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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Sep 02. 2020

새로운 시작  

  9월 2일, 바로 오늘부터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nicetomeetme.kr)를 통해, 스무 명의 도전자와 함께 아침 리추얼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리추얼 메이커'로, 저의 아침 리추얼을 소개하고,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시작을 즐기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리추얼은 ‘의식’입니다. 제게도 갈고닦으며 만들어 가는 저만의 의식이 있습니다. 시작은 2017년 6월 11일입니다. 그때 제 일상에 아침 글쓰기를 밀어 넣으며 하루 일정을 조정하려 애를 쓴 노력들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매일매일 다이어리에 체크리스트로 기록하며 브이 표시를 그렸습니다.

  그 후로 100일쯤 지나, 요가를 끼워 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00일쯤 지나자 매일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걸 끼워 넣었고, 인스타그램 업데이트하는 태스크도 끼워 넣었습니다. 빠뜨리지 않으려고 엑셀 시트에 출력에 다이어리 사이에 끼워 넣고 매일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습관을 만들었던 분투가 다이어리에 남아 있습니다. 조금씩, 한 개씩 더 해가며 일상에 무리 없는 리추얼을 만들어 왔습니다.

  지금은 저만의 의식을 건너뛴 하루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난달 제주도 여행을 가던 날,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해 리추얼 없이 바로 집을 나선 일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하지 못 한 글쓰기와 운동을 하루 사이사이에 끼워 넣어 겨우 하긴 했지만, 온종일 머리를 풀어헤친 것처럼 헬레레했어요. 모든 것이 흐릿해 지저분한 안경을 쓰고 하루를 보낸 듯합니다.

  우리의 도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20분 동안 글을 쓰고, 20분 동안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20분은,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몸과 마음을 추슬러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는 것은 지구 중력을 거스르는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할까와 하지 말까의 내적 갈등을 이겨내고, 끝끝내 일어서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분들과 줌 미팅에서, 굳은 의지로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하자고,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해 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재미있어야 또 하게 되지 않던가요. ‘해야만 해!’라고 생각할 때와 ‘궁금한데,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 때의 결과도 비교해 보시라고요.

  화면으로 보이는 스무 분은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고, 하시는 일도 각양각색입니다. 마치 다양한 종이 어우러진 건강한 숲처럼요. 우린, 나만의 의식을 찾아 일상을 나를 단단하게 챙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뭉쳤습니다.

  조승연 작가의 <리얼하다> 속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이 책은 뉴욕에서 유학생활을 한 작가의 뉴욕 라이프 에세이입니다. 내심 부러웠던 건, 부유한 백인 은퇴자, 할렘의 흑인 노동자, 아시아계 대학생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친구가 되어, 스스럼없이 지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공통의 주제로 친구가 되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일상을 함께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열기구를 탄 것처럼 기분이 붕붕 떠오릅니다.
 
  오늘 첫날 스타트. 스무 분 모두, 살짝 설레는 마음을 안고, - 보이진 않지만 아마도- 발그스레한 얼굴로 인증숏을 올렸습니다. 혼자 하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함께 성장할 때 기쁨은 제곱으로 커집니다.

  이미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자기와의 새로운 여행을 선택했고, 한 달 정도는 재미있게 해 내실 거라 저는 믿습니다. 코치는 할 수 있을 거라 믿는 사람입니다.  

  이 새로운 시작이 제게도 자극이 된 모양입니다. 6시간 정도 자는 편인데, 오늘은 4시간 30분만 자고 일어났어요. 오 마이갓. 이건 잘한 게 아닙니다. 평소의 리듬이 깨지면 생산성이 낮아지거든요. 그래서 달리는데 몸이 바위 같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렇지만, 새로운 시작이 주는 설렘을 한껏 즐기기로 했습니다. 처음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안내] 신청은 하지 않으셨더라도 함께 하고픈 분들을 위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입니다.

매일 아침의 글쓰기를 스트리밍으로 올릴 예정이에요.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Wmr5KxFOLAeUczk3Gb977qkDhDxa7nKr

http://linktr.ee/jaekyung.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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