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대표의 칼럼을 모비인사이드에서 소개합니다.
인재들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트업 인재들은 낮은 연봉과 조직적 불안감을 감수하며, 대신에 빠른 성장, 성취감, 가치 추구, 유연한 조직 등의 긍정적인 면을 추구한다. 스타트업이 조금 불안정해 보이긴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많다는 말이다. 실제로 업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당당하게 일을 추진하며 자기 주장도 강하다. 자기 주장이 강한 만큼 자존감도 강하여 업무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즉, 스타트업에서의 리더십이란 일반 조직의 그것보다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리더십에 대한 이론과 실제는 하나의 커다란 전문적, 학문적 영역이지만, 여기에서는 어떻게 하면 자존심이 강한 스타트업 인재들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자.
짐 콜린스(Jim Collins)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소개되었던 BHAG(Big Hairy Audacious Goal)는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의 크고 담대한 목표를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지만, 야심 찬 장기적인 계획이나 목표를 말한다. 시장 규모가 몇 조가 되고 매출액이 얼마가 되는 것도 물론 해당되지만, 이 세상과 이 나라에 어떠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인지, 우리로 인하여 사람들은 어떤 행복을 얻게 될 것인지를 말한다. 즉 회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비전이나 미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직원들은 BHAG를 가진 회사라면 아침에 출근하고 싶은 강력한 동기를 느낀다. 스타트업을 다니다 그만두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유를 물어보면 '이 회사는 비전이 없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한다. 그런데 그런 경우 그 회사를 보면 정말로 비전이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비전은 '보이는 텍스트'로서의 비전을 말한다. CEO의 마음 속에야 누군들 비전이 없겠는가? 그게 아니라 직원들과 공유되는 세상과 공유되어 텍스트화 되고 공식화된 비전이 중요하다. 아마도 내면을 중시하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해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말을 애써 외면하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 눈에 보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런 것을 직원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창업자야 당연히 마음속에 불굴의 비전을 품고 있겠지만, 직원들도 함께 품으려면 가시화되어야 한다. 겉만 번지르르하란 이야기가 아니다. 진심으로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그것을 뽐내라는 것이다. 그것을 직원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공유해야 요즘 인재들을 붙잡을 수 있다.
'여기 있는 여러분 모두, 3년 후에는 지금과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필자가 다니던 회사 대표가 틈만 나면 하는 말이었다. 필자는 이 말이 너무 듣기 좋았다. 누구나 지금 맡은 일을 3년 이상 하면 그 후에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함축했다. 하나는 수직 이동의 의미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승진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었다.
그런 기대가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다른 하나는 수평 이동의 의미다. 혹시라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부서 간 이동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연봉을 떠나서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수평 이동, 즉 부서 간 이동을 자유롭게 열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부서 간 이동을 금지하는 회사가 있다면 혹시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선입견 때문인지 잘 살펴보는 게 좋다.
모든 직원들이 1년 후, 3년 후 나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지금보다 나아지려는 욕망이 있다. 필자가 경험한 스타트업 멤버들은 꼭 높은 연봉만을 바라지는 않았다. 그 보다 존재의 의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지금 하는 일로부터 나는 무엇을 배울 것인지, 앞으로 나는 어떤 진로(Career Path)를 밟을 것인지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인센티브는 필요 불가결한 것일까? 198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James Tobin)은 '경제는 한마디로 인센티브'라고 하였고,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스티븐 레빗(Steven Levitt)은 인센티브를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이며 모든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라고 하였다.
이른바 당근을 주던 채찍을 주던 사람들은 반응한다고 하니, 필요한 것은 같으나 문제는 어떻게 주는가가 중요하다 하겠다. 표창장을 줄 때도 성대한 잔치를 열어 제대로 시상을 해야지, 종이 한 장 달랑 준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럴 때는 SNS나 블로그를 적극 활용하자.
빅딜을 해 온 친구가 있으면 말로만 칭찬하지 말고 당장 '성공 사례'를 만들자. 누구 시키지 말고 팀장이 만들어 보자. 김대리가 이 소중한 딜을 쿠킹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으며 고객의 어떤 불편사항을 해결해 주었는지, 고객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해당 건이 우리 회사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줬는지에 대해 근사하게 꾸민다. 그리고 그것을 회사 계정의 SNS와 블로그 그리고 홈페이지에 퍼 나른다. 기회가 닿는다면 각종 데모데이나 세미나 때 김대리가 직접 나가 발표하도록 한다.
사내에서 공치사를 회람하는 건 기본이고 텍스트 형태 뿐만 아니라 동영상 클립으로 홍보하면 더 좋다. 출연 가능한 팟캐스트가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 김대리를 스타로 만들면 이만한 동기 부여가 없다. 금전적 인센티브만 유일한 동기 부여 방법이 아니다.
[유장준의 스타트업 세일즈] 시리즈
(24) 영업조직 구축 노하우…인센티브는 어떻게 책정해야 할까?
(23) 영업조직 구축 노하우 2… 개발팀 vs 영업팀의 갈등 해결 방법
(22) 영업조직 구축 노하우…공동창업자 중 영업팀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