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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Feb 08. 2017

마케터를 위한 포켓몬고 마케팅 도감

by 모비데이즈 김민경 매니저


점심을 먹던 중에 받은 카톡 하나,


신사역에 망나뇽 떴어요!!!!


헐레벌떡 뛰어간 망나뇽 출몰 지역에는 이미 소문을 듣고 몰린 인근 회사원 20-30명이 삼삼오오 모여서 망나뇽 헌팅을 하고 있었다. 이 추운 날에 사람들을 기꺼이 멀리 걸어나오게 만드는 이 마성의 게임은, 포켓몬고.


2016년 7월 출시 후 '포켓몬고'는 110일 만에 8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2016년 한 해 동안 9.5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또한 2016년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모두 다운로드 수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물론 출시한 직후보다 DAU가 낮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약 7개월 만에 태초마을 속초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었던 포켓몬고가 한국에서 정식 출시했다. 5일 만에 무서운 속도로 500만 유저를 돌파하였으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있는 2월 2일, 유저 수가 700만을 넘었다) 지난 29일에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모바일 게임에서 흥행을 하고 있다.


이미지: shutterstock

이렇게 많은 유저 수, 위치 기반, 그리고 바이럴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보니, 마케터들이 마케팅에 많이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깨비의 시대가 지나고 포켓몬의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 마케터들은 머리가 매우 아플 것 같은데...


'포켓몬고'는 미국에서 한국보다 7개월 먼저 출시됐는데,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다. 그 사례들을 살펴보면 마케터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5개의 카테고리로 '포켓몬고' 마케팅 사례를 분류했다.


(마케팅 방법 1) 파트너십을 통한 포켓스탑 지정

스타벅스 X 포켓몬고, 사진출처 : 포켓몬고 공식 홈페이지

포켓몬고는 미국, 일본, 인도, 프랑스 등에서 몇 개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포켓스탑을 지정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와 스프린트와 파트너십을 했고 그 결과 스타벅스 지점 1만2천 여 개, 스프린트 지점 1만 여 개가 포켓스탑과 체육관이 됐다.


이 파트너십 이후 스타벅스의 매출 변동이 있었는 지에 대한 기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파트너십을 체결했을 때 5천 개의 지점에서 시작하여 현재 두 배 이상 그 수를 늘릴 만큼 파트너십이 이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스타벅스는 포켓몬고 프라푸치노를 출시하면서 스타벅스 팬들과 포켓몬고 유저들의 관심을 모두 이끌어냈다.


스프린트는 파트너십 전부터 스프린트 지점에서 충전을 자유롭게 하고 포켓몬고 전문가들의 안내를 받으라고 광고했다. 파트너십이 발표된 직후 주식은 7% 상승하기도 했다. 이런 공식적인 파트너십이 흔한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진행할지는 모르겠지만, 관심이 있다면 연락을 해서 파트너십 관련 미팅을 잡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스타벅스 파트너십 관련 글 

스프린트 파트너십 관련 글 


또한 아직 정확한 가이드가 나오지 않았지만, 나이언틱 CEO인 'John Hanke'는 Financial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방문 횟수로 광고비를 청구하는 수익화 모델을(Cost-per-visit) 고려 중이라고 언급한적이 있다. 광고주를 위한 가이드가 더 구체적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마케팅 방법 2) 포켓몬고 플러스를 이벤트 상품으로

포켓몬고 플러스, 사진 출처: 포브스


포켓몬고를 하다보면 배터리가 금방 닳거나, 게임을 계속 하고 싶어도 화면을 못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런 유저들을 위한 ‘포켓몬고 플러스’ 라는 웨어러블 기기가 있다.


이 기기는 포켓스탑을 지나간다거나 포켓몬이 등장했을 때 진동으로 알려주며, 터치하여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클립으로 옷이나 가방에 고정할 수 있으며, 손목에 착용할 수 있다. 미국 Gamestop에서는 $35, Amazon에서는 $48에 구매할 수 있다.


해외 리뷰를 보았을 때, 포켓몬고 덕후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말이 많지만, 포켓몬고 덕후들만이 더 탐낼 한정판 기기이며 미국, 일본에서만 판매 중이기 때문에 큰 관심을 보일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 다양한 회사들이 이벤트 상품으로 걸고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한 사례가 있으니 포켓몬고를 활용하여 이벤트를 연다면 이벤트 상품으로 선보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포켓몬고 플러스를 구하기 힘들다면(Gamestop 사이트에서는 이미 품절이다) 애플워치에서도 포켓몬고를 지원하므로 애플워치를 그 대신에 경품으로 쓰는 방법도 있겠다.


애플워치에서 플레이 가능한 포켓몬 고, 사진 출처: 포켓몬고 공식 홈페이지


(마케팅 방법 3) 포켓몬고 이용자를 위한 혜택 제공

사진출처: 테크노버팔로


미국의 대표 통신사 중 하나인 티모빌(T-mobile)은 2016년 7월부터 1년간 포켓몬고 이용시 발생하는 데이터는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거기에 얹어서 포켓몬고 유저들이 새로운 포켓스탑으로 이동할 때 유용하도록 '리프트(Lyft)' 15달러 이용권, 유명 아이스크림 매장의 아이스크림 무료 제공, 포켓몬고 플레이시 필수인 보조배터리와 충전기 50% 가격에 판매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발표로 인하여 매우 많은 숫자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사실 포켓몬고 이용 데이터는 시간당 5-10mb로 그렇게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1년간 무료', '무제한 제공', '모든 유저에게' 등의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티모빌의 씀씀이가(?) 커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더 나아가 '** mb 무료 제공, 아이스크림 쿠폰, 리프트 $15, 보조배터리 50%' 이라고 했을 때보다 포켓몬고를 하는 유저들을 위한 혜택으로 이벤트를 홍보하면서 상당한 바이럴 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의 서비스나 제품 중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있거나 일부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면, 포켓몬고 유저를 위한 혜택으로 한 번 포장하여 커뮤니케이션 해보는 건 어떨까? 미디어 노출과 유저들의 바이럴, 이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너무 쌩뚱맞거나 포켓몬고 유저들이 생각하기에 전혀 연결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효과가 미미할테니 충분히 유저들의 행동 패턴이나 필요한 부분을 파악한 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마케팅 방법 4) 가게/매장이 포켓스탑이라면 입간판, 루어모듈, 신메뉴를 활용

(대학로는 포켓스탑이 넘쳐나고 루어가 마르질 않는다고 한다….와 여긴 천국인가요…? )    


가게를 마케팅하려고 하는데, 가게 앞이 '포켓스탑'이라면? 가게에서 주로 출몰하는 포켓몬이 있다면? 운이 매우 좋다. 이미 사람들은 포켓스탑에 가기 위해 가게 앞까지 찾아가고 있고 조금만 더 마케팅에 신경 쓰면 가게 안에 들어와서 구매를 하고 입소문을 내는 고객으로 바뀔 수 있다. (참고로, 이전에는 나이언틱에서 포켓몬고 체육관, 포켓스탑 지정 문의를 받았으나, 너무 문의를 많이 받았는지 현재는 신청을 받고 있지 않다.)


(1) 포켓스탑에 루어 아이템을 사용하고 광고하기


포켓스탑에 포켓몬을 더 자주 등장시키고 희귀 포켓몬의 등장 확률을 높여주는 루어 아이템이 있다.(위 사진에서 분홍색 벚꽃이 흩날리는 포켓스탑이 바로 루어가 작동하고 있는 포켓스탑이다) 루어는 1개당 100코인(약 $1.09, 코인 대량 구매시 더 저렴해질 수 있다), 8개당 680코인(약 $6.22)으로, 30분 동안 유효하다.


유저들은 포켓볼과 아이템을 받으려고 포켓스탑에 방문하는 데, 루어가 작동하고 있는 곳이면 더욱 환영하기에 더 몰린다. 특히나 요즈음 같이 날이 추운 날, 따뜻한 가게에서 음료나 음식을 먹으면서 충전도 하고 포켓볼 충전도 하고 포켓몬도 잡는 1석 5조이기에 유저들은 더욱 열광할 것이다.


가게 앞 포켓스탑에 루어를 설치하고 이를 알리는 재미있는 내용의 간판을 세우거나 지역 타겟팅 광고를 통해 알려보자. 루어 설치 후 매출이 상승한 사례는 매우 많으며, 루어에 사용한 비용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낸다고 한다. 뉴욕 퀸즈의 한 피자집은 약 1주일간 $110 어치의 루어 아이템을 구매하여 가게 포켓스탑에 설치해두었고 그 결과, 이전보다 구매 횟수가 75% 상승했다고 한다. 루어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의 단점은 유저들이 너무 포켓몬고에만 집중하게 되어 테이블 회전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2) 가게가 포켓스탑인 것을 광고하기


루어 모듈을 쓰지 않더라도 가게 근처나 가게가 포켓스탑이라고 알려보자. 앞서 말했지만, 유저들은 날이 너무 춥기에 몸을 녹이면서도 포켓몬고를 계속 플레이할 곳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재미난 문구나 입간판으로 한 번 더 예비 고객들에게 가게를 노출시켜보자.

이미지: Pcmag


(3)포켓몬고 관련 메뉴 만들기


포켓스탑이 아니어도 슬퍼하지 말 것! 음식이나 음료를 파는 가게라면 포켓몬고와 관련 있는 메뉴를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유저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입소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기존 메뉴를 포켓몬고와 연결 시키거나 새로운 한정판 메뉴를 내놓아보자.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소셜 네트워크에 올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라면 마케팅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호주에 위치한 해시태그 버거는 포켓몬 버거를 팔기 시작했는데, 귀여운 비주얼로 많은 사진들이 온라인상으로 돌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포켓몬 버거를 주문한 고객들은 포켓몬 버거 종류 3가지 중 어떤 버거가 나올지 모르는 채 받게 된다. 언제 어떤 포켓몬이 나올지 모르는 포켓몬의 특성을 반영한 이 버거에 사람들은 더더욱 열광했다.

포켓몬 버거, 이미지: Dnaindia

몬스터볼 피자(출처 : Instagram, Chris Isidro)

몬스터볼 도넛 쉐이크(이미지: Asrtechnica)

(4) 포켓몬고 유저들 대상으로 할인


포켓몬고 유저들 대상으로 트레이너 레벨이나 포켓몬 인증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포켓몬고 유저들 사이에서는 트레이너 레벨, 희귀 포켓몬, 회전볼 스킬 등을 자랑하고 싶어한다. 이들이 이 모든 것을 뽐낼 기회를 주고 이에 대한 리워드를 준다면, 이로 인하여 입소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포켓몬에 따라 혜택이 다른 레스토랑(이미지: teradata)


(5) 포켓몬고 특정 팀 할인


포켓몬고에는 블루(Mystic), 레드(Valor), 그리고 옐로우(Instinct) 세 팀이 있다. 체육관 싸움 때문에 은근히 팀 신경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자극해보는 것도 하나의 마케팅 방법이다. 한 팀에게만 할인을 제공한다면 나머지 팀들이 조금 소외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혜택을 더 많이 받는 팀은 좀 더 가게 주인과 팀으로 뭉친 끈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혜택을 받는 팀은 혜택을 받았기에 주변에 가서 얘기할 것이고, 혜택을 받지 못한 팀은 투정이 섞였지만 입소문 효과는 클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할 것이다. 참고로 팀 별 유저 수는 정확히 나온 바는 없으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언급된 비율을 보았을 때 블루(Mystic)이 43%로 세 팀 중 제일 많다고 한다.(출처: Adobe Social) 팀끼리 싸움을 붙이고 싶진 않고 모든 팀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다면 돌아가면서 혜택 받을 팀을 선보이는 방법도 있다.

모든 팀에게 할인을 제공하지만 레드팀에게 추가 할인을 해주는 가게(이미지: reddit)


매일 다른 팀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가게(이미지: reddit)


가게 주인이 레드 팀을 매우 편애하는 경우... (이미지: linkedin)


(마케팅 방법 5) 포켓몬고를 활용한 소셜네트워크 포스팅


가장 많이 쓰일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해외 사례들은 AR모드를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체육관 점령 전쟁이나 포켓몬 이름을 재미나게 지어주는 포스팅들이 인기가 많다.


다른 마케팅 방법도 그렇지만, 소셜네트워크 포스팅 전에 포켓몬고를 충분히 플레이 해보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추천한다. 간혹 AR모드를 활용해서 포켓몬이 아닌 회사 브랜드의 캐릭터나 상품을 잡는 모습을 포스팅하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반응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포켓몬을 잡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포켓몬고를 적절히 이용하면서도 브랜드를 녹여내어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내용을 고민해야할 것이다.

AR모드를 활용해서 캐터피와 살충제를 함께 찍었다 Instagram @jon_zombie
유머넘치는 손님과 패밀리레스토랑 계정 Twitter @olivegarden @Rainycartoonist
동물원에 몇 개의 포켓스탑과 체육관이 있는지 알려주는 신시내티 동물원 계정 Twitter @CincinnatiZoo


이렇게 포켓몬고를 활용한 다섯 가지 마케팅 방법을 사례들과 함께 살펴보았다. 다양한 서비스/제품 에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겠지만 특히 소셜 커머스, 오프라인 위치가 있는 브랜드 및 서비스, 스마트폰이나 관련 기기 분야가 포켓몬고 마케팅에 적합해보일 수 있겠다.


소개한 마케팅 방법들 중에서 어떤 방법들은 당장 활용할 수 있겠지만, 어떤 방법들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에 자신이 마케팅하려는 서비스나 상품과 맞을 것 같은 마케팅 방법을 정한 후 이와 관련된 사례를 꼭 더 찾아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정확한 시기는 불분명 하지만, 조만간 신규 기능과 2세대 포켓몬이 추가되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이에 미리 대비하고 앞선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겠다. 지금 물이 들어오고 있으니, 얼른 노를 저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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