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서두르지 않는다

오십 해나 남았다

by 몬순


나는 늘 마음이 조급했다.

글이 쓰고 싶다고 만지작 거린 게 벌써 팔, 구 년 째인데 여태 제대로 된 글을 마무리 지은게 없으니…

아웃풋은 언제 내냐며 닦달하는 남편의 괄시도, 아직 쓰고는 있냐고 묻는 무심함도 이해할 만했다.

예술을 함에 있어 제약은 불가피한 요소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나의 오래된 제약인 ‘시간’은 예술 자체를 불가하게 만들었다.

육아와 생계로 꽉 찬 하루에 글 쓸 시간을 쑤셔 넣겠다는 것은

콧구멍에 수박을 쑤셔 넣겠다는 욕심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오늘 마주한 아흔 살 유재순 작가님의 기사는

내게 조급해하지 마라고 말한다.

아흔에도 할 수 있는데,

너는 아직 오십 해나 남지 않았냐고…


그녀의 말은, 자연 가우디를 떠오르게 한다.


자신이 살아 있는 시간 동안 완공이 어려운 스케일로 성가족 대성당을 설계한 가우디.

‘신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감히 내가 범접하기 힘든 경지의 말이었는데…

여느 할머니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아이패드 펜을 들고 웃고 있는 유재순 작가님의 모습을 보니

진짜 용기가 생긴다.


글이야 되는 대로 쓰겠습니다.

앞으로 오십 해나 남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