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bizen Nov 25. 2017

인공지능과 챗봇 사이

챗봇 현황과 전망, 그리고 기업 생존 전략

이번에 공저로 저술한 'IT 트렌드 스페셜 리포트 2018'가 얼마전에 출간이 되었다. 7가지 주제에서 블록체인, 챗봇, IoT 챕터를 담당했는데 개인적으로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인 '한빛미디어'에서 출간 기념으로 컨퍼런스를 하자고 제안을 하였고, 11월 23일에 진행이 되었다. 패널토의와 세션 발표가 있었는데 오후 시간에 '챗봇(Chatbot)'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책에서 소개했던 챗봇에 대한 기본 개념과 사례, 그리고 도입시의 유의점 등으로 설명을 하려고 처음 장표를 만들었다. 다 작성하고 보니 책을 보면 될 내용을 굳이 다시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시장의 이야기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전망, 그리고 실질적인 고민들로 재구성을 했다. 방문하지 못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브런치에 세션 내용을 정리해 공개해 본다. 챗봇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없다면 이 포스팅보다는 도서를 정독하는 것을 권한다.




영국 드라마인 Black Mirror 시즌2에는 'Be right Back'이라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 에피소드에는 SNS 중독자인 애쉬와 웹디자이너인 마사가 부부로 나온다. 어느날, 애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고 혼자 남은 마사는 애쉬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들어 한다. 이때, 친구가 소개시켜준 소프트웨어를 알게 된다. 애쉬의 이름으로 온 메일과 전화, 애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입력하면 할 수록 그 데이터 값을 복사해 더 애쉬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이다. 




웹과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인터넷은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다. 포스트 모바일 시대에 대한 여러 예측이 있어왔음. 태블릿, IoT, 웨어러블 등이 주목을 받아왔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운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한국은 알파고 이벤트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으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게 뜨겁다. 지금과 같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Black Mirror의 이야기가 현실로 등장하는 것도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닐 듯 하다.




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등장한 새로운 플랫폼이나 기술 또는 패러다임은 정말 많다. 이러한 신규 기술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킬러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웹시대에는 검색이 킬러 서비스였다. 검색은 모든 웹 페이지에 시작이었고 사용 행태를 장악했다. 구글과 네이버라는 거대 기업을 만들어낸 것도 검색 서비스이다. 모바일 시대에는 메신저와 SNS가 킬러 서비스였다.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걸 일반화 시켰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의 킬러 서비스는 무엇일까? 떠오르는게 있는가? 적어도 ‘바둑’은 아닐테고…




새로운 플랫폼이나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곧바로 킬러서비스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사용자나 공급자 모두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한번 떠 올려보자. 아이폰 2G가 처음 팔렸을 때가 2007년 6월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4년이 걸려서 천만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텐서플로우가 공개되고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건 2015년 11월이다. 2년이 지난 셈인데 아직까지 킬러서비스는 등장하지 못했다. 그러면 아직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자는 기술의 발전이 빠르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좀 더 짧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르다.




기존 플랫폼에서는 기술적인 환경과 트렌드를 통해 아이디어 기반으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음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정비해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단순하게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모바일앱을 만들던 시대와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킬러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시장이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현실에 맞는 하이브리드한 서비스가 등장하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챗봇도 이러한 현상에서 탄생한 서비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즉, 메신저가 킬러서비스였던 모바일 시대에서 인공지능 시대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맞는 서비스라는 의미이다.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명확하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UI나 UX를 익힐 필요가 없다. 브라우저를 기동해야 하는 웹이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설치를 해야 하는 앱과 달리 이미 설치되어 있는 메신저를 이용하면 되는 경우가 많아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 인공지능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해진 탓도 있다.




고객 응대에 챗봇을 적용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고 가장 많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2017년 1월 ‘마이스타벅스 바리스타(My Starbucks Barista)’라는 챗봇을 발표했다. 스타벅스앱을 통해 원하는 음료를 말하면(음성도 지원한다)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이다.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는 사이렌 오더와 달리 고객의 주문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주문이 가능하다는게 특징이다.


앞에서 고객 응대가 가장 기초적인 단계라고 한 이유는 Q&A 룰을 만들어내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를 활용해서 응대를 하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응대가 가능해진다. 기술이 발전하고 학습데이터가 많아진다면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으니 가장 효율적인 분야이다.




11번가는 판매자(셀러)와 소비자 간 1:1 메신저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1:1 톡'을 운영하다가 2017년 3월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바로'를 런칭했다. 책을 출판한 이후인 11월에는 생필품과 식음료 상품에 최적화된 '마트챗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자상거래에서 제공하는 챗봇은 단순하게 기존 고객 응대를 메신저로 옮겨오는 수준이 아니다. 기존의 자판기식 상품 배열을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추천해주고 최저가를 찾아주는 등의 큐레이션을 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톡집사’는 개인 맞춤형 상품을 판매하는데 상품문의, 상품추천은 물론이고, '깎아줘' 기능을 이용하면 포털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상품 최저가도 손쉽게 볼 수 있다. 롯데닷컴의 '스타일 추천'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의류 상품의 이미지를 분석해 유사한 색상 및 패턴을 가진 상품을 찾아준다.




2016년 2월, 쿼츠(Quartz)가 대화형 뉴스앱을 공개하면서 미디어 분야에서 챗봇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쿼츠는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 편집국장을 지낸 케빈 덜레이니가 2012년에 설립한 매체로 소셜미디어와의 연동을 잘 구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동안 앱을 만들지 않겠다던 쿼츠가 챗봇을 활용한 뉴스앱을 선보인 것이다. 해당앱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뉴스를 소비하게끔 유도한다. 뉴스의 일부분이나 움직이는 이미지를 노출시키면서 전체 기사를 볼 것인지 물어보거나 퀴즈를 내기도 한다. TV나 라디오 방송사들은 투표, 의견, 사연 등을 제공받는 챗봇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나 챗봇에 대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우리 회사에 챗봇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없다. 막상 도입을 하려면 해야 할 일도 너무 많고 솔루션은 많으나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반드시 하라’고 권하고 싶다. 


첫번째 이유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기존의 데이터를 KMS형태로 재정비하는 것은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반드시 거쳐가야 할 관문이기 때문이다. 챗봇을 도입하면서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정제하고 시스템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미래를 준비하는데 무척 중요하다. 둘째는 새로운 디지털 접점에서 고객의 반응을 수집하고 경험을 할 수 가 있기 때문다. 예전에는 구어체와 문어체가 있다면 요즘은 채팅체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접점과는 다른 고객 경험을 얻어낼 수가 있다. 세번째는 기존의 터치 포인트와 결합하여 상호 시너지를 내면서 비용을 절약하거나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챗봇은 제공하는 목적과 수준에 따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에 큰 차이가 있다. 큰 욕심을 내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게 미래를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챗봇을 구분하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술적인 구성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을 한다. 현재 나와 있는 챗봇 솔루션은 모두 다 '규칙 기반 챗봇'과 '자연어 학습 기반 챗봇'의 중간 정도에 있다. 모두들 유의어 사전이나 엔티티, 시나리오 등과 같은 작업을 해주어야 챗봇이 동작을 한다. 자세한 설명은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기술적인 요소는 크게 그림과 같다. 메시지 플랫폼을 통해 자연어를 이해하고 대화를 관리하며 KMS를 통해 자연어를 생성하고 메시지 플랫폼으로 발화하는 구조이다. 시나리오 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툴링(Tooling)'을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고객 센터에 녹음되어 있는 음성 파일을 KMS로 옮기기 위해서는 STT 솔루션도 반드시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핵심이 되는건 NLU라고 부르는 자연어 이해 부분이다.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이 빠르긴 하지만 NLU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성능이 부족하다. 업계에서는 자연어 인식률이 90% 이상이 되어야 서비스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현재 영어의 경우는 93% 정도이지만 한국어는 70% 수준으로 보는게 정설이다. 국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외국 기업들은 영어에는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성능은 부족하다. 책에는 대표적인 기업들 몇군데를 소개해 두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제대로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하는 NLU라면 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부분은 NLG이다. 기업을 대표하는 채널이 되기 때문에 원치 않는 말이나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할까봐 걱정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6년 3월에 탄생한 테이는 미국의 18~24세를 겨냥해 만들어진 머신러닝 기반의 챗봇이다. 그러나 테이는 “나는 유대인이 싫다. 히틀러가 옳았다” 등 성·인종차별을 비롯해 극우주의적 발언을 트위터를 통해 쏟아냈고 결국 16시간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결론적으로 테이의 사례는 극단적인 경우이다.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처럼 현재 챗봇 솔루션은 모두 시나리오 기반이기 때문에 엉뚱한 대화를 종종 할지언정 시나리오에 없는 답변을 하지는 않는다. 




현재 나와있는 챗봇 엔진의 한계는 시나리오를 벗어난 질문을 할 때, 답변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 기획력과 UX의 묘미를 발휘하여 질문을 제한하는게 추세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에바는 챗봇이 뜨기 전부터 존재하던 오래된 챗봇이다. 에바는 아예 질문지를 카테고리를 해놓아 사용자들이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확률을 줄여 놓았다. 대화창에 다른 문장을 써놓으면 본인이 이해한게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시나리오를 이어나간다. 핀크의 핀고는 목적어나 동사에서 출발하여 선택지 기반으로 문장을 만들어가는 UX를 제공한다. 실제로 한번 써보면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질문을 해 나갈 수 있다.




도입여부를 결정하고 기술적인 한계를 이해했다면 도입 전에 선결해야 할 몇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비용 절감인지, 편리한 고객 응대인지, 마케팅인지, 새로운 채널을 확보에 매출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토론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때로는 취사선택을 해야 한다. 


목적이 단순할 수록 적합한 솔루션을 찾는건 쉽다. 목적이 복잡하다면 솔루션 하나로 해결이 불가능해진다. 여러개의 솔루션을 접목해서 고객의 의중을 파악해 분기를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 관리'가 중요해진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아예 Context Management System이나 Narrative API등과 같은 별도의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기업들도 있다. 물론,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비용은 높아진다.




챗봇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업무가 디지털화가 잘 되어있는지 전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 사업지식(Business Domain Knowledge)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잘 정리하는게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된다. 음성 통화로 진행된 고객 응대, 이메일 문의 사항, 소셜 미디어의 댓글 등을 잘 모으고 정제(Clean)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챗봇을 제공할 수 있게끔 기업 내부의 정책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 챗봇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챗봇 안에서 완결형 서비스를 기대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단순 게이트웨이로 챗봇을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을 이용해 챗봇을 제공하는 쇼핑몰이 있다고 하자. 이 쇼핑몰은 다른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로그인을 해야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사용자가 챗봇을 통해 상품에 대한 질문을 하고 나서 구매를 하려고 하자 모바일웹의 링크를 알려준다. 선택을 했더니 브라우저가 구동되면서 로그인을 요구하거나 계정 생성을 안내해준다면 매우 불편할 것이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정책이다.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인공지능이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서비스 성격에 따라 약간은 어색하더라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 반드시 명확하게 이해하고 반응해야 할 경우가 있다. 상품을 구매한다거나 은행에서 계좌 이체를 하는 경우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일차적인 대응을 하다가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서는 사람이 개입(Hand-Off)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챗봇 ‘M’이 이렇게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공된다. 대화가 특정 조건에 들어서면 페이스북 지원이 개입하여 대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에 대한 설계와 가이드를 먼저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챗봇을 통해 어떠한 질문을 할까?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 어렵지 않은 질문이다. 이것은 현재 챗봇의 한계를 이해하는 고객들이 쉬운 질문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UI/UX를 통해 질문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현재 챗봇기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미래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끔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킬러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챗봇 서비스는 계속되어 발전해가고 변화를 만들어가고 새로운 시도를 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챗봇 솔루션은 당연히 될 거라고 예상는 기능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2018년에는 이러한 당연한 기능들이 하나둘씩 기술적인 완성도를 갖추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것들만 몇가지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일부 솔루션들이 지원하는 내부 시스템과의 API 연동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점점 더 상세한 개인화 서비스가 만들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주문한 것 취소할게요’라는 단어를 입력했다고 하자. 이러한 고객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내 시스템과 연동되어야 하는데 시나리오 기반 챗봇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시간이 다소 걸리긴 하겠지만 이러한 기능들이 조만간 지원되고 개인화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단순한 내부 시스템에 한정되지 않는다.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서 추천이나 맥락을 인식하는 기술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IBM 왓슨은 Personality Insights라는 API가 있다. 트위터 계정을 입력하면 사용자의 성향을 분석해서 보다 개인화된 응대를 해준다. 현재는 트위터만 지원하지만 다양한 SNS로 확대 지원할 것이며 이러한 기능들을 다른 챗봇 솔루션들이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챗봇들은 전부 Pull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는 위에서 설명했던 NLG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인 탓도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메신저 플랫폼의 정책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챗봇이 페이스북 메신저나 카카오톡과 같은 MIM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 사업자들은 스팸 메시지가 많아질까봐 기계(즉 Bot)이 만들어내는 메시지는 Push 형태를 정책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에 Pull 기반으로 제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018년에는 챗봇 솔루션들이 발전하면서 기존 앱 안에 메신저 플랫폼이 내장되고 챗봇과 연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앱들은 메신저 정책과 무관해지기 때문에 NLG의 시나리오가 다양해지면서 Push형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챗봇은 1:1 의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SMS에서 카카오톡으로 진화된 것과 같이 메신저 서비스는 항상 1:1에서 다수로 진화하게 마련이다. 챗봇도 점점 발전하여 하나의 방에 다수의 사용자가 참여하는 공간에서 대화를 이끌어가거나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약적인 상상을 하자면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채팅을 통해서 회의를 하고 나면 챗봇이 참여하여 회의록을 적거나 이후 다음번 회의 스케줄을 등록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는 기술의 본질과 무관하게 서비스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만들어 낸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지부진하던 AR이 포켓몬이 입혀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만들어 낸 것처럼 말이다. 네베게이션이나 모닝콜 등의 목소리에 연예인 캐릭터가 입혀지면서 입소문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혹시 시크릿가든의 열풍이 생각나는가? 트위터에 각 캐릭터들의 패러디 계정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만들어 냈다. 이와 같이 지금에는 대화를 이어가기에도 버거워보이는 챗봇에 캐릭터가 입혀질 가능성이 높다. 포켓몬이나 애니메이션, 연예인 등과 같은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전문 분야가 명확해지는 캐릭터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인터넷 사업이 대부분 그렇지만 챗봇 비즈니스는 더욱더 승자독식 시장이 될 확률이 높다. 너무도 당연히 메신저 사업자들은 자체 챗봇 빌더를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앞으로 별도의 챗봇 솔루션을 구매하거나 써드파티 챗봇 빌더를 메신저 플랫폼과 연결할 필요가 없다. 시나리오를 세팅하고 학습 데이터만 넣어주면 알아서 챗봇이 구현되게 된다. 메신저 플랫폼은 더욱 견고해지고 초기 시장을 리드했던 스타트업들은 갈 곳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전망 앞에 기업의 기획자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앞서서 챗봇은 인공지능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설명했고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도입을 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주도권을 모두 메신저 플랫폼이 가져간다면 지금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의 생존 가능성인 존재하는 것일까? 


지금에야 불편하더라도 여전히 앱을 설치하거나 웹 브라우저를 통해 여기저기를 서핑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여 스마트한 에이전트가 있다고 하면 에이전트를 옮겨가며 정보를 찾아다니겠는가? 에이전트를 로봇으로 대입을 해본다면 쇼핑하는 로봇, 신문 읽어주는 로봇, 일정 관리해주는 로봇이 따로따로 있을까? 앱간 스위칭에 대한 비용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소개했던 Black Mirror의 에피소드로 잠시 돌아가보자. 마사는 소개받은 서비스에 애쉬의 데이터를 입력시키고 초기에는 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예상보다 훨씬 진짜(Real)같은 반응에 놀라며 데이터를 추가로 입력하면서 좀 더 실시간성을 가지는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눈다. 


메신저는 다시 음성 전화로 바뀌고, 이후에는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하는 로봇과 만나게 된다. 인공지능의 킬러 서비스가 무엇일런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물리적인 형태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대부분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Black Mirror의 에피소드처럼 채널의 포맷은 바뀌지만 근간이 되는 데이터의 구조나 기술은 챗봇과 매우 유사할 형태가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설명한 챗봇 구축의 기본적인 요소이다.




사용자와 접점을 이루는 채널을 메신저에서 IoT로 바꾸고 STT와 TTS 기술을 접목해보도록 하자. 비약이 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골격은 스마트 스피커로 변화가 된다. 특정 부분만 다른 기술로 대체하거나 추가가 되면 스마트 스피커는 인간과 유사한 로봇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올 때마다 국내의 기업들은 모두가 가장 앞 자리에 앉고 싶어한다. 모두가 플랫폼과 생태계를 외치며 스스로를 갈라파고스에 밀어 넣는다. 특히, 빅데이터의 열풍에 아직 머물고 있는 기업들이나 일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그리고 개발자들은 데이터 만능주의의 환상에 빠져있다. 5~6년전이라면 데이터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을런지 모르겠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해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자체가 자산과 경쟁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데이터가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기본인 세상이고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용자들이 어떤 물품을 구매하고 얼마나 자주 재구매를 하는지 분석을 하고 있는 유통기업이 있다고 치자.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자사 서비스의 CRM에 활용해서 마케팅 쿠폰 던져주는 것 말고 제대로 하는 기업이 없다. 


또한, 그렇게 이해한 고객에 대한 정보가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것보다 다르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예전에는 '각 채널마다 고객의 행태가 다르다'라는 가설에서 자사 데이터의 가치를 주장했지만 정말로 '주장'이나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고객들은 오프라인의 생활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꼬박꼬박 온라인 공간으로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바로 옆에 있는 일본 시장의 분위기를 잠깐 살펴 보자. 일본의 기업들은 모두가 앞자리에 앉고 싶어하지 않는다. 변화를 받아드리면서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한다. 일본에도 스마트 스피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의 자회사,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 후지쯔와 일본 대형 제조사, 통신사업자들의 제품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핵심이 되는 AI영역을 자체 개발하지 않는다. 아마존사의 Amazon Alexa, 혹은 구글의 'Google Assistant'를 채용하였다. 그 이유를 Korta에서 분석해서 정리했는데 내용은 위의 내용과 같다. 국내에서도 LG전자가 씽큐 허브’라는 스마트스피커에 자체 AI 플랫폼이 아닌 네이버의 클로바를 채택했는데 모두가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사례들이다.




모두가 플랫폼 사업자가 될 필요는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두가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가 없다". 지혜롭게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면서 데이터를 정비하고 비즈니스 로직을 재설계하면서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테면 Alexa Skill과 같은 형태로 개발을 하라는 뜻이다. 



다시 한번 '챗봇 구축의 기본 요소’를 살펴보자. 이 중에서 집중하거나 내재화해야 할 요소는 무엇이고 생존을 위해 개발할 것은 무엇일까? 대화관리는 Open API로 어떤 플랫폼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KMS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의 집합체로 멈추지 않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챗봇을 도입하거나 개발해야 하는 기업의 기획자라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며 준비를 해 나가기 바란다.




강의 때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서 정리를 해보았다. 챗봇에 대한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에 근무하는 기획자나 전략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기본적인 내용이나 다른 주제가 궁금하다면 도서 구입을 권한다. 참고 삼아 Yes24의 링크를 남기며 포스팅을 마친다. http://www.yes24.com/24/goods/55265482

작가의 이전글 온라인 커머스와 PB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