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카 개러지
“Close-Up”,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의 이 시리즈 이름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각 편은 놀랍고 흥미진진하거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하며, 전시품 또는 건축 또는 디자인 특징의 세부 사항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는 ‘레전드 룸 3(Legend Room 3) :변화의 시대(Times of Change – Diesel and Supercharger, 1914-1945)’에 특별 전시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500 K 스페셜 로드스터(W29)를 살펴본다.
스포트라이트
500 K 스페셜 로드스터는 메르세데스-박물관의 슈퍼스타다. 이 차가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우아함을 자연스럽게 발산하는 특별한 자동차 조각과도 같다.
최고의 기술, 고도로 우아한 스타일링,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한데 어우러진 자동차인 동시에 이 선명한 레드 컬러를 보며 다가가면 누구나 그 웅장함에 매료된다.
메르세데스-벤츠 500 K는 90년 전인 1934년 3월 8일부터 18일까지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IAMA)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 럭셔리한 자동차는 화려한 “아우토반 커리어(autobahn courier)”로 전시됐다. 1934년 10월, 8번째 이자 가장 비싼 차체 버전인 오목한 라디에이터가 장착된 스페셜 로드스터가 모델 라인업에 추가되었는다, 당시 가격은 28,000마르크였다.
이 가격은 당시 독일 최고의 부촌에 있는 단독주택을 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금액이었다.
당시 이 차의 고객들은 문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정치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었으며, 동시에 이 차량을 통해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도 했다. 특히, 레드 카펫에도 자주 등장하며 고객과 자동차 모두를 만족시키기도 했다.
스페셜 로드스터를 제작하는 데 들어간 엄청난 노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한다.
크고 우아한 곡선의 윙과 긴 보닛을 갖춘 차체는 스타일리스트 프리드리히 가이거(Friedrich Geiger)가 직접 담당했다.
오늘날 그는 디자이너로 불린다. 이 차는 여전히 활기 넘치는 “포효하는 20년대(Roaring Twenties)”의 감각을 선사했다.
실내는 우아한 살롱을 연상시킨다. 정교하게 수작업으로 제작된 시트커버와 도어 패널의 가죽은 운전자와 동반자석 탑승자를 감싸 안는다.
모든 것이 컬러로 조화를 이룬다. 운전자의 손은 아이보리 컬러의 스티어링 휠을 잡을 수 있으며, 시계 공방에서나 볼 법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가 있는 대시보드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많은 고객들이 개별적인 요구사항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이 차량은 당시 최고의 코치빌딩을 위해 설립된 신델핑겐 공장의 특수 차량 제작 부서에서 헤르만 아렌스(Hermann Ahrens)의 지휘 아래 단 한 대의 차량으로 제작됐다. 스페셜 로드스터 측면에 부착된 “Sindelfingen bodywork” 배지는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자 증거다.
차체 아래에도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500 K에 탑재된 M29 슈퍼차저 엔진은 전설 그 자체다. 당시 100hp의 출력을 내었으며, 슈퍼차저 활성 시 최대 160hp의 출력을 냈다.
기회기 윗부분에 위치한 2개의 블레이드 루츠 블로워는 가속페달을 최대 스로틀 위치에서 도달한 압력 지점 이상으로 움직일 경우 활성화되어 킥 다운 효과를 냈다.
이를 통해 슈퍼차저 특유의 굉음과 즉각적으로 눈에 띄는 성능 향상을 이끌어냈다.
메르세데스-벤츠 380(W22)에서 채택한 500 K의 현대적인 서스펜션은 엔진 출력을 충분히 활용했다.
사다리꼴 링크 프런트 액슬과 리어 스윙 액슬을 갖춘 다임러-벤츠의 특허받은 설계는 당시 매우 진보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요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자동차 엔지니어링의 일반적인 특징이 됐다.
동시에 리어 액슬 디자인은 뛰어난 주행 안전성과 함께 고속 주행이 가능했다.
500 K는 디테일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리어 머드가드의 스텝은 어떤 용도일까?
놀랍게도 이 스페셜 로드스터는 2인승이 아니다. 실내 뒤쪽의 플랩을 열면 흔히 말하는 “시어머니 시트(mother-in-low seat)”라고 불리는 벤치 시트가 열린다. 이 계단으로 쉽게 타고 내릴 수 있었다.
500 K는 1930년대 이미 희귀한 모델이었다. 1934년과 1936년 사이에 모든 차체 변형 모델 중 342대만 생산됐다.
곧바로 배기량이 더 커진 540 K가 그 뒤를 이었다. 오늘날 W29 시리즈의 두 버전은 경매에서 최고가를 보장할 정도로 희귀한 모델이다.
특히 스페셜 로드스터는 1950년대 이후 차체 공장에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세단이나 컨버터블을 ‘스페셜 로드스터’로 개조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물론 신델핑겐 공장에서 생산된 오리지널 차량만이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식의 전문가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품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