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톺아보기 episode 2
최근 16%라는 뜨거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영한 드라마, <대행사>를 아시나요?
<대행사>는 광고대행사의 오피스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로, 이보영 배우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주말 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JTBC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대행사>의 모습들과 실제 광고대행사의 모습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하셨을 독자 분들을 위해 모비인사이드가 직접 발로 뛰며 종합광고대행사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드라마 <대행사>와 실제 광고대행사의 모습을 비교하며 알아보기 위해서는 드라마의 모습들과, 실제 광고대행사의 모습을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죠?
‘샅샅이 흝어가며 살피다’라는 순우리말인 “톺아보다”라는 말에서 착안하여 시작하게 된 이번 인터뷰의 제목은 바로 [대행사 톺아보기] 입니다.
종합광고대행사 ‘TBWA’의 조혜령 차장님을 만나 TBWA의 다양한 이야기를 톺아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TBWA 미디어본부에서 미디어플래너로 일하고 있는 조혜령입니다. TBWA는 국내 1위 독립 광고 대행사로,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입니다. 광고 대행사에는 여러 부서가 있지만 크게 3개 기획/제작/미디어본부로 나뉩니다. 기획은 드라마 ‘대행사’에서도 나오듯이 전체 캠페인 총괄과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 사항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제작은 타겟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캠페인의 시각적/언어적 측면을 고려하여 소재를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마지막으로 제가 일하고 있는 미디어본부는 제작팀에서 개발한 포인트들을 타겟에게 효율적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미디어 전략을 짜고 실제로 송출될 수 있도록 집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사실 광고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순발력과 인사이트를 중요하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측면을 생각해보면, 제가 TBWA에서 7년간 일하면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인 것 같아요. 타고난 순발력과 인사이트를 가지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러한 타고난 역량 또한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나올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창출해내야 하는 광고업계의 특성상,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 같아요. 늘 해오던 관습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일, TBWA에서는 Disruption 정신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광고업계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지금도 사실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지 계속 끊임없이 생각하는 중이에요. (웃음)
사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시간도 꽤 오래 걸리고, 여러 방향으로 고민하고 생각하다 보면 다시 처음의 방향으로 돌아올 때도 있었구요. 그럴 때면 미디어와 전혀 다른 직무의 지인이나, 선후배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새로운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TBWA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은 조직입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개성 넘치고, 서로의 특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상호간에 자극과 영감을 주는 분위기에요. 또한 시니어보다는 주니어들이 많은 회사 구조 특성상, 주니어들이 회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고 회사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개성있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원하고, 그런 문화를 통해 직원들이 각자 최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돕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의 일환으로, 만 4년 이상 재직 시 15일 주니어 리프레쉬(유급 휴가)가 있고, 9년 차에는 30일의 유급 리프레쉬가 있습니다. 9년 이후는 4년마다 30일 유급 리프레쉬가 제공됩니다. 대신 9년까지 다녀야 하죠. (웃음) 너무 먼 미래인가요? 또한 제 일요일 밤을 지켜주는, 월요병 방지 제도! 다시 말해 4.5일 근무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대표님께서 월요병을 방지하기 위해 제공해주시는 복지중에 하나로, 월요일은 오전 근무가 없고 오후에 출근합니다. 도입된 이후에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고, 실제로 저도 일요일 밤은 넷플릭스를 마음 편히 틀곤 한답니다. (웃음)
신입의 경우에는 3번에 걸쳐 면접을 보는데요. 1차는 실무 면접, 2차는 PT 면접, 그리고 3차는 PT 면접에 이어 임원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서류가 통과되면 실무 면접을 보게 되는데 이력서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질문을 주로 받게 됩니다. 2차인 PT 면접과 3차인 임원 면접은 이어져 있는데, 인터넷과 휴대폰이 없는 환경에서 주어진 과제에 맞게 PT를 구성하여 임원분들 앞에서 발표하고 이어서 임원 면접을 진행하는 형식입니다. 저도 신입으로 면접을 볼 때 PT 면접이 가장 떨렸는데, 특정한 주제가 정해져있다기보다 여러 클라이언트의 각기 다른 고민 중 하나를 골라,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주시고 그 시간 동안 고민하여 PT를 하는 방식이었어요. 저는 패션 브랜드 클라이언트의 3040 세대에서 2030세대로의 세대 리타겟팅이라는 과제를 골라서 진행했었는데, 낯선 방식이기도 했고 다른 지원자 분들보다 좋은 인사이트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긴장했었던 경험이 나네요. 다행히도 임원분들께서 분위기를 잘 풀어주셔서 열심히 PT를 하고 임원 면접까지 이어서 진행했었습니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주변 경력직 동료분들 말씀을 들으니, 1차는 캐주얼하게 기존 경력에 대한 질문을 하는 시간을 가진 뒤에, 2차는 동일하게 임원 면접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입사 이후 2주에서 1달 정도 교육이 진행된 후 실무에 임하게 되고, 신입의 경우에는 교육이 종료된 이후 재미있고 신나는 워크샵을 가게됩니다! 연봉은 회사 규정상 밝힐 수 없어, 양해 부탁드립니다.
광고대행사, 광고마케팅은 관련 공모전이나 많은 스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있으면 좋고 없더라도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경험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많은 스펙을 나열하는 방법보다는 본인의 관심사나 꿈이 묻어나는 경험이라면 공모전 수상보다도 더 값진 스펙이 될 거라고 생각하요. 실제로 저 같은 경우에도, 중문학과를 전공하며 대학생때부터 중국인들에게 우리나라 화장품을 알리고 싶었고 화장품과 관련된 공모전이나 이런 저런 활동들을 했었는데요. 수상한 적은 없지만 그런 부분에서 실제로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직접 경험해봤던 레퍼런스를 보고 임원분들이 저의 화장품에 대한 열정이나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 같은 부분을 좋게 봐주셨다고 생각해요.
저는 요즘도 회사에서 재미있는 분들과 다양하고 좋은 경험을 보내고 있어서, 다채롭고 힙한 회사 생활을 원하신다면 TBWA를 적극 추천해요. 광고 대행사와 광고업계를 고민하는 취업 준비생 분들이 관련 학과가 아니라서 걱정하시는 경우도 많으실텐데요. 실제로 제 지인 분 중에서는 국악을 전공하셨다가 현재 광고업에서 일하시는 분도 계시고, 다들 다양해요. 업무 강도가 높다는 말도 있지만, 어떤 회사와 어떤 업계든 시즌에 따라서 힘들기도 재밌기도 한 법이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역시, ‘꺾이지 않는 마음’ 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웃음)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광고 대행사 적극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