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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K Culture

한국의 전통, 클래식을 만나다.

클래식 악기로 연주하는 한국의 전통문화 K- Classic 콰르텟

by 조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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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강남 유일의 한옥 건축물인 못골한옥어린이집에서 흥미로운 행사를 하나 진행했습니다. 바로 서양의 클래식 악기를 통해 한국의 전통을 표현하는 연주회를 진행한 것이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출신으로 화려한 기교, 끊임없는 변화의 시도와 열정으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는 아르띠에 앙상블과 강남구립 못골한옥도서관이 주최와 주관을 맡았으며 그리고 서울특별시와 서울 문화재단이 후원하고, 제가 대표로 있는 (주)모던한이 기획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가 담긴 'K-클래식 콰르텟을 위한 풍류 화첩'이라는 테마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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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화가의 작품을 클래식 악기로 표현하다


전통의 모습은 조선시대 당대 최고 화가들의 작품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신사임당의 초중도첩, 김홍도의 풍속도첩, 그리고 정선의 해악전신첩이 그 주인공입니다. 겉모습은 서양악기였지만 정신만큼은 전통 그 자체를 보여준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꾸며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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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사임당의 초중도첩 중 나비와 들쥐 그리고 수박, 김홍도의 대장간, 겸재 정선의 금강산 등


신사임당의 초중도첩에서는 수박과 들쥐, 나비가 등장하는 만큼 둥글둥글한 수박과 신비롭게 뻗은 타원형의 줄기가 생동감과 리듬감으로 표현했으며, 나비들은 수박 주위를 돌고 다시 날아오기를 반복하는 테마를 넣어 연주가 진행되었습니다.


13.JPG 아르띠에 앙상블


표현된 내용의 일부만 발췌하자면


둥글둥글한 수박과 신비롭게 뻗은 타원형의 줄기가 생동감과 리듬감을 준다. 그 옆에 패랭이 꽃은 혼자 보고 있기가 아쉬운 듯 리듬에 맞춰 하늘거리며 친구들을 초대한다. 이윽고 나비와 쥐들이 찾아온다.
나비들은 수박 주위를 날며 리듬에 맞춰 아름다운 음악을 더해주고, 멀리멀리 날아갔다가 다시 날아오기를 반복한다. 이미 수박의 맛에 흠뻑 취해버린 쥐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곧 신명 나게 춤이라도 출 기세다.
<신사임당의 풍류화첩 부분>
두들기고, 갈고, 녹이고 굳히는 각종 철의 소리를 담고 동시에 일꾼들의 움직임을 표현하였다. 뜨거운 대장간 속에서 집중된 의식은 숨을 죽이게 하지만 시끄러운 소리와 큰 움직임들이 느낌을 준다.
<K- Classic 콰르텟을 위한 단원 김홍도의 대장간 부분>
초가집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두 선비를 나타낸 그림이다. 두 사람의 기대에 한 마음은 강물이 흐르는 소리와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로 소박하게 표현했다.
<K- Classic 콰르텟을 위한 겸재 정선의 정자연 부분>



김홍도의 풍속도첩에서는 대장간이 등장하는 만큼 뚝딱거리는 대장간의 표현을 바이올린과 첼로의 현을 튕기는 소리를 통해 묘사하기도 했죠.


화룡정점은 마지막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 부분. 정자연, 삼부연, 문암관 일출, 금강산을 배경으로 이러한 여정을 가는 모습을 라이브 드로잉 김묵원 작가가 연주에 맞춰 라이브로 그려냈답니다.


화백.jpg 김묵원 작가님의 멋진 라이브 드로잉


동양과 서양의 문화는 동전의 양면

저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는 별개가 아닌 늘 함께 공존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것은 서양의 클래식 음악과 우리 전통이 멋지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죠.


어떻게 행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을까요? 지역 주민들 대상으로 한 아주 작고 소박한 행사였지만 적어도 끝나고 나니 한국의 전통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 뿌듯함이 하늘을 찌르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노란 한복은 덤이었고요.


함께 기획해 주신 관계자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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