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 연구소 인턴 연구원 연진국. 의지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연진국에게 드디어 첫 임무가 떨어졌습니다.
“인턴 연구원님, 펀딩 탐구일지 한번 써보실래요?”
출근 첫날 클라우드인지, 크라우드인지 헷갈려 혼났던 연진국(도대체 어떻게 인턴 연구원이 된 거죠?)은 과연 임무를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연진국의 펀딩 탐구일지를 시작합니다.
완벽한 서울 말투를 구사하기에 아는 사람 몇 없지만 사실 나는 비수도권 출신이다. 이곳으로 상경하기 전, 가장 큰 불만은 내 주변에는 맛집, 핫플레이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지방 핫플도 많지만, 그 시절엔 더욱이 없었다.) 왜 유명한 건 다 서울에 있을까? 이것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인가? 억울하다 억울해. 언젠가 서울 나들이를 갈 때면, 며칠 전부터 먹지도를 그려 일정 사이사이 넣어두기 바빴다.
지난 3년간의 팬데믹과 언택트 시대가 택배 문화와 밀키트 기술을 발달시켰다. 이제 집에서 전국 각지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SNS, 특히 인스타그램의 주문서를 통해 자신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전국으로 보내는 카페도 흔하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 사업은 위기인가 싶었다. 그러나 교통비와 오고 가고 기다리고의 시간 절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는 여전하다. 맛집 사장님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고객층 확보가 가능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이 기류에 따라 펀딩 플랫폼에도 전국 각지의 맛집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제주, 인천, 부산 등 프로젝트 제목으로 전국 팔도 거뜬히 그릴 수 있을 만큼. ‘성수동 맛집을 집에서 간편하게!’, ‘오후면 품절되는김포 맛집’, ‘용산 떡볶이의 전설’ 등. 그중에는 SNS 지인의 게시물에서 한 번 이상 본 곳도 많았는데…
그래서! 이번 탐구일지에서는 펀딩 플랫폼에 등장한 SNS 맛집을 뜯고 맛보고자 한다.
스토리 초반 이런 문구가 등장한다.
SNS에서 본 그 카페마마스 맞습니다
카페마마스는 2002년 서소문 모퉁이 작은 카페에서 출발했다. 리코타치즈, 파니니 등 유럽의 식재료를 활용한 건강한 슬로우푸드 음식점으로 말이다. 외국계 회사, 젊은 여성 직장인이 주요 고객으로,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지금은, 무려 20개의 직영점을 오픈한 기업이 되었다.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해시태그를 만들어내며 사랑받고 있는 카페마마스다.
카페마마스의 시그니처 메뉴는 리코타치즈 샐러드! 치즈는 홈메이드 방식으로 매장에서 신선하게 소량씩 만들고 있다. 함께 나오는 치아바타도 20년 동안 연구하고 수제 생산한다. 수제, 신선식품이라는 특성상 택배 유통은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 제품이 펀딩을 찾았다.
“카페마마스가 전국의 많은 분들께 조금 더 가깝게 찾아가기 위해 와디즈 펀딩을 준비하였습니다.
와디즈에서 펀딩을 통해 전달 받은 소중한 후원금은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께 카페마마스를 알리고, 국내 1위의 리코타치즈 가공장으로 도약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카페마마스는 와디즈 펀딩을 시작점으로 멀티푸드서비스를 제공하는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와디즈 펀딩 이유에서 카페마마스는 펀딩을 여는 의미를 이렇게 정의한다. 카페마마스는 지난 10년간 작은 카페에서 여러 직영점을 가진 오프라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젠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멀티푸드서비스를 제공하는 식품 기업으로 나가고자 한다. 그 도약을 위한 발판이 펀딩이었던 것!
펀딩이 종료된 후, 카페마마스는 와디즈스토어, 마켓컬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을 통해 후속 유통을 이어가고 있다.
광화문 맛집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프로젝트도 스토리 맨 처음 SNS 계정을 자랑스럽게 간판으로 걸었다. 팔로워 수와 식당을 찾은 고객들의 후기 게시물이 진정한 ‘핫플’임을 말해준다. (연진국의 TMI 하나, 사실 나도 웨이팅해서 먹은 경험이 있다. 둘, 운동 러버들 사이에서는 인왕산과 힐사이드테이블 코스는 유명하다. 물론 나도 그 코스 밟은 적 있다.)
2013년 작은 샐러드 매장에서 출발한 힐사이드테이블. 광화문 직장인은 물론이고 멀리서 원정 올 만큼 건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사랑 받고 있다. 그 비결은 ‘브랜드 철학’과 ‘좋은 재료’에 있다. 농가에서 직접 좋은 재료를 고르며 싱싱한 샐러드를 만들어오던 올챙이 시절이 있기에 지금까지도 그 신념 굳건히 지키며 신선한 음식을 제공한다. ‘건강 관리는 지속가능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맛있어야 한다!’ 이 철학 하나로 7가지 곡물의 발아현미빵을 굽고, 크림이 들어가지 않은 가벼운 두유 치즈를 만든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두유치즈 샌드위치. 힐사이드테이블은 굳이 KTX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광화문에 내려 걸어오는 수고스러움 없이 땅끝 마을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밀키트를 준비했다.어쩌면 건강한 음식이 아닌 그들이 지향하는 것 ‘맛있게 건강하기’를 퍼트리고 싶어서 일지도?
밀키트는 샌드위치의 맛과 건강을 좌우하는 두유치즈와 발아현미식빵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두유치즈는 오리지널, 말차, 단호박 3가지 맛으로 다양한 건강함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밀키트만 있다면? 거기가 바로 힐사이드테이블. 쉽게 그 맛을 낼 수 있다. 다들 단호박, 딸기잼, 견과류, 채소쯤은 냉장고에 있잖아?
힐사이드테이블은 펀딩금 사용계획에 더욱 다양한 식빵과 두유치즈를 만들기 위한 음식 개발비로 사용하겠다 밝혔다. 그리고 반년 후, 딸기 두유치즈와 탕종곡물식빵, 비스코티를 들고 다시 한번 펀딩을 열었다. 이후에는 잠깐 와디즈스토어에서 판매하기도! (지금은 없다. 너무 아쉬워…)
연예인 방문 소식도 종종 들리는 이곳은 SNS 핫플 쫌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곳이다. 무려 해시태그 22,345개의 게시물과 23.K 팔로워 보유 중이다. (2022.11.15 기준) 여기는 동네의 가치를 바꾸는 생활 밀착형 동네 플랫폼을 지향하는 보마켓! 남산, 경리단길, 서울숲, 신촌까지 요즘 뜨는 동네에 한 자리씩하고 있다.
이곳은 삶을 아름답고, 유용하고, 맛스럽게 하고자 한다. 소장욕과 구매욕을 자극하는 홈 리빙 제품부터 와인, 스낵, 유제품 등 간편 음식까지 다양한 제품이 이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 보마켓 해시태그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보이는 사진은 브런치를 포함한 델리 메뉴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떡볶이! (한국의 브런치라는 것이 보마켓 셰프님의 말씀) 1시간 웨이팅은 준수한 편인 맛집답게 떡볶이는 간혹 품절되기도 한다는데, 이를 밀키트로 만들어 펀딩을 열었다.
특별한 점은 보마켓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쿡과 함께 밀키트를 개발했다. 보마켓 매장에는 존쿡 델리미트의 제품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다. 즉, 이 펀딩은 보마켓이 존쿡과 함께하는 두 번째 콜라보다. 이미 존쿡은 자사몰과 각종 이커머스에서 햄과 간편식, 델리미트를 판매하고 있다. 밀키트, 포장 등 온라인 유통에 있어 존쿡은 보마켓에게 좋은 조력자이자 선배님이라는 것! 덕분에 서포터들은 매장에서 갓 만든 떡볶이의 맛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존쿡이 이미 자사몰이라는 유통 경로가 있음에도 펀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펀딩이 홍보와 시장 검증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현재 떡볶이는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자사몰에서 정상가로 판매하고 있다.
잘나가는 SNS 맛집이 왜 펀딩을? 프로젝트 제목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고 처음 들었던 의문이다. 자세히 프로젝트를 살펴보니 질문의 답이 곧 보였다.
크라우드펀딩의 근본적인 개념은 자금을 조달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펀딩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이 개념을 뛰어넘는 가치들이 생겨났다. 첫 번째,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메이커는 서포터와 소통하고 사업과 제품에 대한 시장성을 검증할 수 있다. 두 번째, 여기서 개선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 세 번째, 이후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확장할 기회도 열린다. 실제 펀딩 종료 후 이커머스로부터 입점 연락을 받는 메이커도 적지 않다.
이미 오랜 시간 명성을 쌓아온 줄 서서 먹는 맛집이라도 대량 생산, 포장, 밀키트화 그리고 택배 진행까지 온라인 유통은 큰 도전일거다. 그렇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선뜻 진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그들에게 온라인 유통 전 치르는 모의고사, 가오픈의 역할이 되어준다. 펀딩한 서포터 수, 모금액을 통해 미리 온라인 상품화의 경쟁력을 검증할 수 있다. 서포터의 피드백을 받아 더 나은 서비스를 추후 유통에서 제공할 수도 있다. 이것이 SNS 핫플, 맛집들이 첫 시작으로 펀딩을 선택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을 위해.
펀딩 탐구일지 9일차 기록은 여기까지. 다음에는 전국 각지의 맛집을 펀딩 프로젝트 속에서 발견해야겠다.
보물찾기 시간이 되겠구먼!
해당 콘텐츠는 와디즈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