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사용자 관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신세계 그룹이 새롭게 출시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의 이름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번 멤버십은 5월 8일부터 1달가량 사전 예약을 받고, 6월 7일 정식 론칭된다고 하는데요. 신세계 그룹은 클럽 가입 혜택 일부가 선공개한 것은 물론, 사전 예약 이벤트까지 진행하며 흥행 몰이에 나섰습니다.
그간 정용진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전략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완성형 쇼핑 모델 구축을 제시하고, 이를 ‘신세계 유니버스’라 지칭해 왔는데요. 이번에 공개된 유료 멤버십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 경험을 기반으로 고객의 시간을 점유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브랜드로 분절되어 있는 고객 경험을 하나로 엮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한데, 유료 멤버십만큼 이를 잘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은 기대한 것에 비해 조금 아쉬웠는데요. 가장 먼저 3만 원이라는 연회비 방식을 다시금 고수한 점은 패착이라고 생각됩니다. 유료 멤버십의 경우, 초기 이용자 확대를 위해 최대한 구독 비용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쿠팡의 로켓와우가 최초 론칭 시 2,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네이버 플러스 역시 4,900원으로 5천 원 미만의 가격대로 출시되었고요. 물론 월단위 가격으론 더 저렴한 것도 사실이고, 심지어 가입비는 즉시 동일한 가치의 3만 포인트로 주기까지 하지만요. 고객 당장 내야 하는 돈이 3만 원인 건 변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가입 후 해지율을 낮추고, 가입은 되어 있지만 혜택 이용은 하지 않는 비활성 고객으로 인한 일부 수익 보전을 꾀하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앞으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이미 유료 가입자 수 1,100만 명을 돌파한 로켓와우와 경쟁을 해야 하기에, 이는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여전히 고객이 혹할만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만의 핵심 혜택이 부재한 것 같아 보입니다. 로켓와우는 로켓배송 무료, 네이버 플러스는 네이버 페이 추가 적립이라는 확실한 혜택이 있기 때문에 수백만 이상의 회원을 단기간 내 확보하며 흥행할 수 있었는데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혜택은 뭔가 애매합니다. 일단 기존 스마일 클럽 혜택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오히려 다운그레이드되었고요. 특히 스마일 배송 무료 배송 혜택을 없앤 것은 상당히 치명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 공개되지 않은 관계사 혜택이 남아 있지만, 이미 일반 고객들의 반응은 부정적으로 돌아섰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에 비해, 홍보가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대기업답게 홍보성 기사들은 잔뜩 나오고 있지만요.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쇼핑몰 내에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 소식을 접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멤버십이 빠르게 안착하려면 초기 성과가 매우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선 몰 내 배너, CRM 채널 등,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해야 하지 않을까요? 더욱이 현재 G마켓을 대표하는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마저 진행되고 있어, 고객 트래픽이 몰리는 상황인데,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겁니다.
물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실패라고 평가하기엔 일러도 너무 이릅니다. 더욱이 여전히 신세계 그룹에게는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많이 남아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러하고요. 얼마 전 나이키가 공식 앱을 론칭하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한 것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을 적절히 활용하며, 출시하자마자 경쟁자들을 압도한 적이 있었는데요. 신세계 그룹 역시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활용하여, 고객 확보에 나선다면 그 파괴력은 정말 엄청날 겁니다. 이마트와 스타벅스 계산대에서 즉시 사용한 쿠폰을 드린다고 하면서, 가입 모집에 나선다면 단기간 내 수백만 확보 정돈 아주 손쉽게 가능할 테니까요.
하지만 정말 멤버십의 성공적인 론칭을 원한다면, 사용성 개선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일례로 이번 사전 가입 혜택 중 스타벅스 쿠폰을 이용하려면 무조건 매장 직원에게 직접 보여줘야 했는데요. 사이렌 오더에서 바로 이용 가능했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요? 이러한 사소한 디테일들을 놓치지 말아야, 역전의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겁니다.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