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빌리티그라운드 Aug 01. 2023

최초의 하이브리드 슈퍼카,
페라리 '라페라리'

라페라리(LaFerrari)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당대 최고의 페라리인 동시에 당대 최고의 한정판 슈퍼카였다. 201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페라리 중 하나로 손꼽힌다.

288 GTO, F40, F50, Enzo와 같은 클래식 리미티드 에디션의 고귀한 혈통을 이어받은 이 모델은 가장 강력하고 빠른 도로용 페라리였으며, 궁극의 페라리에 걸맞은 혁신 그 자체였다.

라페라리는 페라리가 전기 하이브리드 동력을 사용한 최초의 양산차였다.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는 페라리 V12 엔진이 전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전기 동력을 원활하게 공급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다른 많은 페라리의 기술과 마찬가지로 F1에서 가져온 기술이며, 2009년 시즌 스쿠데리아 페라리에서 처음 사용된 것이다. 참고로 키미 라이코넨이 2009년 벨기에 GP에서 KERS를 사용해 우승했다.

라페라리의 심장은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자연흡기 엔진인 6.3리터 V12 엔진이었으며 9,000rpm에서 무려 800CV(789hp)의 출력을 냈다. 레드라인은 9,250rpm 이었다.

추가적인 163CV(161hp)의 출력은 전기 모터가 담당해 최고 출력을 963CV(949hp)까지 끌어올렸다. 라페라리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해 최고출력 1000CV(986hp)을 내는 최신 모델인 SF90 스트라달레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양산형 페라리로 남아있었다.


라페라리의 KERS 시스템은 라페라리를 놀랍도록 빠르게 만들었다. 0-200km/h 가속에는 단 6.9초면 충분했으며 최고 속도는 350km/h까지 가능하게 했으며, 트랙션도 매우 뛰어나게 만들었다. 

V12 엔진은 회전수가 매우 높고 강력한 출력을 내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내연기관 엔진으로 꼽힌다. 하지만 양산형 페라리에 많이 사용하는 터보차저 V8 엔진의 육중한 저 회전 토크는 부족하다.

그래서 라페라리의 전기모터가 부족한 저 회전 토크를 재워준다. 페라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워트레인 중 하나로 찬사를 받은 라페라리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운드를 선사하는 고회전 V12 엔진과 즉각적인 스로틀 반응을 제공하고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키는 전기모터를 조용하고 매끄럽게 결합했다. 그 결과 일부 하이브리드와 달리 반응 또한 자연스럽다.


하지만 하이테크 혁신은 파워트레인에서 끝나지 않았다. 라페라리는 고도로 진보된 경량 카본 파이버 섀시를 사용했으며, 당대 최고의 에어로다이내믹스를 구현했다. 액티브 에어로에는 프런트 및 리어 디퓨저의 플랩, 프런트 언더 보디 가이드 베인, 액티브 리어 윙이 포함되었다. 그 결과 코너링과 제동을 개선하기 위해 다운포스를 높였지만 드래그 계수는 최소화했다.

낮은 보닛과 근육질의 휠 아치, 조각 같은 디자인도 아름다웠다. 330 P4, 312P를 비롯한 60년대 클래식 페라리 스포츠 레이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놀라운 패키징을 포함한 다른 혁신도 있다. 길이가 같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부피가 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엔초보다 더 좁고 낮았다. 특히 하이브리드 및 에어로 시스템을 위한 전자 제어장치는 최첨단을 달렸다.


인테리어도 혁신이었다. 라페라리는 재구성 가능한 디지털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최초의 페라리였다. F1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에는 더 많은 컨트롤 버튼이 있었고, 기어 박스 버튼이 위치한 우아한 플로팅 윙 스타일이었다. 7단 기어 박스는 더 길고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패들 시프트로 제어했다.

모든 리미티드 에디션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기술적으로도 선구적인 모델이었다.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중 하나로서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게 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페라리의 가장 놀라운 방식은 주행 스타일이었다. 이 차는 여전히 도로와 트랙에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슈퍼카 중 하나다. 작고 민첩하며 반응이 매우 빠르다. V12 엔진은 훌륭한 아날로그 스포츠카의 폭발적인 매력을 선사했다.


그리고 뛰어난 안정성 시스템을 비롯한 전자식 제어장치들은 운전자를 만족시키고 성능을 매끄럽게 향상시켰다. 첨단 기술이 운전의 즐거움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하고 훌륭한 예다. 

다른 위대한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라페라리 역시 리미티드 에디션이었다. 쿠페 버전은 단 499대만 생산했으며, 그 뒤로 아르페타 오픈 루프 버전을 210대 생산했다.


실제로 2016년 페라리는 500번째 쿠페 버전의 라페라리를 제작했는데, 이 쿠페는 페라리 CEO 세르지오 마르치오네(Sergio Marchionne)가 특별히 요청해 제작된 것이었다.

경매를 통해 수익금 전액이 그 해 이탈리아 중부에 발생한 대지진 피해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이 특별한 의미를 담은 라페라리는 경매에서 750만 달러(약 96억 원)에 낙찰되었으며, 이 금액은 경매에 나왔던 21세기 자동차 중 가장 비싼 것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동 차선 변경' 기능, 유럽은 더 뉴e-클래스부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