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편리한 세상 속에 살고 있긴 하지만 때로는 삶의 여유를 찾고 싶을 때 무심코 옛것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단순히 향수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것이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뉴트로가 유행했다. 하지만 이제는 뉴트로에서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요소를 활용한 새로운 유행이 펼쳐지고 있다.
뉴트로가 떠오를 당시 약과, 밤양갱 등 추억의 간식들을 각종 식품업계에서 출시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식품을 넘어 전통이 한눈에 드러나는 궁궐부터 시작해, 각종 전통문양 등 전통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에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한 디자인과 상품들이 출시되며 신선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어쩌면 다소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주변에서 심심찮게 접해오곤 했다. 이에 ‘힙트레디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는데, ‘최신 유행에 밝은’을 의미하는 ‘힙(hip)’과 전통(tradition)’ 단어가 합쳐진 것이다. 우리의 옛것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MZ세대 등 젊은 세대들에게도 폭넓게 인기를 끄는 탓에, 각종 업계에서도 힙트레디션을 체감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 적용되는 사례라고 하면 대부분 식품 종류부터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트렌드는 바캉스에도 적용되어 일명 ‘궁캉스’라는 말이 새로 생겨나게 만들기도 했다. 궁궐에서 즐기는 바캉스라는 뜻으로, 실제 궁궐에서는 궁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며, 왕이 된 듯 국악 공연을 즐길 수도 있고 수라상을 맛보는 경험도 가능하다.
이렇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체험도 있는 반면 옛 역사를 한층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공간 곳곳에서 즐길 거리가 많다 보니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더라도 그 경쟁률이 상당히 치열한 편이다. 일명 궁케팅(궁궐+티켓팅)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점차 많은 MZ세대들이 고궁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서울 덕수궁에서는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와 협업하여 전통문화와 어우러진 미키마우스 전시를 진행했다. 돈덕전 일대에서 진행하는 이 전시는 한복을 입은 미키 레고 작품, 전통 혼례를 비롯하여 우리 문화를 경험하는 미키마우스의 모습을 담은 병풍, 각종 조형물이나 미디어 아트 등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어우러진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생각보다 조화로운 디즈니 캐릭터와의 모습과 디지털 아트 등 덕수궁에서 펼쳐진 상당히 이색적인 전시인 탓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인기 트렌드임을 실감하고 있다.
전통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있다면, 일반적인 기성품에서 잘 볼 수 없는 물품으로도 힙트레디션 트렌드를 발맞춰 따라가고 있다. 예전에는 누가 봐도 전통 느낌이 물씬 나는 물건을 구매한다고 하면 너무 옛날 느낌이 나진 않는지, 박물관에서 기념품 형식으로 파는 것 아닌지, 구매하면 정작 사용할지 정도만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물건들에 전통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접목하면서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생활용품 매장은 물론 박물관에서도 특정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한정판 휴대폰케이스, 에어팟 케이스, 무선 충전기 등을 출시하여 전통만의 특색 있는 아름다움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너무 과하게 예스럽지 않고 트렌디한 디자인 덕분에 한정판으로 출시한 상품이라도 비교적 빠르게 인기를 끄는 것이다.
박물관 굿즈 인기의 본격적인 시작이 된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여전히 입소문을 타고 SNS상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SNS에서도 인증 사진을 서로 공유하는 등 인기가 실감되면서 본격적으로 MZ세대의 트렌드가 되고 있음을 보인다.
전시 공간으로도, 전통문양이 깃든 물건들은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체험형 전시나 행사는 늘 매진 행렬을 보이고 있으며 어디서든 화제를 모은다.
이렇게 인기를 끄는 데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비교적 이전 세대보다 전통, 역사에 관련된 콘텐츠를 직접적으로 접하는 경우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이러한 현상이 생소하면서도 신기하게 받아들여지면서 곧 흥미를 끄는 요소가 된다. 이전에 우리 전통은 단순하게 외국인들에게만 차별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현대와 한국적인 요소가 적절히 섞여감으로써 젊은 세대들에게도 새로움으로 파급력을 가지게 되었다.
평소에 쉽게 가지 못하는 궁궐만의 특별함과 여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고, 고유의 멋은 물론 현대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져 모든 세대를 아울러 즐기기 좋은 이벤트가 곳곳에서 끊임없이 생기고 있다. 누구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에게 전통문화가 스며들었다는 것은 좋은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그만큼 장점이 뚜렷한 매력적인 트렌드임을 증명하는 사례이다.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의 파급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이 트렌드가 오래도록 지속되며 한국의 정체성을 꾸준히 확고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해당 글은 비섬아이앤씨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