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aved의 김성훈
by 모비인사이드 정예지 에디터
인구수 2억 6천만명으로 세계 인구 4위, 2015년에는 6100만이었던 스마트폰 이용자가 2017년엔 1억 명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 1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있으며, 2017년 1~8월에만 53건의 투자로 30억 달러가 유입된 나라, 바로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의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는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고 있다. 이런 인도네시아의 매력을 알아보고 대략 6년 전 창업을 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가 있다. '스티븐 킴'은 'Qraved'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하여, 인도네시아내에 푸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식당 정보 및 예약, 음식 관련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음식 및 레스토랑 예약 관리 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Qraved의 스티븐 킴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의 매력은 무엇인지, 창업시 어느 점을 유의해야하는 지 들어보았다.
"한국에 있을 때 대기업 해외전략쪽을 맡으면서 홍콩, 상해, 베트남, 인도, 싱가폴, 브라질, 뉴욕, 런던 등에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확장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뒤에 로켓인터넷 아시아 태평양쪽에서 일했습니다. 다양한 사업을 동남아에 키워가고 있었는데요. 그 때 주로 싱가폴에서 지냈죠. 2012년쯤이었을까요? 싱가폴 시장이 작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인도네시아라는 시장은 참 큰데,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러다 2012년도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습니다. 그 때 만해도 인도네시아에서는 거의 모두가 블랙베리를 쓰던 시절이었습니다. 정말 특이하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2013년도에 블랙베리에서 iOS, 안드로이드로 옮겨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급부상하는 걸 보았구요. 잠깐 머물렀지만 모바일을 베이스로한 서비스의 사용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걸 그 때 절감하게 되었고, 인도네시아에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일단 시장이 큽니다. 인구가 세계 4위에 달하죠. 스마트폰 보급 숫자도 1억 5천이 넘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셈인데요. PC사용량도 적고, 스타트업도 거의 없던 나라에서 5년간 이런 발전이 일어난 셈입니다. 소셜 미디어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죠. 왓츠앱을 제일 많이 쓰고,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라인도 많이 사용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PC가 제대로 보급되기도 전에 모바일이 급성장하게 되었어요. 한국에는 20~30년에 걸쳐 기술이 들어왔고, '젊은 이들이 하는 것' 이란 인식이 있죠. 하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아요. 게다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인프라가 부족한 면이 있다보니 모바일 기술력을 습득하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릅니다. 예를 들어 교통도 우버 앱으로 인해 많이 변했죠. 정부에서도 지원을 많이 하려고 해요. IT쪽 규정이 많이 해소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모바일 분야가 성장하게 되었네요."
스티븐 킴 대표의 말에 따르면 모든 시장에는 성장기가 있으며, 큰 회사들이 생성될 수 있는 타이밍도 존재하는데, 지금 인도네시아가 딱 그 타이밍에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는 3~5년 사이에 유니콘이 된 기업도 3곳이 존재하며, 그 외에도 다수의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좋다고 모든 사업이 성공할 수는 없는 법. 많은 해외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성공을 단기간에 평가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2~3년 안에 성패를 결판내지 않고, 유저와 수익을 장기간으로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외에 인도네시아에 대한 편견에는 무엇이 있는지, 해외 스타트업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실수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았다.
"인도네시아는 부정부패가 심해서 일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사실이기도 하지요. 리테일나 유통, 제조업 분야에 있는 한국인을 만나면 부정부패로 인해 고생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IT쪽은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빈부격차가 정말 심하긴 합니다. 하지만 후진국은 아니에요. 고급 인프라는 아주 잘 되어 있지요. 고급 쇼핑몰이나 음식점이 잘 발달되어 있어요. 싱가폴과도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인력풀은 굉장히 젊은 편입니다. 반 이상이 30대 이하이지요. 그들(밀레니얼 세대)은 대기업에 가는 것보다는 내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내가 어떤 커리어 패스를 밟고 나아가고 있느냐가 중요한 세대입니다. 리더가 쫓아오라고 하면 그냥 쫓아오던 세대가 아니에요. 게다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통신과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어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다른 곳과 다르다?' 국가적 성향에서 차이를 느끼는 게 아니라 밀레니엄 세대와 차이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스티븐 킴의 말처럼 인도네시아의 평균 연령은 28세로 아주 젊은 편이다. (한국의 평균 연령은 40세이다.) 예전에는 인도네시아의 젊은 이들에겐 컨설팅이나 투자 은행 분야의 커리어가 인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타트업이 인도네시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만큼 탑 인재들은 스타트업이나 온라인 분야로 넘어오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는 위와 같은 특징들이 있는데, Qraved는 이런 인도네시아의 문화적 특징을 어떻게 서비스를 통해 녹여냈는지 알아보았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검색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저희 서비스 유저들도 보면 키워드 검색도 있지만 거의 클릭만해요. 한국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해왔지만 인도네시아는 PC보급률이 굉장히 낮은 상태에서 모바일이 보편화되었어요. 그래서 검색보다는 클릭에 익숙합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는 콘텐츠에 약해요. 한국만해도 방송을 보면 음식, 패션, 예체능 및 라이프 관련 콘텐츠가 많이 보이지요.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방송을 보면 거의 뉴스 중심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지 잘 몰라요. 그래서 저희는 간단하게 쓸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콘텐츠 만드는 걸 시작했지요. '사케가 맛있는 7집' 이렇게요. 그러니 매달 유저수가 250만을 넘게 되었습니다. 또 Qraved는 추천시스템과 사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데이터를 끌어오고 있고, 다른 블로그나 유튜브 콘텐츠도 가져오려고 하는 중이죠."
"아시아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음식을 좋아합니다. 먹는다는게 그저 배를 채우는 것에서 벗어나 문화와 오락이죠. 인도네시아에는 놀거리가 많이 없기도 하구요. 한국처럼 백종원이 나오는 TV 프로그램, 수요미식회 등등과 같은 콘텐츠까지는 부족하지만 일단 음식을 좋아하고, 사교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인 식당도 생기고, 혼밥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여럿이서 밥을 먹고 커피마시고 수다떠는 걸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Qraved는 $10,000,000원의 누적 투자를 받으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인도네시아인들의 문화와 습관을 잘 파악해서 서비스에 녹여낸 덕분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많은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 스티븐 킴 대표에게 해외에서 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은 어떤지도 물어보았다.
"한국의 기술력과 콘텐츠는 어디가나 뒤쳐지지 않아요. 음악, 영상, 패션, 뷰티...꼼꼼하고 센스있게 잘하죠.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여러 영상 플랫폼에서 K-drama나 K-pop 분야가 인기 카테고리이기도 하니, 해외로의 사업 확장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여러가지 규정이나 환경때문에 내부에만 갇혀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그게 투자자의 입장에서보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될 수 있죠. 투자해 둔 서비스가 여러 곳에 진출해야하는데 해외 진출이 흔하지 않다보니까요. 단순 한 시장만 보고 투자하기 어렵죠. 한국에 계신 분들도 밖으로 많이 나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창업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일을 할 수도 있겠죠. 30살 이전의 젊은 나이라면 좀 더 포부있게 리스크 테이킹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인도네시아가 일하는데 용이성이나 인재풀 면에서는 약하지만, 창업 기회 및 잠재성을 보았을 때 인도네시아는 마이너스 요소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인도네시아엔 기술 인재풀이 부족하기에 외국인이 유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시장이 성장해 나가고 있는 이 때가 기회가 아닐까? 해외 진출 욕심이 있고, 준비가 되었다면 한국인이 가진 능력과 센스로 인도네시아 시장을 두드려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