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을 나서는 순간 우리의 눈이 향할 곳은 무수히 많아진다. 보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보게 되는 것들 중 광고들도 포함되는데, 오프라인 광고는 이렇게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버스, 지하철, 옥탑광고 등 다양한 오프라인 광고들은 타깃을 제법 넓혀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중의 관심을 직관적으로 끌어모으기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옥외광고도 특정 타깃을 지정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전달해 볼 수도 있다. 최근 들어 SNS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른바 ‘가짜 옥외광고’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실제 사진처럼 보이는 위 사진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이한 점이 꽤 보인다. 인천공항 위로 캐릭터가 그려진 비행기가 ATM기기와 함께 날고 있는 모습은 실제처럼 보이기는 해도 새로운 광고 기법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일부분이다.
KB국민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FOOH(Fake Out Of Home)로 불리는 새로운 광고 기법을 사용하여 SNS상에서 화제가 되곤 했다. 영상에는 비행기가 리본으로 포장된 ATM기기를 하강시킨 후 공항 천장이 개방되고, ATM기기들이 공항 청사 안으로 착륙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인천국제공항에 KB국민은행이 입점하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FOOH란 실제 존재하는 공간에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를 활용하여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오브제를 더해보는 광고를 말한다. 실제로는 보기 어려운 요소를 가상의 콘텐츠에 녹임으로써, 비교적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쉽다.
시간이 갈수록 숏폼 콘텐츠가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숏폼 안에서도 콘텐츠의 종류는 무수히 많지만,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곤 한다. FOOH 광고는 이러한 추세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결합한 초현실적인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홍보 효과까지 가져가는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전에는 해외에서만 주로 옥외광고물들을 통해 이러한 콘텐츠를 선보이곤 했지만, 이제는 위의 예시처럼 국내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있다. 광고 영상에 어울리는 그래픽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은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새로운 재미를 찾아볼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SNS를 통해 퍼져가면서 예상밖의 홍보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광고란 브랜드나 제품의 인지도를 높여서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광고는 오프라인으로 할지, 온라인으로 할지에 따라서도 형태가 많이 달라진다. 특히 오프라인 광고의 경우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에게 보일 수는 있지만 그만큼의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비용뿐만 아니라 설치하는 시간, 인력이 있어야 가능한 광고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부담이 있는 반면, FOOH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광고이기에 수많은 기업들에서 점차 시도 중이다.
기존에 실제로 존재하는 오프라인 공간에다가 그래픽만 더했을 뿐인데 온라인에서는 순식간에 화제가 된다. 충분히 현실에 있을 법한 물체가 아닌, 주로 초대형 제품 등 현실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것을 합성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신기한 접목은 자연스럽게 브랜드만의 차별성으로 돋보이고, 인지도 또한 확대될 수 있다.
이마트24는 올해 밸런타인데이 행사에 유명한 ‘춘식이’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했다. 이전과는 색다른 캐릭터 굿즈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보이고 있는 와중, 출시 소식을 FOOH로 전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각각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바퀴 달린 대형 춘식이 기획상품이 이마트에서 시내 도로를 지나 이마트24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후 갖가지 춘식이 패키지 상자에서는 하트가 터져 나오며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짧은 영상이지만 새로운 기획 상품의 모습과, 이마트24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 한 번에 전달하는 장점을 보여준다.
한맥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속보] 한강에 초대형 거품 오리 출몰’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공개한 적 있다. 영상에서는 한맥의 부드러운 거품을 연상시키는 초대형 오리가 한맥 캔을 등에 업고 석촌호수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품 오리는 대교를 쉽게 지나가는 등 물 위를 떠다닌다.
‘한맥 환상거품이 살아있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보인 또 다른 영상에서는, 건물 외벽 광고판에 있는 맥주잔 위로 거품이 넘쳐흐르는 모습이 보인다. 한맥에서 강조하는 부드러운 ‘환상거품’을 나타내기 위해 제작된 이 콘텐츠는 순식간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졌다. 실제 옥외광고물을 적절히 활용하여, 현실적인 면과 브랜드의 강조하고 싶은 이미지를 모두 살려낸 경우로 볼 수 있다.
재미와 새로움, 홍보 효과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듯한 FOOH 광고도 풀어나가야 할 문제는 있다. 현실에 없을 법한 물체를 합성시키기는 하지만, 이 기법 자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을 듯하다. 아직 기존 광고기법처럼 대중화되지는 않아서 모르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을 것이고, 영상만 봐서는 유명한 관광지의 일부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FOOH에서 나온 특이한 모양의 기차를 실제로 보기 위해 방문하는 등 오해가 생긴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그래픽이 현실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FOOH가 인지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충분히 속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더불어 대부분의 영상에서는 허구라는 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생각지 못하게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가 과연 좋기만 한 광고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허위 광고, 과장 광고라는 말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광고계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와 가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색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색다른 재미까지 느낄 수 있으니 앞으로도 이 광고기법은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옥외광고와 온라인 광고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 새로운 광고를 만들었고, 시간과 공간적인 면에 제약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브랜드는 소비자와 이어진 진정성을 잃지 않기 위해 너무 ‘페이크’에만 치우친 FOOH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해당 글은 비섬아이앤씨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