 듣고, 답하고, 질문하는 일의 연속이다. 다른 사람들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답을 주면서 이들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또 반대로 올바른 질문을 던지며, 이들이 움직이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상시에 다양한 정보들을 알고 있어야 하고, 여러 정보들을 논리적으로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 감정적으로 공감은 해주되, 잘못된 감정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해 이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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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움직이는 능력은 책, 아티클, 영상 등을 통해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한계가 있다. 몸으로 부딪히고 체험해야 얻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책, 아티클, 영상 등은 100번의 실패할 것을 80번 실패할 것으로 줄여줄 뿐이다. 물론 이것도 엄청난 것이긴 하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의 현실과 이상은 그 간극이 엄청나다. 그래서 그 간극 사이에서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PM/PO를 선택한 이상 헤쳐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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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니어 PM/PO는 더 힘들다. 자신보다 직급도 연차도 높고, 나이도 많은 구성원을 움직이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주니어 PM/PO에게는 직급, 연차가 높고 나이가 많은 구성원을 움직이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니어 PM/PO에게는 자신의 상사를 통해서 다른 구성원들을 움직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상사도 없거나, 그 상사도 움직여야 하는 구성원보다 직급이나 연차가 낮다면? 자신만의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PM/PO 직무에 주니어 때부터 발을 들인 사람들의 숙명이다. 대신 그만큼 훨씬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ASH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