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언팩 2024에서 선보인 삼성전자의 AI폰!
“헤이 시리, 오늘 날씨 어때?”
늘 아이폰에서 스탠바이 하고 있지만 정작 잠만 자고 있는 반수면상태의 시리를 불러내 날씨를 물어보거나 의미 없는 농담 따위를 던져본 적이 있다.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인공지능 비서인 자비스(J.A.R.V.I.S)를 불러 수만 가지 작업을 요구하는 장면을 보면 현실과 픽션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가 꽤 크다는 걸 느끼고 있다.
자비스의 경우는 감히 말해 AIoT 수준의 모델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하긴 만화를 실사로 만든 것이니 상상하든 무엇이든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할 테지만 언젠가 자비스 같은 똑똑한 비서를 곁에 두는 날이 오지 않을까? 다른 건 몰라도 자비스 같은 AIoT는 오버테크놀로지에 머물지 않기를.
현존하는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AI 비서가 탑재되어 있다. 삼성에는 빅스비가 있고 아이폰에는 시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AI 스피커와 같은 디바이스로 확장하면 더 많은 인공지능 비서를 곁에 둘 수도 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만 취사선택하고 다운로드하면 그보다 더 좋은 AI 플랫폼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만큼 생성형 인공지능과 디지털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기도 했고 테크놀로지의 진화도 꾸준했기 때문 일터. 그런데 이제는 대놓고 AI 기능을 다수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말았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기존의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새로운 AI폰’이라고 표현했다. 워낙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나 관련 서비스가 많아지는 바람에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느꼈던 그 놀라운 감정 이상은 아니지만 실제로 AI폰(갤럭시 S24)이 가진 성능과 기능을 사용해 보면 그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삼성전자의 관련자가 무대로 나와 “새로운 모바일 AI폰 시대를 열 것이며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맹목적인 홍보 문구 말고 실제 UI/UX 따위는 물론이고 AI가 작동하는 방식을 경험해 봐야 ‘진짜 AI폰의 실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카메라에 줄곧 집중해 왔다. 글로벌 SNS 유저들의 피드라던가 유튜브나 틱톡에 올라오는 콘텐츠만 봐도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을 왜 높이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지 않나 싶다. DSLR 카메라 없이도 아웃포커싱이 되는 인물사진이라던가 전문가 수준의 카메라 없이도 영화나 뮤직비디오까지 촬영 가능한 시네마틱, 망원렌즈가 없어도 저 멀리 있는걸 눈앞까지 당겨주는 광학기능까지 꾸준하게 업그레이드된 카메라 기능은 휴대폰의 정체성(사실 이게 정체성인지 조차 모르겠다)이자 본질인 ‘폰’으로서의 기능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래서 이게 대체 ‘폰’이라는 수식어가 맞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란 말이다. TMI이긴 하지만, 폰(phone)의 의미는 전화(기)이고 ‘전화’의 의미는 말로 주고받는 행위를 말한다.
어쨌든 이번에도 카메라 성능은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한다.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라는 기능은 조도가 낮은 어두운 공간에서도 노이즈도 흔들림도 없는 영상물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사진이 기울어있거나 화면이 잘려나간 경우도 인공지능 기반으로 이를 다듬어 줄 수 있도록 편의기능을 지원한다. 그러니 보다 깔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더 진화한 것은 동영상 기능인데 피사체의 동작을 인지하여 인공지능이 뒤에 붙일만한 추가 프레임을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눈에 띄었던 것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도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한국어에 영어까지 전체 13개 언어가 지원된다고 했다. SMS를 주고받을 때에도 가능한 기능이라고 전했다. 또 한 가지는 음성녹음인데 사실 아이폰에는 없는 기능으로 SK텔레콤의 에이닷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었다.
아무튼 갤럭시 S24의 녹음기능의 경우는 회의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녹음한 뒤 ‘STT(스피치 투 텍스트, Speech-to-Text)’ 기술로 최대 10명까지 발표자별로 스크립트를 제공해 준다고 했다. 그러니 굳이 오타 가득한 속기록부터 따로 녹음한 뒤 이를 리스닝까지 해가면서 작성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는 것이다.
물론 마이너 한 보완이라던가 성능 고도화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검색 기능인데 간혹 인터넷 웹페이지나 SNS에서 보이는 화면에서 궁금한 이미지가 있는 경우 굳이 캡처까지 해가면서 이미지 검색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데 이번 제품에서는 원하는 부분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인공지능이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를 선보인다고 했다. 이는 구글과 함께 협업한 기능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공지능 기술은 사실 구글이 최근에 선보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AI폰에 담긴 제미나이는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이고 생성 인공지능 모델 공급자로서 삼성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한다. 물론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도 곳곳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AI폰 말고도 소문만 무성했던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링(Galaxy Ring)’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우라링이라던가 샤오미 등 스마트 반지를 내놓고 있는데 갤럭시 링의 등장 역시 헬스케어의 변화를 일깨워 줄 디바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 보면 워치 형태보다 더욱 접근성 좋고 효율성과 편의성까지 챙길 수 있는 헬스케어 웨어러블로서 ‘반지’가 가장 무난하지 않을지.
개인적으로 아이폰을 쓴다. 애플워치도 쓰고 맥북도 쓴다. 나의 첫 번째 스마트폰은 갤럭시였다. 벌써 S24라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한 셈인데 스티브 잡스 사후의 아이폰은 현상 유지 같은 느낌이다. 여러 기능을 다수 탑재하고 있지만 미들급 유저인 나는 지금의 아이폰 기능에 100% 만족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100% 기능을 소화하는 것도 아니며 새로운 무언가를 엄청 기대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어느 순간 폴더블을 출시했고 급기야 엄청난 수준의 인공지능을 쏟아부었다. ‘쏟아부었다’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최초의 AI폰이라고 하니 다음에 나오게 될 새로운 기종은 지금보다 훨씬 진화하게 되지 않을까?
당연한 얘기다. 테크놀로지는 멈추지 않고 진화하니까 말이다. 이러고 보니 아이폰도 뭔가 변화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 Nightography 기능 : https://youtu.be/GCXeO3cg3tI?si=D1anOc8huhDIGsPb
** Circle to Search 기능 : https://youtu.be/9963q_ZnN3M?si=45bKhf66CfbTkg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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