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한 통을 반으로 쪼개 함께 만들어 먹었던 수박화채…
기독교인들이 개독교인이라고 욕을 먹은 지 꽤 오래됐고 모임에서 기독교인임을 밝힌다는 게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내가 살아온 인생의 역사에는 항상 교회가 있다.
물론 나 또한 교회 안에서 안 좋은 사건들을 경험한 적도 있었고 별난 사람들을 만나 고생한 적도 있다.(그렇게 따진다면 내가 그들에게 별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지.)
조부모님 때부터 기독교를 믿는 가정에서 태어나 모태신앙으로 자라왔기에 나에게 교회라는 울타리는 너무나 익숙하기도 했고 성장하면서 시기마다 필요한 감정적 필요와 물질적 필요를 채워왔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매년 여름 교회의 큰 행사였던 여름성경학교에서 만들었던 추억은 내 가슴에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있다.
언제나 바빴던 부모님과 여유롭지 않은 가정 여건으로 친척집을 방문해서 며칠 묵었던 일정을 제외하면 여행이라는 걸 가본 적이 없다.
더운 여름, 몇 달 전부터 기다렸던 여름성경학교에서는 신나는 물놀이와 재미있는 레크리에이션으로 하루하루 시간 가는 게 아까웠다.
집사님과 권사님들이 준비해 주신 맛있는 식사와 쟁반 가득했던 옥수수, 수박 한 통을 반으로 쪼개 함께 만들어 먹었던 수박화채…
지금도 여행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추억은 여름성경학교에서의 기억이 많다.
오늘 3부 예배 광고 시간에 차세대 여름성경학교를 마무리하는 영상이 나왔다.
제일 어린 영유아부부터 시작된 여름성경학교의 영상이 유치부, 초등부, 중 고등부, 청년부로 마무리하며 끝이 났다.
아이들은 여름성경학교에서 돌아온 날부터 며칠 동안 여름성경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댔다.
특히 올해 초등부에는 청년부 교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2박 3일의 여름성경학교가 예년에 비해 더 활동적인 프로그램들이 많았을 테고 오래간만에 외부로 나간 교회 활동이라 아이들의 기쁨이 더 컸던 것 같다.
차세대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과 웃음소리를 들으니 얼마나 즐거웠을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초등부 교사로 봉사하고 계신 집사님이 이번 여름성경학교는 너무 재미있었지만 그만큼 힘들어서 밤마다 교사들이 모여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잠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영상을 보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청년부까지의 여름성경학교의 나의 추억들이 오버랩되어 스쳐 지나갔다.
내 안에 이런 따뜻한 추억들이 쌓여 있기에, 교회의 좋은 어른들이 아낌없이 주었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나도 아래 세대에게 흔쾌히 나눠줄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작고 큰 문제에도, 사회면에 나오는 기독교에 관한 비판 속에도, 힘들고 고된 삶의 역경 속에서도 내가 누렸던 사랑과 관심들이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힘이 되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쌓아온 추억들이 나를 봉사하게 하는 힘이 되어줬다.
우리 아이들도 좋은 어른들과 좋은 선배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따뜻한 추억들을 쌓아 흔쾌히 나눠주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살아내는 청년으로 성장하게 되길, 그렇게 살아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