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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Nov 26. 2024

현대 산업 디자인의 영감이 되는 브랜드. 브라운

한때 애플 최고의 인기 기기였던 아이팟은 직관적인 조작성과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로 많은 인기를 끌었었는데, 특히나 단순하지만 명확성을 가진 디자인으로 인하여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이 아이팟은 브라운의 옛 소형라디오 T3에 영향을 많이 받은 걸로 아주 유명하다. 


또한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는 자신의 롤모델로 브라운의 대표 디자이너 ‘디터람스’를 지목한 적이 있다. 디터람스는 1955년 브라운에 입사 후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제품 디자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의 애플을 비롯하여 많은 제품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독일의 전자기기 회사 ‘브라운(BRAUN)’을 한번 소개하고자 한다.  



브라운의 소형라디오 T3와 아이팟






LESS, BUT BETTER  



LESS, BUT BETTER. 브라운의 제품 디자인에 가장 근간이 되는 철학을 설명하는 한 줄이다. 이는 ‘질서’, ‘명확성’, ‘단순성’에 기반한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 문구는 ‘바우하우스 운동*”에서 유래했는데, 이를 전자제품에 적용한 것은 브라운의 수석 디자이너 디터람스가 최초였다. 


좋은 디자인은 사용하기 쉽고, 유용해야 하며, 오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어쩌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태도로 상품을 기획하는 회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때문에 이러한 원칙으로 만들어진 브라운의 제품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고, 현재까지 출시되는 다양한 제품에 영감을 주게 된다. 우리는 지금도 여러 회사의 제품 디자인 속에서 브라운의 디자인을 조금씩 느낄 수 있다. 


*바우하우스 운동 : 독일 바이마르에 설립되어 운영된 예술 대학 ‘바우하우스’에서 근대공업의 소산인 신재료의 과학적인 연구와 그 합리적인 사용, 생활기능의 적극적인 파악 등을 근본 목표로 삼은 건축과 공예 교육을 일컫는 말  



브라운의 LE1 스피커. 이후 다양한 일체형 PC 디자인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은 이상적인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금방 바뀌고, 쉽게 망가지고, 쉽게 교체하는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도 브라운의 과거 제품들은 시대를 넘어 다양한 브랜드에서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쓰는 아이폰의 계산기 앱은 브라운의 ‘ET33’이라는 전자계산기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키 배열, 색상, 아이콘 모양까지 아주 그대로 닮아 있다.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는 자신을 ‘디터람스의 오마주’라고 표현을 할 정도로 애플 디자인은 브라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때론 표절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브라운의 전자계산기 ET33)와 아이폰의 계산기 앱



이런 사례는 꼭 애플뿐만이 아니다. 브라운은 1956년 ‘백설공주의 관’이라 불리는 레코드플레이어 ‘SK4’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의 특징으로 여닫을 수 있는 투명 글라스 뚜껑을 상부에 달았는데, 이는 레코드가 돌아가는 데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으면서도 레코드판과 제품을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외관까지 챙긴 디자인으로써, 당시로는 혁명적인 부분으로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지금은 이런 형태의 레코드플레이어가 다른 브랜드의 레코드 디자인에도 영향을 주어, 비교적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처럼 브라운의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은, 시대를 넘어 우리 곁에서 이상적인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혁신이었던 브라운의 레코드 플레이어(LP) 백설공주의관(SK4) 그리고 지금은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이 되었다






디터람스의 디자인 10계명  



앞선 글에서도 알 수 있듯, 디터람스는 현대산업 디자인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는 본인만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자기 스스로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해서 쉽게 정리한 ‘디터람스의 디자인 10계명’이란 것이 있다. 이 10계명은 아직도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디터람스는 ‘모든 원칙은 영원하지 않고, 앞으로도 수정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좋은 디자인의 조건은 문화나 기술과 마찬가지로 계속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래는 브라운의 10계명이며, 지금 생각나는 좋은 제품 디자인과 연관시켜도 완벽하게 들어맞는 문장들이라 생각한다.



10 Principles of Good Design by Dieter Rams
 
1.Good design is innovative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2.Good design makes a product useful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3.Good design is aesthetic (좋은 디자인은 아름답다.)
4.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한다.)
5.Good design is honest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6.Good design is unobtrusive (좋은 디자인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지 않는다.)
7.Good design is long-lasting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8.Good design is tho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다.)
9.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
10.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좋은 디자인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디터람스






마무리하며  



지금의 브라운은 P&G, 드롱기와 같은 생활 밀착형 브랜드와 같은 그룹에 속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브라운의 상품들은 옛날만큼 다양하지 않아 보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브라운은 그저 전기면도기 회사 정도로 익숙해져 있지만, 좋은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제품을 보면 어디선가 브라운과 닮은 구석을 볼 수 있다. 비록 제품군은 예전만큼 다양하지 못하더라도, 디터람스의 제품 디자인의 정신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브라운의 전자 면도기인 ‘브라운 시리즈’ 제품은 꾸준히 사랑받고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면도는 쉬워야 한다’는 제품 디자인 본질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제품 철학은 수십 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브랜드이다. 


이번 글은 브라운이라는 브랜드보다는 디터람스라는 거장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지만, 어쩌면 디터람스가 지금의 브라운이라는 브랜드에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도 생각한다.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브라운>이라는 브랜드와 <디터람스>라는 디자이너의 제품을 참고해 보았으면 한다.  



3줄 요약

1.  미니멀리즘의 대표 브랜드
2.  좋은 디자인의 표본이 불리는 브랜드
3.  현대 산업 디자인의 영감이 되는 브랜드


브랜드ing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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