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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차 Apr 05. 2024

PM에게 가장 필요한 것? #1. 용기

#1. 힘들다고 해도 돼

[경고] 이 글은 개인의 성향이 몹시 반영돼있어, 공감이 어려운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PM일은 "총괄"이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전 영역에 인볼브되어 있다. 마치 뗄레야 뗄수 없는 연결고리가 PM을 중심에 두고 얽히고 섥혀있는 것 같다. 이 막중한 책임의 무게를 홀로 오롯이 떠안으려고 마음먹으면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완벽주의 / 책임감 강함 / 남한테 아쉬운 소리 못함 / 여린 마음으로 살아온 나에게는 처음에 이 역할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사실 부담을 뛰어넘어 공포일 때도 있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항상 있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한달, 두달이 지나고 여러 상황으로 프로젝트가 연기되는 등 많은 변동들이 생기면서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사항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많은 질문을 하기도 하고, 순수하게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PM에게 바라는 여러가지 사항을 건의하기도 했고, 뒤에서 어떤 말들을(안좋은)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기도 했다. 


살면서 듣기싫은 소리 듣는 것을 죽도록 싫어했던 나는 처음에는 고군분투했다

욕먹지 않으려고 기획서를 거의 시간 또는 분단위로 업데이트하기도 하고, 빠진 정책이 없는지 기획서 퇴고를 몇번을 했는지 모른다. 개발 간에 협의가 잘 안되는 것 같으면 항상 회의를 소집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주려했고, 개발에서 병목으로 여기는 풀리지 않는 정보보호 이슈를 해결하려고 상위 의사결정을 받아가며 빠른 문제해결을 위해 뛰어다녔다.

 

그런데 나도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관습대로 모든 걸 완벽하고 책임감있게 해내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이러다 내가 죽겠다싶은 순간에 다달았다.

  나도 지쳐있었다. 초반에 '아름답고 완벽하게 이 프로젝트를 끝내겠어.' 라는 마음가짐은 '이제 생존이다.' '내가 살아야한다.'라는 마음을 가지는 극한의 상황에까지 달했다. 물리적으로 많은 근무시간으로 심신이 고단해져있는 것도 한 몫 했다. 그런데 이 터닝포인트는 지금 돌이켜보면 나에게는 꼭 필요한 단계였다. 그 "생존"의 마음이 먹어지는 순간 배째라 정신이 탑재됐다.


내가 할 수 없는 건 같이 고민하자고 했고, 내가 잘 모르겠는건 봐달라고 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했고, 많은 PM들은 이미 이렇게 하고있을지도 모른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많은 걸 위임하기로 한 순간부터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당연하다는듯이 "이건 제가 해결할게요"라는 방식으로 끝없이 초시계가 째깍되는 공포의 방에 나를 가두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나는 이걸 내 인격적 성숙이라고 말하곤한다. 십여년 넘게 직장생활 하는동안, 또는 40여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내가 갖추지 못했던 "나도 힘들어요" "될대로 돼라" 정신은 나에게 어떤 면에서는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PM으로 오래 일하려면, 프레셔있는 상황에서 프로젝트 참여자들과 진정한 협업을 할 수 있어야하고, 도와달라고, 힘들다고 할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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