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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빌리티그라운드 Aug 18. 2021

[시승기] 스웨덴의 럭셔리, 볼보 S90

볼보는 S90을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리더를 위한 럭셔리 세단". 볼보 S90을 처음 만난 곳에서 든 느낌은 '새로운 볼보의 완성판'을 보여주는 듯했다. 

어디서든 한눈에 알 수 있는 토르의 망치를 닮은 주간 주행등이 빛은 내며 볼보 플래그십 다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차를 한 바퀴 돌며 S90을 슬쩍 살펴본다. 5,090mm의 길이는 충분히 플래그십 다운 모습이며 특히 뒷좌석을 위한 도어의 크기가 쇼퍼 드리븐을 의미하는 듯했다.

시승 기간 동안 2열 시트에 앉아 승차감을 느껴보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 이번 시승에서는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 중심에서 볼보 S90 T8 AWD IN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밖에서 바라보는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


볼보에 대한 이미지는 개인적으로는 화려하거나 고급스러운 장식이나 선으로 치장한 럭셔리한 이미지보다는 세련되고 단정한 이미지가 강하다. 과하게 뻗어나가는 선이나 급격하게 꺾이는 에지와 같은  기교 없이도 쉽게 볼 수 없는 우아한 기품이 있는 브랜드다.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 그중에서도 최근의 친환경 트렌드, 가장 빠르게 전동화를 준비한 볼보의 솔루션이 가득 담긴 최고급 트림 S90 T8 AWD IN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볼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선 길이는 대형 세단답게 5미터가 훌쩍 넘는 5,090mm, 전폭은 1,880mm, 전고는 1,450mm로 도로에 나서면 차선을 꽉 채우는 느낌이 가득하다. 대형 세단답게 휠과 타이어도 대형 사이즈를 채택했다. 기본 트림에서 고급 트림은 보통 1인치 정도의 차이를 두는데 볼보는 2인치가 더 큰 20인치 휠에 245/40R 20인치용 타이어를 장착했다. 

뒤로 돌아가면 최신 볼보의 디자인 언어가 구석구석 보인다. 스포일러가 조심스럽게 트렁크 라인에 녹아 있어 고속 주행도 문제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며, 시퀀셜 턴 시그널이 포함된 테일램프 역시 풀 LED로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 낸다. 트렁크 중앙에 볼보 레터링과 'T8 AWD' 배지가 최고급 트림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과거 당당하게 직각의 무한 반복으로 구성했던 사이드 라인은 트렌드를 따라 유려한 곡선으로 처리해 부드러우며 날렵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은 마치 쿠페의 것과 같은 느낌으로 뚝 떨어지며 스포티한 느낌도 준다. 그리고 휠 아치를 가득 채우는 블랙 다이아몬드 컷 20인치 휠이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스포티한 느낌으로 어서 달리라고 유혹하는 것 같다.



럭셔리를 볼보의 언어로 표현한 실내


여유로운 공간은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볼보 S90도 역시 그렇다.  차량의 전체 길이가 늘어난 만큼 당연히 휠베이스도 늘었다. 이전 세대 대비 120mm 늘어난 3,060mm의 휠베이스는 실내를 더욱 여유롭게 만든다.

특히, 뒷좌석이 더욱 여유로워지고, 다양한 기능을 더한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특별한 기능은 한 곳으로 집중된다. 흔히 '사장님 자리'로 불리는 운전석 대각선 뒤의 자리에서 아주 많은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운전석 바로 뒤의 자리에서는 도어에 오직 윈도 버튼 하나와 작은 수납공간(담배를 위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하나가 전부다. 그저 윈도를 내리고 올리는 것 정도로 만족해야 할 공간이고 특별히 즐길 것 없는 심심한 공간이다.

'사장님 자리'는 역시 다르다. 상당히 많은 것을 제어할 수 있다. 우선 작은 수납공간 하나가 있고, 그 뒤에 작은 조이스틱으로 앞좌석을 전후좌우로 아주 부드럽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움직임도 부드럽고 소음도 적으며 우아하게 움직이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그 아래 4개의 레버가 있는데, 앞의 2개는 파노라믹 선루프를 열고 닫을 수 있는 것으로, 따사로운 햇빛을 마음껏 즐기고 싶을 때 사용하면 된다. 그 뒤의 2개는 정 반대 기능인데, 따가운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전동식 측면 윈도 선 블라이드 작동 스위치다. 좌우 모두 올리고 내릴 수 있다. 그 아래 길게 이어진 버튼은 후면 리어 선 커튼을 위한 것이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를 돌아본다. 우선 룸미러로 보이는 후방 시야는 조금 답답하다. 사람을 위한 것이 모든 것의 우선인 듯 거대한 3개의 헤드레스트가 후방 시야를 제대로 가린다. 탑승자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참아야 한다. 룸미러로 뒤를 보는 것은 사장님에 대한 예의가 아닐지도 모른다.

운전석과 1열 공간은 무엇인가로 가득한 공간이 아니다. 가리고 지울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지운 듯하다.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은 적당히 두툼하고 기능은 다기능 버튼으로 모조리 넣어버렸다. 차량 기능 제어는 센터 디스플레이에 통합해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에어벤트는 길게 뻗은 우드 트림의 끝에 있는데, 고급스럽고 럭셔리함을 표현하는 데는 우드만 한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살짝 아날로그 느낌이 드는 에어 벤트 조절 레버는 조용한 실내의 악센트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시트는 가죽 시트 중 최고급을 자랑하는 나파 가죽이며, 스웨덴 태생이라는 것을 대놓고 알려주는 스웨덴 국기가 시트에서 가장 눈길이 닿는 곳에 당당히 나부끼고 있다. 시트는 볼보답게 가장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주고 장거리에도 편안하게 지지해주는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시트는 전동식은 기본이며 메모리 기능, 럼버 서포트, 쿠션 익스텐션 등이 버튼으로 편하게 조절해 탑승자가 누구든지 최적의 시트 포지션을 만들어 준다. 실제 운전하며 시트가 불편한 느낌은 없었다. 최근에는 시트의 기본적인 2가지 기능인 열선과 통풍 기능도 있어 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게 등과 엉덩이를 지켜줄 수 있으며, 마사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는데, 마사지 기능은 딱 잠이 오지 않고 정신이 유지될 정도의 강도와 속도로 작동한다. 물론 동반자석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졸음이 오지 않으니 조금은 불만일지도 모르겠다.

뒷좌석도 나름대로 럭셔리함을 보인다. 가운데 시트를 당기면 훌륭한 럭셔리 암레스트로 변신한다. 헤드레스트 뒷부분은 작은 음료수를 보관할 수 있는 컵홀더가 되며, 암레스트에는 작은 수납공간도 있다. 그리고 뒷좌석 전용 시트 열선 버튼과 USB 충전을 위한 포트와 12V 포트도 준비해 두었다.

볼보의 헤드레스트는 언제 봐도 신기하다. 보통은 막대기 2개가 보이고 그 위에 섬처럼 헤드레스트가 떠 있는데 볼보의 것은 마치 스포츠 버킷 시트처럼 헤드레스트 일체형으로 보인다. 멋지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빼꼼하게 올라온 바워스&윌킨스 프리미엄 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이 포스를 내뿜는다. 기계적 공진 상태를 완벽하게 유지하는 새로운 컨티뉴엄 콘을 탑재해 전좌석에 아주 풍부하고 생동감 넘치는 음질을 제공한다. 트리고 특이하게 인스크립션 트림에는 '재즈클럽 모드'와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추가한 덕분에 차 안에서 재즈를 들을 때 그 감동이 한 10배쯤 된다. 

실내에서 가장 럭셔리한 부분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기어 레버다. 스웨덴 명품 브랜드 오레포스(Orrefors®)의 크리스털이 만든 기어 레버는 낮에는 투명하고 밤에는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빛난다. 오레포스는 1726년 오라나스 호수 인근의 주물 공장에서 시작했고, 1898년 요한 에크만이 식기와 병을 제조하는 것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고전미를 갖춘 "스웨덴다운 우아함"을 표현한다. 스웨덴 왕실이 선정한 공식 유리 제품이자 노벨상 만찬 공식 유리 제품으로 사용될 만큼 인정받는 브랜드다. 

참고로 볼보와는 2009년 S60 콘셉트카에서 인연이 시작되었으며 볼보의 럭셔리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또 하나 볼보의 안전이 단순히 사람과 자동차에 머물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다. 바로 공기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지만, 황사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우리는 숨 쉬는 안전을 위협받는다.

볼보는 실내 공기의 안전도 타협하지 않는다. 안전한 공간을 위해 어드밴스드 공기청정기(ACC) 시스템을 탑재해 초미세먼지를 정화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하는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를 모든 트림에 기본 제공한다. PM 2.5 센서와 미립자 필터가 있어 실시간으로 실내 공기의 질을 확인할 수 있다. 적어도 차 안에서는 황사가 심한 날에도 마음껏 숨 쉴 수 있을 듯하다.

실내 공간에서는 작은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플로어 매트가 아주 고급스럽다.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워서 마치 양탄자가 깔려 있는 거실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동시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 젖은 신발로 차에 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아찔하다. 신발 말려주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플래그십 세단의 트렁크는 어떻게 생겼을까?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하면 트렁크가 축구장만큼 넓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한국차들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유럽의 플래그십 세단은 보통 트렁크 공간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한국차에 비해서. 

볼보 S90 T8 AWD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예전에는 하이브리드의 트렁크 공간은 일반적인 엔진을 장착한 모델과 달리 상당히 작았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된 덕분에 거의 비슷해지거나 거의 같은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트렁크를 여는 버튼은 트렁크 상단의 스포일러 아래 볼보 레터링이 있는 곳에 숨어 있다. 살짝 눌러주면 전동식으로 열린다. 닫을 때는 버튼을 누르면 우아하게 닫힌다. 트렁크 리드에는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안전삼각대가 있고, 그 위에 닫힘 버튼이 있다. 

트렁크에는 2개의 가방이 들어 있고, 생각보다 길게 뻗어 있는 공간에 놀란다.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좌우 폭은 그리 넓지 않지만 깊이는 상당하다. 골프백은 대각선이나 길게 넣으면 될 것 같다.

우선 가방에 무엇이 들어 있나 보니, 하나는 구급상자다. 위급 상황 시 과감하게 뜯고, 평상시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잘 묶여있다. 그리고 보스턴백처럼 생긴 가방은 고정을 위한 고리가 길게 밖으로 빠져나와 있는데 가정용 충전을 위한 케이블이 들어있다.

트렁크 바닥도 두꺼운 소재로 가득해 소음을 차단하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트렁크 바닥을 살짝 들어 올리면, 살짝 놀라는데, 트렁크 끝부분에 있는 것은 웬만하면 건드리지 말아야 할 듯한데 저렇게 보이도록 둔 것이 놀랍다. 그 앞에는 펑크 난 타이어를 수리할 수 있는 키트가 준비되어 있다. 타이어에 펑크가 나도 이 공간을 찾아 수리 키트를 꺼내는 것보다 보험사 긴급출동을 부르는 것이 빠르고 편리할지도 모르니 있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될 듯하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주행 능력은 차고 넘친다


볼보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빠르게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내연기관 포기를 선택한 브랜드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S90은 형태는 다르지만 하이브리드를 채용했다. B5 MMT 트림과 B5 INS 트림은 2.0리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더했고, 시승하는 T8 AWD INS 트림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채택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트윈 엔진이라 부르고 전륜은 2.0리터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결합한 가솔린 엔진에서 나오는 318PS의 출력으로 굴리며, 후륜은 87PS의 출력을 내는 모터로 굴려 시스템 합계 405PS의 출력을 자랑한다. 이 둘을 합쳐 AWD 구동이 가능해진다. 

S90은 시동 스위치(?), 레버(?)가 기어 레버 아래에 위치한다. 살짝 돌리는 느낌이 버튼을 누르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고 약간 아날로그 키를 돌리는듯한 느낌도 든다. 그 아래에는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하는 롤링 스위치로 원하는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5가지가 있는데, AWD 모드는 4륜 구동이 필요한 도로에서 사용하고, PURE 모드는 오직 배터리를 사용해 달리는 전기 모드로 도심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HYBRID 모드는 주행 습관과 도로 상황에 따라 엔진과 배터리를 최적으로 조합해 운영해 가장 좋은 연비와 성능을 사용할 수 있다. POWER 모드는 엔진이 가진 모든 힘을 활용할 수 있는 모드로 318PS의 출력을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의 성향에 맞춘 인디비주얼 모드가 있으며, 리어 에어 서스펜션을 더해 편안하고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서스펜션은 하드 한 편이지만 후륜의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을 언제나 최적으로 맞춰준다.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한 느낌으로 안정감을 주고 시내에서는 가볍다. 특히 방지턱을 넘어가거나 요철 구간에서도 특별히 불안한 움직임은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너에서도 기준 속도에 맞춘다면 작은 쏠림도 없이 코너를 탈출할 수 있으며, 약간 속도를 더하더라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차선 변경 시에도 정확하게 움직이고 제동 시에도 불편한 움직임은 없이 정확하게 원하는 만큼의 제동력을 꾸준히 보인다.

볼보는 달리는 동안은 물론이고 주차하는 순간까지 절대 놓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사고 예방을 위한 기능이다. S90에는 볼보의 첨단 인텔리세이프가 기본 탑재된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티 세이프티는 물론 파일럿 어시스트 II, 도로 이탈 완화 기능,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이 모두 들어 있다. 덕분에 안전에 대한 든든함은 그 어떤 자동차보다 더 크다.

운전 중에는 다양한 안전 기능이 지원해준다. 풀 컬러 대형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속도와 속도 표지판 인식을 통한 현재 주행 도로의 제한 속도 표시, 내비게이션 사용 시 내비게이션이 표시된다. 주행 중에는 특별히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볼 필요가 없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 때는(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아~주 많이 편하고 좋다) 터치스크린에 직접 한글을 입력해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입력창이 터치스크린 하단에 있어 글자를 쓰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다. 입력창이 터치스크린 중앙에 있었다면 더 멋지게 글자를 쓸 수 있었을 것 같다.

볼보의 블라인드 스폿 모니터링 기능은 타 브랜드보다 더 적극적이고 시각적으로 강렬하다. 사이드미러 끝 부분 전체에 경고 알람을 보여준다. 차량이 접근하면 점멸하면서 위험하다는 신호를 주고 사각지대에 완전히 다른 차량이 들어와 있을 때는 경고 알람이 계속 켜진다. 그러나 광각 미러에 익숙한 운전자에게 운전석 사이드미러는 상대적으로 사각지대가 크게 보일 수 있어 익숙해지기 전까지 블라인드 스폿 모니터링 기능이 큰 도움이 된다. 

주간은 물론 야간에 주차장에서 후진할 때 상당히 유용한 안전 기능이 있다. 처음 이 기능을 만나게 되면 깜짝 놀라게 되는데, 절대 놀랄 일이 아니다. 후진 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이나 자전거 등이 접근할 경우 S90은 자동으로 제동을 해 충돌 사고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예방해준다. 후방 카메라에서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속도보다 빠르게 기능을 활성화 해 멈춘다. 이 기능은 비가 오는 야외 주차장에서 특히 더 유용할 것 같다.

주차 시에도 안전을 위한 기능은 총동원된다. 후방카메라의 왜곡이 약간 있긴 하지만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360도 뷰에 주차라인을 보여줘 안전하게 주차를 도와주며 후진 시 자동으로 좌우 사이드 미러가 아래로 내려가 혹시 모를 휠의 긁힘을 막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후진 시 또는 주차장에서 나올 때 옆 차와의 간격을 빨간 선으로 알려줘 어두운 곳에서도 어려움 없이 주차하거나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대로 쓰려면?


볼보 S90 T8 AWD INS 트림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전기와 엔진 모두 가능한 한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에 따라서는 전기차처럼, 또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일반적인 자동차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효율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엔진 스타트&스톱 레버를 시계방향으로 살짝 돌리면 시스템이 켜지면서 달릴 준비를 한다. 기본적으로 배터리를 우선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엔진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출발은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 모드다. 평소 배터리 용량에 따라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달라지는데, 일상적인 상황에서 야간에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았다면 출발 후 1분 이내에 엔진을 사용하며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된다.

PURE 모드는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로 주행하는 모드로, 게이지에 배터리를 의미하는 번개 아이콘이 보이며 주행할 때마다 배터리가 사용되면서 가득 차 있던 게이지가 줄어든다. 번개 아이콘이 'READY'까지 내려오면 엔진에 시동이 걸린다.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의 경우 가솔린 엔진이 활성화되는 물방울 아이콘이 더해진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READY' 아래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배터리를 사용하며 배터리 한계를 넘어가면 즉시 엔진을 사용하게 된다. 이때 엔진 시동으로 인한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다. 

다만,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사용할 때 후륜에서 올라오는 모터의 고음은 예민한 사람의 경우 귀에 거슬릴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가속을 할 때는 부드럽게 하는 것이 엔진이나 모터의 개입을 최적화하고, 엔진과 모터에서 발생하는 사운드를 최대한 억제해 조용하게 주행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강력한 엔진의 성능을 사용하는 POWER 모드를 선택하면 일반적인 엔진회전계가 표시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은 모든 힘을 다해 2톤이 넘는 S90을 앞으로 밀어낸다.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일상적인 주행 시 사용하는 30km/h - 50km/h, 50km/h - 80km/h의 가속도 훌륭하지만 POWER 모드에서는 독일차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이상의 짜릿함과 스포티한 주행 느낌을 받는다. 고속도로에서 80km/h - 110km/h의 가속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어떤 상황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달려 나갈 수 있다. 

시승 기간 중 특별히 연비는 신경 쓰지 않고 주행했다. 복합연비는 11.2km/l지만 실제 하이브리드 모드와 PURE 모드를 적절히 사용하면 공인연비 이상 나온다. 센터 스크린을 통해 실제 주행 시 엔진과 모터의 개입 정도와 구간별 연비를 확인할 수 있으니 조금 더 신경 쓰면 훌륭한 연비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무난하게 복합 연비 이상의 연비를 내기 때문에 특별한 연비 운전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충전소에서 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 시승 기간 중 가장 기대했지만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바로 전기차 충전소에 들러야 하는 순간이었다. 고속도로나 전기차를 대량 충전할 수 있는 호텔이나 마트의 충전 공간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시내 곳곳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는 아직까지 모든 종류의 전기차 충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전에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S90은 운전석 쪽 펜더에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는 소켓이 있다. 총 5군데의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보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충전에 실패했다. 네이버 지도를 기준으로 충전소를 찾아보고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는데 충전소 자체가 사라져 있었다. 2번째도 충전소가 없어졌다. 다시 검색해 환승 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로 이동했는데 이곳에는 충전기는 있었지만 S90에 맞는 충전기가 없었다.

충전소를 찾은 기쁨에도 불구하고 충전 커넥터가 맞지 않아 충전을 못하는 상황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인근 주민센터 충전소를 찾았지만 주차장에 충전기 자체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검색해 주유소에 설치된 충전기를 향해 출발했다. 그러나 주유소에는 오직 1기의 충전기가 있었고 다른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었다. 직원에게 문의하니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니 다음에 충전하러 오라고 했다.

사용할 수 있는 충전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이후 시승에서는 최대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모드를 활용해 주행했다. 이번 시승을 통해 느낀 것은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의 충전 시설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아직도 충전 인프라가 가야 할 길이 더 남아있다는 것이 아쉬웠다.

물론 호텔, 백화점, 마트, 쇼핑몰, 대형 충전소 등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동네 곳곳에 위치한 충전 시설도 다양한 형태의 커넥터를 가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인프라가 구축되면 더 편하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만큼 저공해자동차 혜택도 받는다. 서울시 기준으로 공영주차장, 공항 주차장 할인,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가 면제되며, 각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혜택을 받게 된다. 주차요금이 비싼 도심에서는 상당히 쏠쏠한 혜택이 될 수 있다. 



2021년 판매 기록을 세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 T8 AWD IN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2021년 상반기 1,537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가장 치열한 E 세그먼트에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확장해나가는 데는 높은 상품성과 8,540만 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5년 또는 10만 km 무상 보증과 8년 또는 16만 km 고전압 배터리 보증기간(T8 PHVE기준)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스타일의 럭셔리는 분명 타 브랜드가 내세우는 럭셔리와는 다르다. 화려하고 강렬하게 뻗은 라인이 아닌 담백하고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것이 볼보가 생각하는 럭셔리라는 생각이다. 시승하는 동안 볼보의 탑승자에 대한 배려에 놀라기도 하고 안심하기도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탑승자를 향한 지원은 차에서 내리는 그 순간까지 멈추지 않았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시장은 더욱 커지고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아직은 조금 부족한 전기차 충전에 대한 불안과 엔진에 대한 믿음을 충족시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최고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볼보 S90 T8 AWD IN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일상에서 편안하게 또는 스포티하게 사용하더라도 볼보 브랜드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운전자의 의도에 맞춰 달릴 줄 아는 맞춤 정장 같은 세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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