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만나 뵙는 거의 모든 대표님들께 ‘콘텐츠 루틴’을 만들어보시라고 권합니다. 글, 이미지, 영상 등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업무를 다 제쳐두고 콘텐츠만 뽑아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정기적으로 결과물을 내놓기에 부담이 덜한 자신만의 루틴을 찾아보시라는 겁니다.
콘텐츠를 발행한다고 모두가 폭발적인 마케팅 성과를 거두는 건 아닙니다. 꾸준히’만’ 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그래도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쪼개서 시도해 봐야 합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대행사에 의지하지 말고 직접 만들어봐야 합니다. 팀원들도 시간을 쪼개 조직 전체가 콘텐츠에 관여할 수 있다면 더 좋고요.
작은 기업에게 콘텐츠를 기획해 세상에 내놓는 일은 마케팅 그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것이 일상이 되면
조직 전체가 청중(= 잠재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가 속한 산업, 리더들의 인사이트, 시장 상황에 대해 계속 공부하게 됩니다
내 제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품질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온갖 소음을 뚫고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판매’가 아닌 ‘가치’로서 고객에게 다가가는 법을 체화하게 됩니다.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알면 똑같은 예산을 쓰더라도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요? 이왕 만든다면 우리만의 색깔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주 만들지 못하더라도 한번 만들 때 우리만의 색을 짙게 담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콘텐츠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작은 기업이 저예산으로도 만들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유형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매번 무슨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셨던 분들, 콘텐츠를 만들긴 만드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 고민인 분들이라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독창성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요소가 조합되었을 때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만들 콘텐츠에서 독창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축은 ‘나(=우리 브랜드)’입니다. 무엇과 조합하든 ‘나’의 관점, 생각, 경험, 가치관이 대입되어야 오리지널리티가 만들어집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형입니다. 창업자를 포함한 팀원들은 적어도 우리 기업이 속한 카테고리 내에서는 일반인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사람들입니다.(만약 아니라면 시야를 넓히고 더 많은 인풋을 받아들이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전문성으로 우리 잠재 고객에게 도움이 될 콘텐츠를 만들면 그 자체로 오리지널 콘텐츠가 됩니다. 단, 전문성으로 콘텐츠에 독창성을 더하려면 최소한 다른 온라인 채널에서 찾을 수 없는 나만의 노하우, 경험 등에 기반한 1차 정보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예) 수면 관련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라면
‘깊은 숙면을 위한 생활습관’에 대한 단순 정보를 찾아 나열하는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닙니다
수많은 신혼부부들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이후 그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며 후기를 받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신혼부부를 위한 매트리스 선택 가이드’를 만든다면 그건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은 1차 정보만으로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다른 콘텐츠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타인의 콘텐츠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할 경우에도 ‘나만의 재해석’이 반드시 추가되어야 합니다.
예)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소프트웨어 브랜드라면
해외 유명 생산성 전문가들의 노하우들을 한국어로 번역해 주는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닙니다.
그들의 노하우를 번역한 뒤 + 우리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툴을 통해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 오리지널 콘텐츠 내에 우리 제품이 등장한다면 일정 기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혜택 혹은 우리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들을 함께 제시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제를 콘텐츠에 접목하면 그곳에 몰린 트래픽을 일부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트렌드에 우리 브랜드가 잘 다룰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 요소에 대한 우리만의 관점을 풀어보는 것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예) 가성비 패션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화제가 된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입은 옷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닙니다.
그들의 스타일을 비슷하게 연출할 수 있는 ‘가성비’ 대체 의류들을 모아서 추천해 주는 콘텐츠는 그 브랜드가 줄 수 있는 가치를 담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속한 업계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깨달음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연구가 기반이 되는 기업들 역시 그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깊이가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죠.
하지만 별도의 ‘연구소’를 갖춘 작은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연구소가 없으면 콘텐츠 팀(혹은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 이 연구소가 되면 됩니다. 내가 많은 자료를 탐독하면 나에게 데이터가 많이 쌓입니다.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쌓으면 남들과 다른 수준의 깊이를 얻을 수 있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고객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 반려동물의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라면
이미 다른 연구를 통해 밝혀진 건강 데이터들을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닙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반려인들과의 인터뷰, 현장 탐방(=1차 정보), 지도 검색, 리빙 매거진(=2차 정보) 등 1만 건 이상의 자료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수도권 동네 100곳’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한다면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우리 브랜드만의 1차 정보를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전문가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지만, 우리 기업만의 가치관을 더해 또 다른 형태의 유용한 정보로 재탄생시키는 것이죠.
예) 바쁜 CEO들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브랜드라면
프로 선수를 초청해 그들의 운동 비법이나 노하우에 대해 다루는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닙니다.
바쁜 CEO들이 어디서든 20분 안에 폭발적인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법만을 추리거나 새롭게 개발해 알려주는 시리즈를 기획한다면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섯 가지만 다뤘지만 사실 유형은 계속 늘어날 수 있습니다. ‘나’라는 중심축이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오리지널 콘텐츠 아이디어는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죠.
기업이 콘텐츠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어그로’나 ‘조회수’가 아닙니다. 실질적인 구매 전환입니다. 우리 브랜드에 돈을 쓰는 고객은 콘텐츠에서 우리의 진짜 모습을 보고 호감을 느끼는 고객들입니다. 여러분이 만드는 콘텐츠에는 여러분만의 매력적인 모습이 온전히 담겨있나요?
박상훈 (플랜브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