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니트로 스튜디오 조재윤 디렉터
넥슨과 니트로 스튜디오의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이하 드리프트)가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게임의 정신적 뿌리라고 볼 수 있는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이하 카트라이더)는 다소 충격적인 전개 끝에 서비스 종료가 발표되었지만, <드리프트>를 이끄는 니트로 조재윤 디렉터는 이 길이 결국 가야할 길이라고 설명한다.
<드리프트>는 트랙 바깥에서 출발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크로스 플랫폼 라이브게임이다. 초창기에는 MS Xbox와 손을 잡았지만, 모바일시장을 놓칠 수 없었던 니트로는 과감히 플레이스테이션, Xbox, 모바일(iOS, 안드로이드) 그리고 PC까지 출시를 결정했다. 개발진은 4차례에 거친 테스트를 감행했고, 게임은 2023년 1월 12일 ‘프리시즌’으로 시장에 출시됐다.(콘솔 버전은 정규 시즌에 적용된다)
‘본가’ <카트라이더>가 원치 않는 형태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지었던 것도 정상적인 ‘트랙’ 위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다. 조재윤 디렉터는 1월 5일 ‘디어 카트라이더’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사과와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확률, P2W, 뽑기 없는 ‘3 NO’ 원칙을 천명했다. 이것도 무료로 제공하는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길은 아니다.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깊이 나누기 위해서 1월 13일, 테헤란로 니트로 스튜디오 사옥에서 조재윤 디렉터를 만났다.
Q. 디스이즈게임: 방송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나?
A. 니트로 스튜디오 조재윤 디렉터: <카트라이더>의 종료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지원할 것들을 끝까지 지원하고, 유저들에게 헌정할 것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제 막 <드리프트>를 출시해서 바쁘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관심과, 격려, 애정과 비판을 한 번에 받은 건 처음이다. (웃음)
‘카트라이더’ IP를 맡으면서 이렇게나 격정적인 시기가 있었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분들이 많은 성원 덕에 <드리프트>를 론칭할 수 있어 감사하다. 유저분들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Q. 4번 테스트를 거쳐 게임의 프리시즌이 시작됐다.
A. <드리프트>는 ‘카트라이더’를 더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기 위해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그리고 그것이 게임의 모습으로 이제 시작하게 됐다. 정말 오랜 기간 개발했고, 준비했는데 시작은 이제(1월 12일)다. 이제 콘솔 버전이 포함되는 정규 시즌을 준비해야 하고, 그 정규 시즌에 발맞춰 여러 콘텐츠들을 만들어드려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이야기가 했는데 이제 반을 했지만, 나머지 반도 못지 않게 많다. 정규 시즌까지 최선을 다하려 한다.
Q. 빠른 매칭을 잡았는데, 예상보다 핑도 적었고 경기 자체도 깔끔했다. 주요 이용 국가는 어디인가?
A. 전 세계 유저들이 모두 같은 서버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정규 시즌에 콘솔까지 확장에서 한 번 더 크게 론칭하는 형태를 가져간다. 아시아에서 ‘카트라이더’ IP에 대한 인지가 있어서 사전 예약 같은 프로모션도 진행을 했다. 한국, 일본, 대만,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 유저들이 접속하고 있다. 앞으로 정규시즌으로 가면서 조금 더 글로벌 유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과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면 해외 유저 비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Q. 흔히 말하는 ‘카트라이더’ 세대라면 <드리프트>의 출시에 관심을 가질 만한데, 요즘 ‘카트라이더’를 접하는 분들은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유저가 많을 듯하다. <드리프트>에 어린 유저가 많나? 전체이용가 게임인만큼 기대도 큰데.
A. 12일 출시 이후 이벤트 형태로 유저와 게임을 했는데 음성채팅을 켜놓고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게임하는 소리를 들었다. 어머니가 코치를 하고 어린 친구가 이야기를 하더라.
<드리프트>는 다양한 연령층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BM 같은 부가적인 요소는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게임할 수 있도록 만들려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플레이하는 게 목표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며칠 보지 않았지만, 다양한 연령층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Q. 여러 연령층이 하나의 게임 안에서 어우러지려면 조작 측면에서 밸런스가 맞춰져야 할 텐데.
A. <카트라이더>의 조작감에 익숙한 분들과 새로 유입되는 분들을 위한 조작 2개를 지원하고 있다. 매칭도 실력 검증이나 네트워크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최대한 비슷한 실력끼리 붙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트라이더>를 안 해본 분들을 위해서 AI 캐릭터와 붙을 수 있도록 설정해 놨다. ‘카트라이더’ IP의 기억 때문에 새롭게 들어온 분들을 위한 부분들도 있다.
<드리프트>는 기존 <카트라이더>를 좋아하던 분들만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 아니다. 글로벌에서 ‘카트라이더’의 인지도를 올려주고, 그렇게(세계적으로) 즐겨 주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다. 그래서 스토리라던가 라이선스도 많이 들어갈 예정이다. <카트라이더>가 익숙한 분들에게 불편감을 드릴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우리(니트로 스튜디오)가 분명히 프리시즌을 거치며 자리를 잡아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양쪽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게임을 만드는 게 숙제다.
Q. 지금 프리시즌에서는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플랫폼 별 참여 비율은 어느 정도로 잡히는지?
A.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접근성이 크기 때문에 전체 비율에서는 모바일이 좀 더 높다. 그렇다고 PC 이용자 비율이 그렇게 낮은 편은 아니다. 모바일 유저가 많기 때문에 연령층이 대단히 다양하다. (모바일에) 어린 유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스마트폰이 보급이 된 지 꽤 돼서 이제는 어느 정도 사양이 되는 스마트폰을 쓰기 때문에, 잠깐 잠깐 <드리프트>를 하는 분들이 많다.
Q. 크로스 플랫폼이 열쇠인 게임인데, 밸런스 문제가 대단히 까다로울 듯하다. 드라이버 라이선스는 여전히 PC로 따는 게 좋을 거 같은데.
A. 데이터상으로는 전혀 그렇지는 않다. 플레이어에게 익숙한 플랫폼을 이용해서 라이선스를 따는 경우가 많았지, 특정 플랫폼이 쉽다는 개념은 없다. <카트라이더>를 이용하셨던 분들 중에서는 PC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분들의 기록을 보면 모바일로 라이선스를 따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결국에는 유저에게 어떤 기기가 익숙하냐, 그 익숙함으로 얼마나 실력을 표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드래프트>는 아직 플랫폼에 종속되지는 않고 있다. 1일치 데이터라서 확정적으로 ‘그렇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생각했던 목표치와는 근접해 있다. 앞으로 콘솔이 들어오고 패드 이용자가 많아지면 또 바뀔 수 있다.
Q. <카트라이더>는 e스포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각 선수들은 선수들은 동일 환경, 동일 선상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키보드로 하느냐 패드로 하느냐에 따라서 유불리가 갈릴 수 있지 않을까?
A. e스포츠와 관련해서는 개별 플랫폼 대회와 통합 대회까지 모두 계획하고 있다. PC 대회를 하다가도 누군가 패드를 연결해서 하겠다고 할지라도 유불리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기와 입력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선수 개인의 의사에 맡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Q. 그러면 누구는 콘솔로 플레이하고, 누구는 모바일로 플레이하는 것을 한 경기에서 보여주려고 하나?
A.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모든 플랫폼이 한 자리에서 어울리는 대회를 생각하고 있다.
Q. 문호준 감독이 선수 복귀를 선언했다. 타이밍이 워낙 절묘해서 니트로 측과 사전에 조율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지 궁금했다. 유명 <카트라이더> 선수들이 <드리프트> 개발 과정 중 여러 조언을 주지 않았나?
A. <드리프트>의 1차 목표는 <카트라이더>의 게임성과 조작성을 계승해서 차세대 기기에 이식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성격을 가장 전문적으로 봐줄 집단은 선수 층이다. 몇몇 유명 선수들이 <드리프트>를 체험하고 피드백을 주었고, 지금의 게임에 반영 되어있다.
e스포츠를 준비한다면 선수와 구단, 해설진 등 관계자가 모여서 대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기존 <카트라이더> 선수들이 활동할 무대가 많았으면 좋겠다. 높은 상금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반응이 일어나 여러 선수들이 활동하는 환경을 바라고 있다. 이런 <드리프트>의 움직임에 선수들이 호응해준 것이다.
그와 별개로 우리가 선수에게 복귀를 요청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문호준은 <카트라이더> e스포츠에서 신격화된 사람인데, 그런 사람의 은퇴를 억지로 번복시킬 수는 없다. 복귀는 철저히 본인의 선택이다. 우리가 할 일은 새로운 e스포츠가 선수들이 원하는 꿈의 무대가 될 수 있게끔 판을 만드는 것뿐이다. 특정 선수의 복귀와 관련해서 별도로 이야기를 나눈 적 없다. 다만, 5일 생방송이 끝나고 e스포츠 팀 차원에서 별도로 안내를 드린 일은 있다.
Q. e스포츠의 단계별 목표는 있나?
A. 지금 이 자리에서 e스포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다만, e스포츠의 ‘최종 단계’는 아직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그 규모를 확장하겠지만, 일단 현재의 목표는 모든 대회를 한국에서만 하지는 않으려 한다. 일본, 미국, 영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대회를 열고 한국 선수를 파견하고 싶다. 세계 각국 선수를 그런 방식으로 초대하는 게 목표다. 그래야 선수들이 다양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고,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다.
Q. 상금 규모는 어느 정도로 기획하고 있나? 프로 대회라면 상금이 곧 권위가 되기도 한다.
A. 기존 대회보다는 확장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2023년에는 순수 총상금 6억 원 이상을 사용할 계획이다. 특정 대회에 많은 상금 주는 방법이 있고, 작은 대회를 여럿 여는 방법이 있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서 한 대회에 너무 많은 상금을 거는 것보다는 일정 이상의 하한선을 두고 다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리그의 성장에 있어서 문호준, 박인수 같은 빅 스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스타를 계속 배출하려면 그 아래 단계의 아마추어 리그가 탄탄하게 뒷받침해야 한다. 그런 리그를 잘 키워서 위로 올려 보내는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트라이더>가 그런 부분이 약했기 때문에 이번 <드리프트>는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인플루언서 대회를 주기적으로 열어서 테스트를 하려 한다.
<드리프트>는 과거 <카트라이더>와는 출발선이 다른 느낌은 있다. 이미 <카트라이더> 리그의 선수층과 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회의 규모를 지금에 비해서 비약적으로 줄여버리면 오히려 선수의 활동 무대를 빼앗는 셈이다. 전체 파이를 골고루 키울 수 있도록 접근하려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담 팀에서 준비 중이다.
Q. e스포츠라면 보는 맛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초창기 <카트라이더>는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옵저버 모드가 없었다. <드리프트>는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을 텐데, ‘중계되어야 하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라는 과제가 있다.
A. 이미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리그나 대회를 하기 위한 것들은 준비가 다 되어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래서 올 3월에 곧바로 대회를 시작할 수 있다. 다양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서 여러 콘텐츠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콘솔 전용 게임의 e스포츠라고 한다면, 별도의 시스템을 올리거나, PC로 화면을 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우리는 PC 환경에서 옵저빙을 명확하게 지원할 수 있다.
Q. 연말 글로벌 페스티벌은 대면 행사로 준비 중인가?
A. 대면이다. 많은 분들이 <드리프트>가 충분히 익숙해진 상태에서 모였으면 좋을듯해서 연말 개최를 이야기했다. 각 권역별 대회 리뷰를 진행하면서,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활동 무대가 만들어질 거다. 2023년은 한국에서 한다고 하더라도 전세계 선수나 인플루언서를 초대해서 한국의 e스포츠 문화를 알려줄 수 있을 거다. 다음해는 해외에서 개최할 수도 있다.
Q. 이전 테스트와 비교했을 때, 모바일에서 발열 문제가 많이 줄어들었다. 계절적 영향인가, 뭔가 바뀐 건가?
A. 기존 테스트에서 발열 관련해서 굉장히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애초에 발열 문제를 잡고 가기로 했지만, 필드에서 쓰는 스마트폰에 대한 데이터가 절실했다. 어떤 폰에서, 어떤 운영체제에서 돌아가는지, 버전은 몇인지, 실제 발생하는 발열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위해서 일정 부분은 (발열 문제에 대한 비판을) 각오하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덕분에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후 연구개발 조직과 언리얼엔진을 다루는 분들이 최적화에 많은 노력을 하셨다. 좋은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나라가 있지만, 낮은 사양의 폰을 쓰는 지역도 있지 않겠나? 낮은 폰에 대한 테스트도 많이 했다. 그 결과값이 나온 뒤에 지스타에서 시연을 진행한 것이다. 그런데 지스타에서 스마트폰 충전 중 이용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다. 장기간 충전기를 꽂아 놓고 플레이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수정을 거쳤다.
여름으로 가도 발열 부분은 크지 않을 거다. 최적화 퍼포먼스를 더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P2W, 가챠, 확률 시스템 없는 ‘3 NO’를 선언했다. <드리프트>는 F2P 게임인데, 사업적으로 어떤 보완책이 마련됐나?
A. ‘3 NO’를 이야기하고 ‘뭐 먹고 살 거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웃음) 18년 동안 <카트라이더>를 서비스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넥슨은 돈만 쓰게 한다’, ‘P2W와 가챠만 만든다’라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부정적인 경험을 주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누구나 쉽게 플레이하는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데, 부정적 경험이 있다면 배제하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맞춰서 상점과 레이싱패스(<드리프트>의 시즌 패스 시스템)를 짰다. 그것만 가지고 사업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할 것인지를 물어본다면, 우리는 글로벌을 택했다.
특정 ‘헤비 과금러’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전체 게이머를 대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형태로 방향을 잡았다. 그래서 세계 시장에서 <드리프트>가 자리를 잡으면, ‘3 NO’를 추구하면서도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더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원하는 게 있으면 적은 금액으로 사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비슷한 모델로 성공한 게임들이 있다. 한국 게임 업계에서 누군가는 한 번 도전하고, 실패든 성공이든 해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우리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누군가는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게임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조금 낮추고, 유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저와 게임사 사이에 가장 문제가 많이 생기는 지점이 이거 아닌가?
Q. 여러 차례 ‘3 NO’에 대해서 단언에 가까운 대답을 내놓고 있다. 이러다가 나중에 약속을 뒤집으면 역풍이 만만치 않을 텐데?
A. 단언하지 않으면 추진할 수 없다. 단언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적으로 ‘3 NO’에 대한) 지지가 많다는 뜻이다. 디렉터는 프로젝트와 팀을 대표하는 자리다. 그 말에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역풍을 맞고, 풍파를 겪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니트로에서 ‘3 NO’에 대해서 많은 공감과 지지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단언을 하고 있다.
인식을 바꿔가려면 이야기를 해야 하고, 힘들어도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실패하면 그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찾아보고 생각해서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내가 강하게 이야기를 해야 유저들이 믿어주실 거고, 직원들이 용기를 얻을 것이다. 항상 유저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약속이 힘들어도 추진해야 한다.
상점을 열어본 몇몇 유저분들은 또 걱정을 하신다. 수익이 떨어져서 게임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앞으로 조금씩 콘텐츠를 선보여드릴 거다. 지금 상점에 100종의 아이템이 있다면 반대로 ‘이거 다 사라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속도를 조절하려고 한다. 우리 방향 속에서 약속은 지킬 것이고, 그런 모습도 콘텐츠에 담겨있을 것이다.
Q. 정규 시즌에서 업그레이드가 추가되지 않나? P2W가 없는데, 업그레이드는 어떤 보정을 주나?
A. 기존 테스트와 조정 범위는 동일이다. 테스트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업그레이드를 해보셨고, 성능을 어떻게 변경해왔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던 밸런스를 잡고 있다. 인게임 재화로 업데이트하는 거라서 P2W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BM과 연결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과감히 확률을 없애 버렸다. 100%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코너링이 부족하면 코너링, 최고속도가 부족하면 최고속도를 올리면 된다.
Q. 모바일 MMORPG의 강화가 아닌 레이싱게임의 튜닝이다?
A. 이제는 ‘튜닝’이라는 단어도 가챠와 연결된다. 때문에 그런 부분도 신경을 써서 ‘업그레이드’라고 표현했다. 본인이 키우고 싶은 성능이 있으면 찾아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Q. 체감상 싱글 라이선스가 대단히 어려웠다. 난이도 보정 계획은 없나?
A. 이 부분은 굉장한 고민이다. 예전엔 쉽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쉬워서 라이선스로의 의미가 없다’ 이런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유저의 기록을 전부 보고 가장 알맞은 기록을 선정했는데, 막상 오픈하니까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체적인 밸런스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 각 플랫폼마다 달성도, 실패율 이런 것들 분석 중이다. 정규시즌에서는 어느 정도 조정할 계획이다.
Q. 돌이켜보면 모두가 기억하는 ‘카트라이더’가 다른 대상을 지칭하고 있는 듯하다. 적어도 기자에게 <카트라이더>라 함은 이것보다는 느린 게임이었으니 말이다.
A. 실제로 저희가 가장 많이 드리는 이야기다. <카트라이더>와 <드리프트>와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는 기본이 되는 모드나 게임성이 같다. 그런데 플랫폼, 컨트롤, 밸런싱이 다 다르다. 그러다 보니 세 그룹의 이야기가 통일될 수 없다. 비교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저 ‘지금 느끼는 것’을 그대로 이야기해주시면 보다 개발팀에서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 게임의 아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에서 ‘카트라이더’를 알리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오히려 ‘날것’으로 봤을 때 <드리프트>가 가장 순수한 상황이다. 매운맛도 없고 순수한 맛이 남아있다. 자극적인 요소가 없다 보니 ‘뭔가 빠져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지금 관건은 이 순수한 맛을 얼마큼 지키느냐는 것이다. 지금 프리시즌은 순수한 맛을 보여드리는 시간이다.
업그레이드나 그랑프리가 들어가면 코어하게 즐기시는 분들께서 그 쪽으로 가실 거다. 무한부스터나 배틀모드 같은 것들은 반찬처럼 하나씩 추가하면서 가야 한다. 지금 모든 것을 다 보여드리면 ‘할 게 없잖아’ 상태가 될 것이다. 모쪼록 <카트라이더에>서 검증된 모드는 발전시켜서 서비스할 것이다.
Q. 오리지널 트랙 2종은 강남과 이스탄불이다. 니트로 스튜디오는 테헤란로를 바라보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투르키예의 이스탄불은 어떻게 조사했나? 실제 아야 소피아 광장과 대단히 닮아서 흥미로웠다.
A.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트랙 조사차 해외에 출장갔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실제로 다녀온 분들이 있었고, 구글어스나 관광사진 등 방대한 자료가 있어서 공간감을 구성할 수 있었다. 실제 도시 트랙 같은 경우에는 조금만 달라고 ‘이건 아니야’라는 말이 나온다.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많이 조사했다. 제작하는 분들이 실제로 가본 공간이 아닐 수 있어서 부족한 점은 있지만, 앞으로 최대한 보완해가면서 월드 맵을 만들겠다. 미국처럼 (넥슨) 지사가 있는 곳들은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Q. ‘카트라이더’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중에 하나가 PC방인 것 같다. 새 게임의 PC방 지원책은 얼마나 마련됐는지?
A. PC방 플레이는 당연 한국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카트라이더’는 친구들과 할 때 그 재미가 극대화된다. 같은 편이든, 다른 편이든 그때 대화가 훨씬 재밌다. 기본적으로 PC방 전용 경험치나 재화나 아이템이라는 것들도 어느 정도 준비됐다. 정규시즌 들어가고 프리미엄 PC방을 지원하면 인게임에서 많은 지원을 드릴 예정이다.
PC방 공간에서 대회를 많이 열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PC방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고,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다. 그저 게임을 하러 오는 게 아니라 <드리프트> 유저들이 함께 모이는 곳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e스포츠 대회가 PC방에서 열릴 수 있다.
Q. 튜토리얼 스킵 버튼을 빼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유저들에겐 불필요한 튜토리얼일 수 있지 않은가?
A. 그 유저가 잘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튜토리얼 단계에서 체크한다. 한국 IP니까 ‘무조건 잘 할 것’이라고 스킵을 지원할 수는 없을 일이다. 첫 CBT를 했을 때 해외에서 받은 피드백 중에 가장 큰 것이 ‘이 게임은 튜토리얼도 없느냐’였다.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다. 다 같이 모여서 게임을 해야 하는 거니까, 모두가 함께 하려면 필요한 기능이다.
Q. 지금까지 <드리프트>에 보고된 핵 이용 사례가 있나? 앞으로 핵 유저가 게임에 끼어들어서 게임을 잡아먹으면 골칫덩이가 될 텐데.
A. 일부 있을 수 있는데, 정식 보고된 바는 없다. 핵과 게임이란 결국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카트라이더>를 서비스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적용하고, 넥슨에 축적된 핵 감지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문제가 되는 상황을 인지하면, 빠르게 대응하겠다. 원천적으로 핵 이용 시도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얼마나 빠르게 그 분들을 귀찮게 만들까’가 관건이 될 것이다.
Q. 원 빌드 게임을 추구하고 있는데, 플랫폼마다 업데이트 주기가 다를 수도 있다. 구글에서 업데이트가 됐는데 PS에서 업데이트가 안 되면 문제 아닌가?
A. 동시에 모든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템포를 잘못 맞추면 전체가 다 무너지는 형태가 된다. 예를 들어 이번 프리시즌 론칭 때도, 모든 것이 12월에 마무리되어야 했다. 최소 1달 전에는 끝나야 하는 것이다. 정책 적용이나 콘텐츠나 굉장히 빠른 시기에 프리징을 걸고, 그걸 가지고 각 업체 통해서 검토하고 완료 찍어놓고 철저하게 일정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PC게임은 내일 오픈이라고 하면 오늘도 개발할 수 있는데, 콘솔게임에서는 거의 불가능 한 부분이다. 그런데 (니트로 스튜디오에서는) 크로스 플랫폼이 완전 처음이고, 누구도 경험 안 해본 일이다. 오랜 테스트 경험이 쌓여서 이제는 어느 정도 서비스할 체계를 만들어 놨다. 아마도 라이브 서비스하면서 또 바뀌어야 할 것이다. 게임을 ‘라이브한다’는 건 카멜레온 같은 환경에 적용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최선의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자리잡으면 앞으로 더 편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후에 다른 한국 크로스 플랫폼 게임은 조금 더 편한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Q.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카트라이더’ IP와 <드리프트>에 대해서 걱정이 많으시다. 저희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려 핝다. 이 길 끝에 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가야 할 길이다. 그 길에 함께 해주면 좋겠다. 앞으로 이슈가 발생한다면 그때 그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서 가겠다. 앞으로의 행보를 믿고 지켜주셨으면 좋겠다. 그거 하나면 충분히 지금까지의 노력이 가치를 빛낼 거라고 생각한다.
디스이즈게임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